저는 스물일곱 직장인 남자입니다.
일을 하다 또 그 아이 생각이 나서 글을 적어봤습니다.
글이 꽤 길테지만 읽고 댓글로 조언을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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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전의 일입니다.
그때는 열일곱이던 그 아이, 우연히 그 아이를 알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관심이었어요. 그 아이 꽤나 당돌했거든요. 말도, 행동도.
먼저 다가간것도 저고 먼저 좋아한것도 접니다.
제가 연락처를 물어본 뒤 연락을 계속 이어나갔는데, 이 아이 생각보다 여리고 섬세하더라구요.
책읽는걸 즐겨해서 그런지 말에도 깊이가 있었구요.
한마디 한마디에 밑천이 드러나는 다른 여자들과 달라서, 더욱 끌렸습니다.
그렇게 연락을 이어나가던 중, 어느순간 이 아이가 점점 제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연락하기 전부터 저를 쭉 좋아하고 있었답니다.
처음엔 물론 기뻤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하는것 만큼 설레는 일이 있을까요.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 아이는 아직 어리고, 해 볼 일들이, 하고싶은 일들이 많을겁니다.
큰 시험인 수능도 앞두고있고 말이죠.
저는 이제 나이가 들었고, 슬슬 결혼도 생각할 시기죠. 주변사람들의 압박도 있구요.
그래서 힘들다고 느꼈습니다. 저희 둘의 관계가.
밀어냈습니다. 그 아일.
만나도 데면데면하게 대하고 연락도 하지않았습니다.
그래도 아이는 매번 천진하게 웃으며 제게 인사하고 계속 자신의 마음을 전해옵니다.
거짓말을 했습니다.
만나는 사람이 있다고,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고.
'알겠어요, 미안해요. 그동안 너무 부담스러웠죠?ㅎㅎㅎㅎ내가 눈치가 없었다! 오빠 미안해요!!!'
그 아이의 답장이었습니다.
그렇게 그 아이는 정말 연락하지 않았고, 눈에 보이는 횟수가 줄어들때 즈음, 회사에 택배 하나가 도착했습니다.
직접 뜬 목도리와 핸드크림, 비타민, 작은 인형 하나 그리고 편지가 들어있었습니다. 그 아이가 보낸 택배였습니다.
편지의 내용은 대충 이랬습니다.
진심으로 사랑했고, 아직도 그렇다고.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어서 고맙다고.
그리고 그 여자분과 행복하라는 말이 있었습니다.
자기가 자꾸 연락하는건 여자친구에게도 오빠에게도 예의가 아닌것 같다며, 그래도 혼자 지켜보는건 이해해 달라고, 이걸 받더라도 연락은 말아달라고, 흔들리고 착각할거 같다고.
제가 그 아이를 멀리했으면서 지금은 또 후회가 됩니다.
지금 당장이라도 아니라고, 너를 좋아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 아이의 미래를 위해서 제가 포기하는게 맞는거겠죠?
3달하고 1년정도, 그 아이가 성인이 될 때 까지.
연애에 쏟을 시간을 공부에 투자하는게 그 아이에게 훨씬 도움이 되는 일이겠죠?
성인이 된 후에 만나자는 약속을 하고싶어도, 그 아이의 마음이 그대로일지, 제가 변하진 않을지 무섭습니다.
정말 놓치기 싫은 사람인데, 제 이기적인 행동으로 그 아이를 망치고싶지 않습니다. 어떡하면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