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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20

|2015.09.22 13:48
조회 11,889 |추천 44

 

점심식사는 맛있게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고 계신지도요.

 

어떻게 말을 해야할까 생각을 해 봐도 어떤 말로 시작을 해야 하는지. 도통 감이 잡히질 않아서요. 이래도 저래도 마음이 무겁기는 마찬가지 입니다. 지난 주말에 애인과 술을 한잔 하면서 이런 저런 이야길 했었습니다. 어릴때 얘기부터 하다보니 시간 가는줄 몰랐는데 애인이 그러더군요. 그러고 보면 우리는 계속 함께였지 않냐고요.

 

애인이 처음 책가방을 메고 학교를 다닐때에도 함께 있었고. 애인이 교복이란걸 처음 입을때도 함께 있었고요. 제가 군대에 갈때에도. 서로 대학에 입학했을 때에도. 그리고 애인의 형이자 저한테 둘도 없던 제 친구가 떠나던 날도. 애인은 영정사진을 저는 그 뒤에서 친구의 관을 들고 함께 했었고요. 기뻤던 날에도 슬펐던 날에도 어떤 식으로든. 멀리서든 가깝게든 함께였더라고요.

 

가장 가까운 사람에서 하나뿐인 사람이 되기까지의 일들과. 함께여서 혹은 혼자여서 아팠던 일들도. 힘들었던 일들도. 참 많았는데. 그 모든걸 저와 제 애인 저희 두사람 마음에만 담아두고 묻어두고 살다가. 이렇게 이곳에서 나마 아주 조금이라도 풀고 그보다 더 큰 격려와 위로를 받으면서. 몇주동안 정말 꿈같은 시간이었습니다.

 

저에게 애인은. 하나뿐인 나와 모든걸 공유하는 단 한사람 이기도 하지만. 저에겐 자식같은 그런 사람이기도 합니다. 어릴때 부터 함께 성장하면서 좋은거 나쁜거 다 같이 하고. 함께 보고 함께 컸고. 그렇기에 더 애틋하고 더 많이 걱정되고요.

 

그래서. 어제 짧게나마 말씀 드렸지만. 이제 더이상 글을 쓰지 않으려고 합니다.

 

많은 관심을 받을수록 움츠러들 수 밖에 없는 마음. 비겁하다고 하셔도 어쩔수 없는 그 마음. 남들이 뭐라 하든 좀 비겁하고 이기적으로 보일지라도 저는 제 사람을 지켜야 하니까요. 상처로 부터 세상으로 부터 아프지 않게 해주고 싶으니까. 조금이라도 불안한 마음 갖게 하고 싶지 않아서. 이렇게 이기적인 결정을 내리게 됐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언젠가 한번 이런말 드린적 있었던거 같은데요. 저는 무서운게 없는 사람이라고요. 딱 한가지. 애인이 아픈거요. 몸이든 마음이든. 애인이 아픈게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사람이라고 한적이 있었죠.

 

그래서 그 많은 격려와 위로를 받고도. 이렇게 이기적으로 저희 멋대로 글을 그만 쓴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이 순간이 왜이렇게 저도 괴로운지 모르겠습니다.

 

우리 이야기를 우리의 공간인 그 집을 벗어나서. 세상 밖으로 처음 꺼내 보았고. 과거를 회상하며 반성도 하고 울고 웃으며 글로 우리 얘길 전할때. 그 안에서 저희와 함께 울고 웃어주신 분들 하나하나 너무 감사해서 그 감사만큼 또 죄송한 마음입니다.

 

처음에 글을 썼을때 애인에게 글만 보라고 했었습니다. 혹시 모를 상처 받을 일이 생기지 않을까. 늘 댓글 알림을 받고도 머뭇거렸었고. 어쩔수 없이 댓글을 확인하러 들어오는 매 순간마다 긴장을 했었어요. 무슨 말이 달려있을지 모르니까. 항상 불안했습니다. 그래서 더 많이 매 순간 항상 진심을 다해 감사했어요. 분에 넘치는 위로와 격려로 저희 두사람. 안타깝게 봐주시고 안아주신거. 진심으로요.

 

이곳에 와서 댓글을 볼때마다 어떤 기분이었는지..

 

감히 글로도 말로도 설명을 못 드릴 만큼. 벅찬 감동이었습니다. 이곳에 했던 이야기는 저희 이야기의 100분의 1도 안될만큼. 힘든적도 정말 많았고. 아팠던 적도 참 많았습니다. 그런데 그 모든걸 말하지 않아도. 다 알아 주시는 것처럼. 고생했다고. 괜찮다고 다독여 주시는것만 같아서. 애인도 저도 얼마나 많이 위안을 받았는지 모릅니다. 말 한마디 한마디의 격려가. 잘 살아왔다고 계속 살아 가라고. 그렇게 살아가면 된다고. 방향을 지시해 주시는 것만 같아서. 그동안 서러웠던 마음 다 보상받는 듯한 기분이 들어서. 애인 몰래 저도 많이 울었습니다.

 

저희 바램대로 특별하다 생각치 않아 주시고. 그저 동등하고 평범하게 받아 들여주시면서. 각자의 일상을 함께 공유해 주시고. 외로웠던 저희에게 친구가 되어주시고 삶의 지혜도 되어 주신 것. 더 많이 배우고 더 많이 행복할수 있게 해주셨다는 것 꼭 알아 주셨으면 합니다.

 

언젠가 무엇이 가장 하고싶냐는 제 말에. 애인은 편하게 데이트 해보고 싶다고 말을 하더라고요. 밥을 먹을때에도. 집에서 처럼 다정히 주변 눈치 안보고 웃으며 대화하고 싶고. 영화를 볼때에도 좀더 가까이 편하게 대하고 싶고. 길을 걸을 때에도 마음껏 손을 잡고 다녀 보고 싶다고요. 그냥 해본말이라고 웃으며 말을 하는 애인을 보면서. 얼마나 속이 쓰렸는지.. 남들은 편하게 하면 되지 무얼 신경쓰냐고 하겠지만. 당사자인 저희는 늘 순간순간이 조심스러웠거든요. 이곳에서 계속 살아가야 하는 하나의 구성원으로. 보통의 시각으로 맞춰 살아야 하니까요..

 

하고싶은 일 중에 한가지도 제대로 해줄수 없다는게. 참 많이 미안하고 마음 아팠는데. 이곳에서 이렇게 나마 많은 사람들에게 격려와 위로를 받으며. 그걸 대신할수 있어서 정말로 감사하고 또 다행이었습니다. 

 

갑작스러운 관심으로 지레 겁을 먹고. 저희는 이렇게 또 숨어들지만. 절대로 잊지 못할거고. 잊지도 않을 겁니다.

 

각자의 경험과 방식대로. 저희의 일상과 삶을 공감해 주셨던 마음. 그리고 어떻게든 상처 받지 않게 하려고 이렇게 저렇게 좋은 말들만 골라서 위로해 주셨던 마음. 어떻게 잊겠습니까 평생 절대로 잊지 못할거같습니다. 마음에 가슴에 항상 새기고 살겠습니다.

 

어제 늦게까지 애인과 이야기를 하면서. 너도 감사 인사 드려야지 라고 했더니. 무슨말을 어떻게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고. 죄송하고 감사해서. 자꾸 눈물날거 같다고만 하더라고요. 제가 대신해서 감사 인사 드립니다. 저희 두사람을 위해 어떠한 마음이든 주신거. 정말 감사합니다. 이 진심이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전달되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앞으로도 살다보면 또 이런 날도 저런 날도 있겠지만. 주신 격려와 위로로 지금처럼 지금보다 더 열심히 살겠습니다. 그리고 어떠한 일이 있어도 후회하지 않고 함께 가겠습니다.

 

남편 혹은 남자친구의 이야길 하면서 각자의 연애 이야기를 나눠 주신 분들도. 직장내에서 스트레스 받는 와중에도 예쁜 말만 골라서 위로 해주셨던 분들도. 누나처럼 엄마처럼 포근하게 늘 안아주시고 다독여 주셨던 분들도. 해외에서도 꼬박 꼬박 격려해주신 분들도. 취업준비로 힘들어 하시면서도 되려 더 응원을 주셨던 분들도. 각자의 힘든 상황에서도 오히려 더 위로 받고 간다고 해주신 분들도. 수능을 앞두고도 공부 시간 쪼개 격려 남겨주셨던 분들도. 매일 말없이 응원 해주시는 분들도. 우리와 같은 연애를 하며 아픔을 공유해주셨던 분들도. 다음생에는 평범하게 태어나고 싶다고 하셨던 분까지. 모두 다. 한분 한분 각자 말씀해주신 사연도 기억하고있고 닉네임도 기억하고 있어요. 잊지 않겠습니다.

 

저희 뿐만 아니라. 모두가 다 살다보면 힘든 순간이 꼭 오기 마련이잖아요. 저희도 지금은 행복하지만. 원래 한고비 넘기면 또 한고비 오듯. 그런 순간이 다시 올때마다. 이곳에서 서로 나누던 격려와 위로 기억하면서. 저희도 더 열심히 살아 갈 테니 여러분도 함께 열심히 살아가시기를 주제넘게나마 바래봅니다.

 

그리고 정말 주제 넘겠지만. 한가지 더 부탁 아닌 부탁을 드리자면. 당사자가 아닌 사람들이 나서서 소수의 입장을 옹호 하는 것은 아무 효력이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악감정을 더 불러 일으킬수도 있다는 것을 꼭 기억 해주셨으면 합니다. 그 용기와 마음은 감사하지만 그러한 악감정들이 저희와 같은 사람들에겐 또 하나의 상처가 될 뿐이라는 것도요. 손을 내밀었을때 잡아 주는 것은 도움이지만. 그 전에 나서는 일은 오히려 상처로 더 얼룩질수도 있다는 말을 조심스럽게 드려봅니다.

 

이곳에서 우리 이야기를 쓰면서 혹은 댓글로도 순간 순간 제가 알게 모르게 상처 드린 부분이 있다면 죄송하다는 말씀도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저희 글을 봐주신 모든 분들 그외에도 모든 사람들이 다 아프지 않고 행복하시기를 매일 진심으로 기도드리겠습니다. 아픈 사람도 아픈 사랑도 없기를 바래봅니다.

 

이 말은 최대한 늦게 하고 싶었는데. 오늘 결국 하고 마네요.

 

함께 해 주셔서 아껴 주셔서

그리고 끝까지 저희의 행복을 빌어주셔서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추천수44
반대수5
베플무애인|2015.09.22 21:29
저녁 먹다가 술 한잔 시작된게 조금 오버되서 지금 저흰 이 이른시간에 대리를 불러 가고있어요 앞에 앉은 형 손을 보다가 갑자기 생각이 나서 찍었어요 한번은 자랑하고 싶어서요 이 손이 나를 살려도 주고 걷게도 해주고 웃게도 해주고 살아가게도 해준 손이라고.. 저 만나고 고생해서 손이 투박해진것 같아 마음이 안좋지만 하루종일 어떤 감사 인사를 드릴까 하다가 지금에서야 생각이 났어요 제가 잡은 손 앞으로도 잡고 갈 손 놓치지 않을 손이라는 거 보여 드리고 약속 드리고 싶었어요 그동안 저희 위로해 주시고 격려해 주시고 친구가 되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감사합니다.. 답글 달아드리는건 집에 가서 형이 해드릴거같아서 저는 이렇게 나마 감사인사 드립니다 말로 표현 못할만큼 좋은시간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자주 안부드리도록 할게요 좋은밤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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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플|2015.09.26 00:58
명절 인사 드리려고 늦은 밤 찾아왔습니다. 귀성길 조심히 잘 다녀오시고 맛있는것도 많이 드시고요. 혹여나 혼자이신 분들은 혼자라고 우울해 마시고 밥 꼭 챙겨드시면서 편안한 연휴를 보내시길 바랍니다. 몸도 마음도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바라겠습니다. 늘 매번 말씀 드려도 부족하지만. 오늘도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베플ㅇㅇㅇ|2015.09.22 14:20
두분은 어쩜 마지막까지도 말을 이렇게 예쁘게 하시는지...근데 절대로 이기적인거 아니에요 죄송해할필요도 없구요 사랑하는 사람 지키고 상처받지않게 하려는 마음 충분히 이해해요..저는 그동안 두 분 이야기 들으면서 사랑도 인생도 많이 배웠어요. 서로 챙겨주고 배려하고 의지하는 모습 보면서 나도 저런 사람 만나고싶고, 누군가에게 저런 사람이 되어주고싶다는 생각 많이 했거든요. 다른 분들도 공감하시겠지만 사랑뿐만 아니라 글 읽을때마다 인생에 대해서도 많이 배웠구요. 많이 감사합니다. 혹시 예전에 제가 댓글에 말씀드렸던적이 있는데 기억하실지 모르겠어요. 두 분 잊지 않겠다고 했었는데, 이제 글 더이상 못보더라도 종종 생각날거에요. 아마 시장에서 무지개떡만 봐도 생각날것같아요 첫 글에 애인님이 옆에서 무지개떡을 드시고 계셔서 제목을 무지개라고 하신다고 하셨잖아요 이렇게 가끔 생각나면 두 분 잘 지내고 계실거라고 생각할게요!! 무님의 글은 댓글들도 따뜻해서 챙겨보고있었는데 무님이 답글로 요즘 너무 행복하다라고 남기신걸 몇번봤어요 그 댓글대로 두 분 앞으로도 지금처럼 행복하시길 바래요 좋은말 예쁜말은 다 해드리고 싶은데 제가 말재주가 없어서 아쉬워요 그래도 제 마음 알아주셨으면 좋겠네요. 두 분 건강하시구요! 그동안 고마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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