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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게 전할 수 없지만, 꼭 전하고 싶은,

그대와 나,... |2015.10.12 02:09
조회 503 |추천 1





네게 전할 수 없지만,
꼭 전하고 싶은, 





아직도 나와 비슷한 감성을 가진 네가 지금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똑같이 좋아하는지 궁금하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드는 생각은 말이지,
아마 넌 그저 나와 함께 했기 때문에 나와 비슷한 것을 공유했었겠구나 하는 생각.
얼마 전에 새로운 영상을 보게 되었어. 72초 드라마라서 되게 짧은데도 
일상적인 이야기들을 위트있게 보여주길래 이거 딱 내 스타일이다 싶었지.
아마 지금 너와 함께 였다면, 그 영상의 촬영구도, 편집흐름, 스토리 등 많은 것들을 가지고
끊임없는 이야기를 나눴을테지. 우린 그런 대화를 무척이나 사랑했었잖아. 
'그런 대화'를 무척이나 사랑했다는 것도 
이젠 굳이 떠올려야 생각날만큼 넌 내게서 많이 멀어졌다. 
당연하겠지. 너와 헤어진지는 벌써 2년이 훌쩍 지났고, 
다시는 진심으로 사랑하기 어려울 것 같던 나도 진지하게 다른 누군갈 좋아도 해보고.
숫자는 겨우 2인데, 참 우리 사이는 길고 긴 날들을 지나온 느낌이 드네.



네 얘기만 하면 너무 할 얘기가 많아서 조금 다른 길로 샜는데,
그게 말이지, 그 72초 드라마 여러 편 중에 유난히 네가 생각나는 편이 있었다.
사실 내가 헤어진 지 얼마 안된 사람이라 너보단 다른 사람을 늘 떠올리곤 하는데,
그 영상을 보자마자, 잊었던 기억이 되살아나듯, 네가 생각났어.



넌 헤어질 때 말했지. 
찌질하긴 한데, 난 널 잃기 싫다고.
처음 사귀기 전부터 고민했던 이유라고.
친구. 하자고. 친구로 지내면 너도 참 괜찮은 사람 아니냐고.
나는 절대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생각했었어.
꼴보기도 싫던 네 얼굴이 막상 헤어지려니 어찌나 보고싶던지,
아직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어떻게 친구로 지내자는 건지 너가 참 미웠었다.
동시에 참 찌질하고, 이기적인 생각이라 생각했어.
더이상 사귀긴 싫고, 잃긴 싫으니, 친구로라도 지내자,
나쁘게 말하면 딱 그거였거든.
그치만 사실 나는 네 마음이 진심이었던 거 안다.
잃기 싫다는 말. 사실은 나도 이미 마음 속으로는 수천번은 외쳤던 말이거든.



여자친구가 생긴 너에게, 난 그것도 모르고, 다시 시작하자 말했을 때,
잠시 흔들렸던 너였겠지만, 너는 우리가 새롭게 잘 해낼 수 없다는 것을 알았고,
그런 나를 거절했었고.
그리고 친구로라도 지내면 안되냐고, .
나, 그런 말을 그렇게, 간절하게, 찌질하게, 말하는 네가 아직 생생하다.
네가 날 그렇게 잃기 싫어했던 마음. 
우리는 사귀기 전부터 정말 말이 잘 통하고, 누구보다 죽이 잘 맞는 친구였고,
아무 것도 모르는 순수할 때부터 함께 성장하며 커왔고,
서로 돕고, 배우고, 경쟁하고, 자랑스러워하며 지내왔기 때문에
우린 서로가 그 자체로서 굉장히 소중했었어. 
나도. 나도 그랬으니까.
나도 너와 다시는, 그 행복한 대화들을 할 수 없다는 게 믿겨지지 않았거든.



그치만 내가 거기서
널, 그렇게 독하게, 나쁜 년이 되어가면서 까지 
네가 다시는 내게 미련 갖지 않게, 절대 연락하지 못하게,
그렇게 끊어낼 수 밖에 없었던 것은
난 친구로 지낼 수 없었기 때문이다.
네가 다른 여자와 지내는 것을 받아들이기도 힘들었고,
사실 난 너를 너무 많이 사랑했어서
너와 친구로 지내는 것보다 아예 잊은 듯 사는 것이 더 나았어.



그 때 나에게, 친구로 지내자는 말은,
절대, 절대, 절대로, 할 수 없는 것이었는데..
시간이 약이라고들 하잖아. 나는 그렇게 한 알씩 꼬박 꼬박 먹어가면서
점차 너를 잊어갔다. 그리고 새로운 사랑도 하게 됐어.
근데 있지, 그 사랑의 끝을 맞게 되면서 나는 생각했다?
이 사람. 잃기 아쉽다. 가끔 안부인사 정도 물을 수 있는 사이로는 지낼 수 없는 걸까.
답은 알고 있어. 그럴 수 없다는 것 정도야 뭐 이젠.
그 72초 드라마에서처럼, 가끔 만나서 밥 먹을 수도 있고,
선을 넘지 않을 수도 있고, 뭐 연락도 가끔 할 수도 있을 거라는, 그런 생각이 들더라.
물론, 그 사람의 새 여자친구에 대한 이야기는 들을 자신이 없지만 말야.



그렇게 너랑은 사뭇 다른 느낌이었어.
너랑 친구로 지낸다면 그건 미친 짓이라 생각했는데,
그 사람과는 친구로 지낸다면 가끔 연락하는 것조차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너와 헤어진 뒤 나는 이별이 언제든 찾아올 수 있는 것도 알게 되었기 때문일까,
그와는 아무래도 첫 남자친구였던 너보다는 강렬하지 않았기 때문일까,
적당히 눈치 봐가면서, 아주 솔직하지는 못하게 연애했기 때문일까.
그렇지만, 그런 많은 이유들 중에 어떤 것 때문에,
이렇게 생각이 달라지는 지는 아직도. 모르겠다.



그 사람을 정리하면서, 아직도 정리하지 않은 많은 네 흔적들도 동시에 발견하기도 했어.
컴퓨터에 사진은 아직도 그대로 박혀있고,
미처 알지도 못한 페이스북 메시지는 그대로 저장되어 있더라구.
그 메시지들을 보는데, 잊은 줄 알았던 기억들이 샘솟으면서
네게 참 미안했고, 참 많이, 너무 많이, 고마웠어.
내가 널 왜 사랑했었고, 너는 얼마나 날 사랑했었는지,
그리고 우리가 왜 헤어질 수 밖에 없었는지,
2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선명해지는 느낌이다.
너를 어떻게, 억지로라도, 미워해야만 끝낼 수 있었던 우리 사이를
이제는 그냥 잔잔한 추억으로 돌리고 싶은데
전할 수 없는 많은 이야기들을 나만 담은 채 시간은 더 흐르겠지.




헤어지면서도 알고 있었어 우린.
다신 이만큼의 사람은 만나지 못할 거라고.
그런 상황에서 우린 서로를 죽도록 미워해야 죽도록 끊어낼 수 없을 것 같은 미련을
마지못해 내려놓을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렇게 널 오랫동안 미워했고, 신나게 욕했고, 특별한 감정도 남아있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그냥 넌 여전히 나에겐 소중한 존재야.




있지, 나 참 너에게 많이 고마워.




표현 없고 말도 예쁘게 하지 않던 나에게
단 한번도 서운해하지도 않고 그저 장난스럽게 웃으며 그 모습 그대로를 알아줬던 거 고마워.
항상 조잘조잘대던 네 이야기들이 난 항상 좋았거든.




365일 자는 시간만 빼놓고 매일매일을 보면서도
잠시 서로 다른 일을 하고나면, 보고싶으니까 나올래? 란 말을
습관처럼 하던 네게 참 고마워.




할 것도 딱히 없고, 갈 곳도 딱히 없지만 일단 나와서 보자던,
만나면 손잡고 이리저리 걸어다녀도 행복하게 해줘서 고마워.
너와 헤어진 뒤 항상 너랑 걸었던 길이 그렇게나 긴지 처음 알았어.
긴 길을 아무 말 없이 걸어도 늘 충만한 마음이 들게 해줬던 네게 고마워.



집에만 있는 걸 좋아하는 집순이에게
늘 다른 세계를 보여준 너에게, 다른 관심사를 가르쳐준 너에게 참 고마워.
덕분에 지금의 내가 있다고 해도 모자랄 정도야.




영화를 보든, 책을 보든, 감격에 겨운 내가 하는 말들을
모조리 다 들어주고 공감해주고 대화해준 내게 참 고마워.
너와 하는 대화는 늘 끝나지 않는 테니스 경기 같았어.
얼마나 서로 공을 잘 주고 받는지 한 번도 지친 적 없었거든.



내가 애정을 갖고 하는 일에 진심으로 관심 가져주고 응원해줘서 참 고마워.
내가 잘하는 게 뭔지, 내 장점이 뭔지 누구보다 잘 알았던 것도 너일 거야.
그래서 난 자신감 잃지 않고 꾸준히 해나갈 수 있었던 때가 많아.
넌 뭐든 하면 잘할 거라고, 정말이지 굳게 믿고 있던 것도 참 고마워.
헤어질 때도 넌, 내가 분명 나중엔 훨씬 더 멋진 여자가 될 거 알아서 슬프다며
그렇게 울리고 또 울렸지만. 그래도 참 고마웠어.
물론 지금은 네가 보면 놀랄 정도로 많이 성장해서 뿌듯하긴 하네.ㅎㅎ



아프다고 하면 편의점에 가서라도 오렌지, 초콜렛, 꿀차 등을 싸들고 와서 주던 네가,
새벽 응급실에서 앓던 나를 보며 눈물 글썽이며 밤새 잠도 안자고 옆에 있어주던 네가,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그렇게 못부르면서도 연습해서 불러주던 네가,
집에 들어갈 때나, 전화를 끊을 때나, 한결같이 사랑한다 말해줬던 네가,
우리 가족이 있는 집에서도 늘 웃으며 편하게 어울려 지내주던 네가,
맛있는 건 꼭 먹여주고 싶다며, 예쁜 건 사주고 싶다고 말하던 네가,
지금에 비해 못생기고 뚱뚱했던 나인데도 사람들에게 늘 예쁜 여자친구라 소개해주던 네가,
왕복 8시간의 거리, 그 먼 거리도 한달에 두번씩은 와주던 네가,
그냥, 기억하려면, 적어내려면, 끝도 없지만, 그냥 참 고마워. 그냥.




미안한 것도 너무 많은데, 그걸 알면,
그럼 나 참 개념 없는 애구나 라고 어느 누구든 한 마디씩 욕을 하겠지만,
그래도 그 때 그만큼 아무 것도 모르던 내게,
단 한번도 나쁜 말 하지않고 자상한 말투를 잃지 않고 설득하던 네가..
사실은 너도 처음이나 마찬가지면서, 사실은 너도 어렸을 뿐이면서,
그 누구보다 배려하고, 아껴주고, 표현해줬던 너에게,
미안하다는 말도 너무 미안하다.



참 많이 변했어, 나도.
그때 내가 왜 그랬을까, 지금의 나였더라면, 아마 우린,
나이가 더 들도록 오래오래 깊게 사랑하지 않았을까 헛된 생각도 해봤어.
지금의 나는, 그 모든 것들이 당연하지 않은 것을 알아.
모든 사람들이 연애를 하면 할수록 더 괜찮은 사람을 만나게 되는 이유가 바로 이거구나, 했어.
숱한 사랑과 이별을 반복하면서 성숙한 쪽을 배워나가는 거지.




나 또한 너와 헤어지고 많이 변했어.
미안한 말이지만, 너에겐 참 개념없는 여자친구 였던 내가
그 이후에 만났던 사람에게는 왕복 네시간의 길을 여러번 보러 가기도 했고,
주는 게 너무 좋아서 밥만 먹으면 습관처럼 내 카드를 내밀며 웃기도 하고,
그렇게 무뚝뚝하던 내가 그 사람 앞에선 애교쟁이 여자친구 였기도 하고,
단 한번도 감정적인 이유로 진심도 아닌데 상처될 말을 한 적도 없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려고, 더 좋은 여자친구가 되려고 항상 노력했어.




참, 별 거 아니지. 아니더라.
이렇게 간단하고 쉬운 것들을, 여자친구라면 당연한 일들을,
너에겐 해주지 못해서 스리슬쩍 미안한 마음이 든다.
단 한번의 노력도 해주지 않아서 더 미안해.
이제와서 해봤자 소용없는 일이고, 솔직히 난 너를 더이상 만나고도 싶지 않지만,
그래도 시간이 지날 수록 남는 것은
미안함과 고마움 뿐이야.



그동안 억지로 너를 미워하느라 참 힘들었어.
이제는 진심으로, 네가 잘 지냈으면 좋겠다.
진심으로 네가 행복했으면 해.
어쩌면 나조차 잃어버린 나의 부분들이
지금의 너는 아직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단 생각도 드네.
난 앞으로 더 많이 변할 거고, 너는 변하기 전의 나를 간직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그 때의 그 어리던 내 모습을 소중하게 간직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너 또한 이제 나에게 아무 감정이 없을 거라 믿는다.
너 또한 나와 다시는 마주치고 싶지 않을 거야.
우리는 그렇게 영원히 아주 강렬했던 과거로만 남겠지만,
언젠가 마주칠 날이 온다면, 그땐 고맙다는 말로 웃으며 볼 수 있기를.




참 많이 좋아했고, 사랑했고, 아꼈고,
그 때의 내 곁에 네가 있어 참 행복했었어.
문득 정리하지 않은 사진들을 아직 지우지 않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너는 나의 전부였고, 그런 너를 지운다는 건
그 때의 나를 잃는다는 것쯤 이젠 부정하지 말아야 겠어.




아참, 내가 요새 그 당시에도 고민하던 내 꿈을 이루려고,
진짜로 확실히 맘을 굳혀서 달려가고 있는데.
그 사실 네가 들으면 참 뿌듯할지도 모른단 생각이 드네.
이만큼의 믿음을 어떤 누구에게 가질 수 있겠니. 




모든 게 불확실할 나이에 함께였던 너였기에
그런 나를 늘 응원해주고 지켜봐주고 힘이 되줬던 너였기에
지금에서라도 이렇게 널 남겨둘 수 있게 해줘서
좋다.




언젠가 너와 만나
그 때 그렇게 물 흘러가듯 잘 맞던 대화를
또 한 번 할 수 있다면 나 진짜 눈물 찔끔 날지도 모르겠다.




내 연인이었고, 친구였고, 엄마였고, 동생이었고, 오빠였고,
팬이었고, 경쟁자였고, 에너지였고, 그냥 내 전부였던 너.




전해지지는 않겠지만..
고맙고 미안하고, 미안하고 고맙다.
잘 지내. 난 잘 지내왔고, 잘 지낼테니.
안녕!




오늘 같은 추운 날에
괜히 매지도 않는 목도리 들고와서 칭칭 매어주던 너는
너는, 나에게는 참, 너무 따뜻하고 좋은 사람이었어.
어느 누가 너를 좋지 않은 시선으로 본다고 해도,
그래도 난 그런 네 모습을 믿어.




진짜로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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