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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로 인해 삶을 되찾았습니다

봉봉이 |2015.10.19 04:28
조회 141 |추천 0
안녕하세요
이 늦은 새벽에
아이가 늦게까지 안 자서 간신히 재우고
집안일을 하고..
저도 자야하는데
잠이 아무래도 오지가 않네요

글 다 쓰고 자면 4시 반도 넘을텐데ㅠ
그래도 잠이 안와서
요즘 머리 속에 윙 윙 맴도는 생각들을
이 공간에 익명으로나마 풀어놓고 싶어서
핸드폰 자판을 누르고 있습니다

초중 내내
은따(?)였어요
아니 아마 저와 같은 반이었던 친구들은
저를 정말 내성적이고 소극적인 아이로
기억할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가장 커다란 고민거리는
수학여행, 수련회, 체육대회 등등 행사가 다가오는 것
가장 싫은 수업은 체육시간
하루 중 가장 싫은 건 다가오는 점심시간
그렇게 다른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고 기다리는 일들이
저에게는 가장 무겁고 싫은 시간이었습니다
어울릴 친구가 없었으니까요..

어떻게 하면 이 시간들에 눈에 덜 띌까
다른 애들 눈에 어떻게 하면 자연스럽게 보일까
늘 전전긍긍했던 학창시절이 기억납니다
저의 가장 1순위 고민이었어요

저는 조금 늦된 아이였어요
제가 기억하는 저의 아주 어린 시절은
엄마가 일을 하셔서 저를 아주 어릴 때 빼곤 늘 일하셨단 거
저를 키워주는 양육자가 꽤 자주 바꼈다는 것
그리 안정적인 환경에서 보호받고 자라진 않았다는 것
이런 기억이 납니다
한살 위 언니가 있는데
언니는 어렸을때부터 애답지 않게 정말 온순하고
뭐든 빠르고 똑똑하고 낯도 안가려서
온갖 지인과 가족들의 이쁨을 독차지했대요
그에 반해 전 자주 울고 낯을 심하게 가려
애는 다 언니같이 키우기 수월한줄 알았던 부모님이
당황하고 키우기 힘들었다고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전 어려서부터 마치 낙인이 찍혀있었어요
비교는 그저 일상이었고
부모님은 매사 제가 까탈스럽다 여겼어요
당연히 상처받을 만한 것들도
뭐랄까 저에겐, OO는 까다롭고 민감해서 그렇다
이런 딱지가 붙어있던 것 같아요

그렇게 힘든 학창시절을 보냈지만
그걸 제대로 표현하거나 드러낸 적 없었던 것 같아요
저는... 그냥 제가 부족하고 못나서 그렇다고 생각해서
그런 저의 힘듦은 다 내 탓이라고 여겼거든요
얘기해봐야 부모님에겐
반장을 독차지하는 언니와 비교되는 못난 딸이
학교에서 남들보다 적응도 뒤쳐진다고 여겨질게 뻔했고,
저는 하나에 집중하면 무섭게 몰두하는 면이 있었지만
이런 모습도 부모님에겐 집요하고 피곤한 애로 여겨졌습니다

기억나는 일들은...
유독 학교 행사가 다가오면
체육시간이 다가오면
배가 아프고 머리가 아플때가 많았다는 것
간신히 조퇴 허락을 받고 집에 가면
아픈게 씻은 듯이 나았다는 것
물론 그 집에서 전 혼자였지만
그 혼자란 게 다들 절 보고 수군거릴것만 같은 아이들 무리가 아니라는 것에 참 마음 편했다는 것
그러면서도 마음 한켠이 시큰하고 외롭고 아팠다는 것...

고등학교때는 조금 운이 좋았는지
적어도 체육시간에 누구랑 나가고
밥을 누구랑 먹냐는 고민은 안할 수 있었고
지금까지도 이때 친구들이랑은 간간히 연락하곤 합니다
물론 마음한켠의 불안함과 친구관계를 자연스럽게 습득하지 못했으니 늘 관계 형성을 자연스럽게 하지 못해 무언가 속으론 어색함을 느꼈지만요

원래 전 성적이 보통이었어요
워낙 우등생이었던 언니에 가려서
제가 굉장히 공부를 못한다고 다들 알고 있었긴 하지만;
날이 갈수록 성적이 올랐고
언니보단 낮지만 학교 현수막에 붙을 정도는 되는
괜찮은 대학에 입학했습니다
친척들은... 다들 제가 대학가나 싶었대요^^;ㅋ
대학 이름 듣고 엄청 놀랐다고;;ㅎ

대학에 가서
정말 열심히 살았어요
남들 하는 건 하나도 안 놓치려고 하고 살았고
사람들과의 관계도 성적도 그냥 겉보기에도
참 열심히 살았습니다
부모님에게도 자랑거리가 되었구요
늘 언니 얘기에는 신이 나도 제 이야기엔 기운 빠지던 부모님에게
어느 순간부터 자식들을 어떻게 그렇게 다 잘 키웠냐는 이야기를 듣게 만드는 자식이 되어있더라구요
그러다가 결혼했고 애를 낳았습니다


여기까지가 사람들 눈에 비칠 제 모습이에요

대학 졸업반 무렵부터
어느 날 갑자기 이유모를 두통에 시달렸습니다
엠블란스에 실려가기도 여러 번
결혼하고 저는 남편을 미친듯이 괴롭혔어요
심한 우울증과 강박증... 이었습니다

전 모든 걸 숙제하듯이 했어요
제가 남들보다 처음하는 건 뭐든 조금 늦지만
몰입력과 응용력이 좋은 편입니다
주변에 잘 사는 것처럼 보이는 수많은 아이들
부모님에게 예쁜 딸로 사랑받고
친구들에게 둘러쌓이고
남자친구에게 예쁨받는
나와는 비교되게 너무 부러웠던 그 애들의 모습을
전 그저 카피하고 흉내내려고 했습니다...

공부도 그래서 했고
영화도 그래서 봤어요
남자친구도 그래서 사겼고
남들 다 가는 벚꽃놀이 이런 건 꼭 가야했어요
개념있는, 괜찮은 사람으로 보이기 위해
피곤할 정도로 누구와의 관계에서도 조금도 손해를 끼치지 않으려고 했어요

저도 모르게
전 카피캣처럼 남을 따라하는 짝퉁 인생을 살고
겉보기가 만족되면 잘 살고 있다는 안도를 하며
그렇게 살고 있었습니다


아...ㅠㅠ
내용은 없는데
스크랩은 압박이고
시간은 1시간이 훌쩍 지나버렸네요;;
읽어주실 분이 얼마나 될지도 모르지만
그냥 제 삶과 생각을 정리하는 글이니까
나머지 내용은 내일 올리겠습니다
추천수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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