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가워요 매일 쓰려고 노력했는데 벌써 초심을 잃었나봐요 제가..
시험기간이라 바쁘다하는건 핑계겠죠 하지만 학점관리 때문에 어쩔 수 없었어요
오늘은 저와 연이가 학생때 즐겨 듣던 노래를 추천하고싶어요
바로 10cm-새벽 4시!
음색도 가사도 너무 좋아요 10cm의 그 특유의 목소리가 정말![]()
벤치에서 이어폰 나눠끼면서 이 노래 자주 들었었는데 오랜만에 추억돋네요
연이가 기타 치면서 이 노래 불러줬었는데 그 동영상이 아직도 컴퓨터에 저장되어있어요
들려주고 싶다만... 이걸 친구들한테 너무 자랑해놔서 들통날 것 같네요 아쉬워라
그리고 전에 노래방에서 몰래 찍어서 올렸던거
정말 혼났어요 잘부를때 찍지 왜 감기 걸렸을때 찍어서 올리냐고..
은근 잘 보이고싶나봐요 평소에도 못 부르면서
사실 연이도 네이트판 즐겨하는데 동성 채널은 잘 안본대요
거기에 적혀있는 악플들을 보면 오지랖이 태평양만큼 넓어져서 같이 욕할 것 같다고..ㅋㅋ
제 글에는 악플이 없어서 다행이에요
인기있는 동성 글에는 응원 글도 많지만 악플도 꽤 보이더라구요
저랑 연이는 둘 다 겉으론 쎄게 생겼지만 여자여서 그런지 속은 많이 여려요
그래서 싸우면 같이 질질 짜고..
저희 커플은 여자의 눈물은 무기가 아니라 찌질함의 극치에요
그 반면 남성분들은 덤덤한건지 악플을 크게 신경 안쓰는 것 같던데 속으론 상처 받겠죠?
갑자기 악플 쓰는 사람들한테 한마디 해주고 싶어지네요
(동성애자의 대표로서 말하는게 아닌 제 개인적인 생각이니 오해 마시길)
동성애자이기 전에 우리도 당신들과 같은 사람이고 욕을 들으면 발끈하기도 하고 상처 받기도 해요
그리고 저희도 호모포비아를 좋아하지 않아요. 하지만 이해하긴 해요
그들에게 저희를 강요하고 싶은 마음도 생각도 없어요 다만 저희처럼 저흴 이해만 해주세요
더 이상 저희를 비난 하지말아주세요
호모포비아도 동성애자도 정신병이 아니에요.
서로 취향이 다를 뿐이니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냥 무시해주세요 제발
아! 이 말을 하다보니 학생때 저희가 사귄다고 소문 돌았을 때가 생각나네요
고2때 일인데 고1때 다른 반이였지만 2학년땐 우린 같은 반이 됐고
그래서 부쩍 붙어있는 시간이 많았어요
여자끼린 손잡거나 포옹 정도의 가벼운 스킨십은 자연스럽잖아요?
우린 딱 그정도의 스킨십만 했지만 풍기는 아우라가 남 달랐는지 사귄다고 소문이 나기 시작했어요
초반에 아니라고 잡아뗐어야 했는데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 나머지 삽시간에 퍼지게 됐어요
지금은 여중, 여고에서 흔한 일이라 크게 이상하게 생각 안한다곤 하던데
저희땐 동성애는 우리와 다른 세계 이야기라 여길 정도로 흔치 않았어요
그래서 그런지 소문이 전교에 다 퍼지게 됐고
친구들이 일일히 물어보는데 아니라고 강하게 부정했었어요
이 계기로 서로 잠시 어색하게 지내기로 했지만
그래도 잠잠해지지않았고 오히려 더 커져 선생님 귀에까지 들어가게 됐어요
많은 학생들이 뭐라고 하셨는지 담임 선생님이 각자 불러 상담까지 받게 됐어요
맨 처음 저에게 연이와 특별한 사이냐고 물으시는데
아니라고 하기엔 신빙성이 없을 것 같고, 하도 붙어 있던 시간이 많으니
소중한 친구라고 대답하기 위해 일단 특별한 사이가 맞다고 대답했고
그럼 혹시 사랑하는 사이냐고 물어보시는 걸
전 크게 화내며 "선생님 마저 날 왜 그런얘로 몰아가냐" 며
동성애 비하 발언까지하고 남자친구 있다고 거짓말까지 쳐버렸어요
그래서 없던 얘길 지어내면서 소설을 써댔고..
저와 상담이 끝나고 연이와도 얘길 나누셨지만 저와 똑같이 연이는 대답했어요
선생님은 우리 말을 완전히 믿는 눈친 아니였지만
어느정도 믿은 것 같아요
그래서 부모님께 연락하지 않으셨고 그 후 몇번 더 상담했지만 그냥 이 일을 덮으려고 하셨어요
상담을 다 끝낸 다음날 전교에 한 안내장을 주는데
그 안내장에 헛 소문으로 힘들어하는 사람들.. 그런 사례들 모은 종이였어요
그리고 그 안내장을 돌리며 저희 반 종례시간 때
" 연이와 봄이가 사귄다는 말이 돌던데 그런 헛소문을 내지 않았으면 좋겠다. 각자 부모님께 다 여쭤봤고 당사자와도 얘기 해봤지만 전혀 아니였다. 그것 때문에 연이와 봄이가 학교생활을 힘겨워한다. " 고
거짓말을 하셨지만 저흴 안쓰럽게 여겼는지 몇몇을 제외한 나머지는 더 이상 신경쓰지 않더라구요
그 몇몇에게 직접적으로 왕따 당하거나 욕을 듣진 않았지만
째려본다던가 지나갈때 더럽다고 흉을 본다던가
어깨빵을 치거나 신발에 침을 뱉거나 하는 유치한 행동을 했고
교과서나 책상에 더럽다, 레즈년 죽어라, 나가 뒤져라 등 차마 입에 담지 못할 말들이 적기도 했었지만
저희가 상대를 안하고 다른 친구들도 맞장구 쳐주거나 지 들 얘길 들어주지 않으니
재미가 없어졌는지 뜸해지다가 그만두더라구요
이 일을 계기로 저희가 들키지 않게 조심해지긴 했지만 붙어다니는건 여전했어요
솔직히 이때 힘들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서로 의지도 하고 격려하면서 절대 헤어지지않기로 약속했기 때문에
무난히 잘 버텨냈다고 생각해요
지금 생각하면 담임 선생님께 저렇게 말한게 잘한 일이라는 생각도 가끔 해요
만약 저희가 사귄다고 대답 했다면 학교 측에선 난리가 났을거에요
소문도 크게 났을 뿐더러 지금과 같이 지지해주는 사람은 적었기 때문에
당장 부모님들께 연락해서 어떠한 조치든 취해달라고 얘길 했을거에요
그럼 전 최악의 상황으론 부모님이 학교를 못 다니게 만들었을거고 연이와도 끝났겠죠?
솔직하게 말하지 않았던 저희가 한심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저 나이땐 정말 현명하게 판단하고 행동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리고 저런 사건이 있기에 서로가 더 돈독해졌고
들키지 않게 조심하게 살게 돼서 우리의 인생에 도움도 됐다고 여기고 있어요
고등학교 동창 중 아직도 저랑 연이가 붙어다녀 의심하는 얘들이 많은데
마주칠때 마다 사귀는거 아니냐고 물어보지만 저흰 그냥 웃음으로 무마하고 말을 넘어가는 편이에요
이렇듯 저와 연이 둘다 친구든 부모님이든 동기든 커밍아웃을 아예 안했어요
눈치 챈 친구들이나 동기가 있긴 하겠지만 심증일 뿐이니..
또 저희는 저희 말고 동성애자들을 본 적도 없고 퀴어 축제 같은 곳도 참여 안해요
괜히 아웃팅되면 학생 때 같은 일이 벌어질까봐 나름 방어 중 이랄까?
완전 벽장이죠 뭐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요즘은 각자 부모님께 커밍아웃 하려고 마음의 준비를 하고있어요
근데 마음에 걸리는게 어떤 글에서 커밍아웃 후 부모님과 의절했다던 사람이 있더라구요
그 글 보니 괜시리 무서워지더라구요
특히 전 외동이라 부모님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랐고 부모님도 저 하나만 보고 살았을 정도로
전 부모님의 꿈이자 자랑거리였는데
괜히 불효를 저지르는게 아닐까 죄송스럽고 걱정돼서 잠을 잘 못 이루고있어요
연이도 저와 같은 생각으로 스트레스 받고 있고
저희 부모님이 개방적인 성격이지만 이런 쪽에선 어떻게 받아들일지
어떤 생각을 하시는지 가늠 조차 불가능해서 어떻게 운을 띄어야 할지 고민이에요
이깟 커밍아웃 하나로 이렇게 고민하는거보면 저희도 아직 많이 어린가봐요
우리는 평범한 결혼처럼 상견례도하고 혼수도 서로 하고 웨딩사진도 찍은 뒤
각자 부모님과 소중한 사람들 앞에서 소소하고 예쁜 결혼식을 올리는게 꿈이에요
너무 큰 걸 바라는거 일수도 있지만 많은 사람들의 축복을 받고 당당하게 살고싶어요
많은 동성애자들이 '결혼=동거' 라고 생각한다고들 하지만
저흰 동거와 결혼은 천지차이라고 생각해요
결혼을 하게 된다면 남들은 저흴 당연히 부부라고 칭할거고
서로의 보호자도 될 뿐더러 연이를 담보로 대출도 가능..크크
여튼 저흰 학교를 졸업하고 서로 사회적으로 자리 잡고 완전한 독립을 할 쯤엔
부모님 포함 주변 사람들에게도 커밍아웃을 할거고
부모님 승낙하에 결혼식을 빨리 올리고 같이 살거에요
김조광수 감독님 부부도 현재 혼인신고 문제로 소송을 제기하고 열심히 싸우시던데 너무 존경스러워요
저희가 결혼 할때 쯤엔 법적으로도 인정받는 부부가 되어 남부럽지않게 사셨음 좋겠어요
아 댓글을 보니까 동성애자분들 꽤 계시던데
혹시 부모님께 커밍아웃 하신 분들 있으시면 댓글로 조언 좀 해주세요ㅠㅠ
아니면 부모님이 어떤 생각을 하시는지 알아낼 수 있는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시면 공유 좀..♥
내용이 뒤죽박죽한 이 글을 읽어준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그럼 좋은 주말 보내시길 ~ (급 마무리 죄송해요ㅠㅠ 시험 준비로 바쁜 나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