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네가 읽었으면 좋겠어.

0522 |2015.11.03 10:06
조회 280 |추천 0

그래.

잘된 거야.

그때 끝내지 않았다 하더라도 우리가 얼마나 버틸 수 있었겠어.

그냥 다 좋았어.

일 년 전의 너와 많이 달라서 좋았고, 그래서 두 눈을 크게 뜨고 찾아봐도 볼 수 없었던 우리 사이의 물음표를 조금이나마 보게 돼서 좋았어.

우린 언제나 마침표였지.

너는 나를 좋아하지 않겠지.

너는 여전히 내가 아니겠지.

나 혼자 애쓰는 거지.

진심이 아니겠지 등등..

 

우리가 다시 만나 진심이든 아니든 투닥거리면서도 서로 애정 하며 바라보는 게 행복하고 그걸 내 손으로 놓는 일은 절대 없을 줄 알았는데 내가 놔버렸네.

이유는 하나였어.

일 년 전 나는 다 필요 없고 너 하나면 만사 오케이였어.

나와의 만남과 동시에 그 애를 함께 만나도, 버스 타고 1시간을 달려 네가 사는 동네에 가면 가는 곳이라곤 고작 PC방, 당구장뿐이어도, 날 향한 네 눈빛에 사랑이 담겨 있지 않아도, 내 감정은 물론 표정 하나 비추지 못해도, 작은 트레블에도 헤어짐이 두려워 상황 풀기에 급급해도, 만나는 내내 두려움에 파도가 잔잔해지지 않아도, 남들이 이해할 수 없다며 손가락질하고 수군거려도, 내 맘이 아닌 몸을 두고 연애하는 기분이 들어도..

내게는 아주 가끔 해주던 애정표현, 진심인지 아닌지 모를 그 말들,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는 표정, 여자친구니 하는 걱정, 질투, 투정만으로도 벅찬 너였어.

 

그치만 일 년이 지난 지금은 아니더라.

지나온 시간만큼 마음의 여유가 사라졌고 혼자 아파하던 시간 동안 널 많이 닮아있더라고, 내가.

그도 그럴 것이 네 이후에 만난 남자들에게서 친구 같은 연애가 편하다는 핑계 아닌 핑계로 네 모습을 찾았고, 또 그렇게 만들어 갔어.

장난기가 다분한 말투와 행동뿐만 아니라 날 대하는 진심마저 변질시켜버렸고 그러다 결국엔 너처럼 무책임하게 끝내 버렸어.

아무리 너와 비슷한 성격으로 바꾸려 애써도 그 남자들은 결국 네가 될 수 없다는 걸 알아버렸거든.

연애패턴 아니 마인드 자체부터 망가졌어.

이게 지금의 나야.

그런데 어떻게 좋아하는 감정만으로 모든 걸 다 포옹하고 감수할 수 있겠어?

나도 내 마음대로, 이기적으로 하는 게 익숙해져 버렸는데 어떻게 예전처럼 진심을 구걸하는 것마저 지쳐 하며 만남을 이어갈 수 있겠어?

또 한 번 미치광이가 되기엔 시간이 그리고 감정이 너무 아파서 못하겠더라.

남들 시선따윈 개나 줘버리라던 당당한 모습이 너무 아파서, 한심해서, 불쌍해서 못하겠어.

뻔히 보이는 네 말장난에 또다시 넘어 가기엔 이미 나 또한 너와 닮아져버렸기에..

 

네가 그랬지?

진심으로 좋아하는데 진심으로 안받아드리는 걸 어떡하냐고.

방법은 없어.

너와 내 사이에 악센트는 존재하지 않아.

그 이유는 네가 나에게 첫번째 헤어짐을 떠넘기며 하던 말마따나 네가 더 잘알거야.

 

우린 아직 어리다.

과연 지금 이 아픔이 앞으로 살아 갈 인생에 얼마나 큰 영향을 줄 수 있을까.

 

아파할게.

충분히 아파하고 또 아파하며 곱씹을게.

그리고 그 후에는 처음으로 널 잊으려는 노력을 해볼까 해.

내 감정 다할 때까지만 그리워하고 그만해야지.

보고 싶으면 보고 싶은 대로 슬프면 슬픈 대로 솔직해져야지.

지금 다 잊어버리기엔 여태 내 마음에 있던 감정이 아깝기도 하고 숱하게 상처 준 이들에 대한 벌을 받는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스스로를 무너뜨리고 속상하게 하는 것도 모자라 어리게에 순수했던 그 착한 마음을 건네던 사람들 또한 내던졌던 나니까.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 다른 사랑을 시작할 수 있겠지.

정리하고 만날래.

더이상의 가해자는 되고 싶지 않아.

 

겨울에 만나 겨울에 헤어지고,

다시 겨울에 만나 겨울에 헤어진 우리.

어쩌면 겨울이 지독하게 싫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어차피 이런 결말이었다면 네가 다시 나한테로 오려고 하던 순간 네가 아닌 내 옆에 그 사람을 잡았더라면,

안부 인사만으로도 행복할 거라던 내가 욕심을 거뒀더라면 하는 후회는 하지 않아.

역시 내 옆의 그 사람은 널 잊게 하기엔 너무 어렸고 결국엔 반복이었을 테니까.

 

정말 너무 많이 좋아했어.

그래서 고마워.

그게 너라서 고마워.

_2014. 12. 17. 네가 집에 데려다 주던 그 길, 그 자리, 그 자세로 앉아 네가 내 옆에 있기를 조심스레 바라며..

추천수0
반대수1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