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지금 임신 25~26주 정도 된거 같아요
임신 초기 때 뭣도 모르고
그때는 추석, 설날도 아니였지만
6월달인가 7월달에요
아버님이 손주녀석이 보고싶다고 하신것도 있고하셔서
겸사겸사 1박 2일로 주말에 갔었어요
일산에서 청양까지 가는 길인데
고속도로 나와서 꼬물길도 한창 지나가는 길이라
거기다가 차를 타면 원래 임신 전에도 멀미가 심해서
핸드폰이든 뭐든 아무것도 차 안에서는 못해요
그냥 앉아서만 가야하는 그런 사람이에요
(난시여서 그렇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무튼 며느리 역할 해보겠다며 그렇게 임신 초기에
무리해서 시댁 내려갔다왔어요
정말...그 꼬불꼬불 길에서 토 나올뻔...하고
죽는 줄 알았어요 내가 미쳤지 3시간 넘게 걸리는 곳을...
괜히 간다고 했다고 멍청하고 미련했다고 속으로 생각했어요
군산도 다녀오고.. ( 아직 결혼 안하신 둘째 형님이 군산에서
혼자 사셔셔 데릴러 갔다가 데려다 주기까지 했어요)
일산-청양-군산-일산
이렇게 다녀온거죠.. 1박 2일동안 그래도
형님고 아버님도 시할머님도 손자 보고 하시니까 좋아하셨으니까
그걸로 만족하고선 몸 조리 잘해야겠다 하고 일산으로 돌아왔어요
그리고 나서 추석이 다가왔는데;;
추석 일주일 전에 열이 40도까지 오르고 감기 까지 걸려서
죽다 살아났어요 주말부부여서 남편도 없고해서
엄마가 열이 심하게 나면 아기가 위험하다길래...
혼자 낑낑 싸메고 병원다녀와서 약 지어먹고 살았네요
그래서 또 그 청양을 갈 생각하니.. 너무 무섭고 그런거에요
그래서 추석 때 저는 혼자 집에서 쉬는걸로 하고
애 아빠랑 애기만 둘이 추석에 시골에 내려갔어요
근데 옛날 분들이시라서.. 이해를 못하는 부분이 있으셨나봐요
시할머님은 심한 말도 한번 하셨다고 하는데
그 말이 자꾸 머릿속에 멤도네요 시할머님이 원래 같은 말 계속
반복하시는 스타일이시고, 귀가 잘 안들리시고 듣고싶은 말만
듣고싶어하셔서 시댁 식구들도 할머님이 이야기 하는거 별로
안좋아하시는 눈치더라고요
애 아빠한테 이야기 들으니... 7시간정도 걸렸다고해요
추석 전날인가 시골 내려가니 차가 안막힐 수가 없었으니...
새벽 3시 반에 출발해서 점심 전에 도착했다고하니 말 다한거죠
정말.. 안가길 다행이다 천만 다행이다 느꼈어요~
그래도 애 아빠가 답답한 사람은 아니고 저를 항상 먼저 생각해주는 남편이라
다행인데.. 아버님하고 시할머님은... 아무래도 그러시겠죠?
하나밖에 없는 며느리가 추석에 얼굴도 안비추고 하니까 말이죠..
확실히 시댁식구랑 친정식구랑은 다르다는게 뼈절히게 느껴지는 추석이였어요
친정엄마는 임신도 했는데 뭣하러 가느냐고... 어차피 애 낳으면 맨날갈껀데 하면서
가지말고 쉬고 있으라고 친정은 수원인데 엄마가 추석 2틀이나 올라오셔서
맛있는것도 해주시고 그러셨네요...
혼자 집에서 쓸쓸히 추석 보낼뻔했는데 그래도 친정가족이 있어서 다행이였죠
그리고 나서 최근에 아버님이 애기 아빠한테 연락을 하신거에요
몇년전에 심어놓은 감나무에 감이 많이 열렸다고 감 따러 와야한다고
감 딸 사람이 없으니 와서 따가라고 하신거죠
그래서 애기아빠랑 작은아버님 그리고 아기까지 해서 청양에 저번달에
내려갔다왔어요..
사실 저희는 감도 안먹는데 감 따러 올겸 겸사겸사 얼굴도 보고 하고 싶으셨겠죠..
알아요 저도 그 마음은 이해하는데
하필... 지금일까 너무 서럽더라고요 ㅠㅠ
굳이 안가도 되고 안가면 그러려니 하겠지만 그래도 속으로
며느리가 안오면 얼마나 그렇겠어요?
...
이번에도 좋은 소리는 못듣고 왔나봐요 애아빠가 아무리 좋게 이야기해도
어른들 눈에는 아무래도 가시겠죠
아버님께서 농담반 진담반으로 다음에 또 안내려오면 저희집에 얹혀산다고
그런식으로 농담 던지셨다고하는데 ㅠㅠ...
정말 마음이 너무나 불편하네요...
조만간 시어머님 제사가 있어요 12월에... 이번에도 안내려가면 정말 안되겠죠?
속이 너무 아파서 친정도 안가고 그러고 있는데...
남편도 추석에도 안가고 감따는 것도 안가고 했으니 자기엄마제사는 힘들지만
그래도 같이 갔다오는게 어떻겠냐고... 조심스럽게 부탁하던데...
남편은 그래도 아예 안볼 가족들도 아니고 하니까 저 생각해서 이야기 한거 같은데
정말 가야하나 말아야하나... 가면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너무 힘들거 같고
안가도 정신적으로 너무 ㅠㅠ 힘드네요
정말 이런거 때문에 속으로 혼자 스트레스 받고 앓고 하는 제 모습이 너무 싫네요
그냥 눈 딱 감고 내가 며칠 고생하고 오면 되는건데 그냥 싫네요...
가면 딱히 제가 하는건 없지만... 그냥 서럽고 그래요...
내일은 제 생일인데 주말부부인 남편 주말에 케익 하나 안 불어주고 갔는데...
살아있는 사람이나 잘 챙겨주지 시댁 내려갈 생각하니 별게 다 생각나고 우울하고 그러네요
여직 제 생일에 미역국 한번... 끓여준 적 없는 남편이 갑자기 미워지는 오늘이네요
이번 돌아가신 시어머님 제사는 그냥 가는게... 미움 덜 받겠지요?
어떻게 해야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