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답답한 마음에 글을 써봅니다. 속상한 마음에 조언을 구해봐요.
전 20대 후반 돌쟁이 아들을 둔 결혼 3년차 아줌마입니다. 저는 어릴때 부모님이 이혼하시고 아버지와 할머니 밑에서 자랐어요. 밑으로는 여동생 한 명이 있습니다. 아버지는 알콜중독자였고 할머니는 엄마를 닮았다고 저희 자매를 무척 미워했어요. 근데 나이가 들고 나니, 할머니 인생도 딱하고 할머니가 너무 불쌍해요. 아버지는 3년전에 돌아가셨어요. 10년 정도 많이 아프셨는데.. 아버지가 아프신 기간동안 진심으로 저희에게 사죄하셨고.. 저희 자매도 가슴에 응어리 졌던 원망 미움같은 거 다 서로 풀고 용서했어요. 친정엄마랑은 연락도 안 하고 살다가 그래도 아버지께서 돌아가시면서 그래도 엄마라고 본인의 잘못때문에 모녀가 헤어져 산다고 엄마도 저희 데려갈려고 했는데..친척들이 중간에서 막았다고.. 꼭 연락하고 살아라고 해서 연락하게 됐어요. 시댁에서도 그러길 바라셨구요. 결혼하고 나서 연락을 하게 됐는데.. 제가 생각한 엄마의 모습이랑은 좀 달랐지만. 같이 살지 않아서 그런 거라 생각했어요. 친해지면 달라질거라구요.
만날때마다 돌아가신 아버지 언급하면서 흥분하시고 욕하고 하실때마다.. 그 과거가 너무 힘들어서 그런가보다..하고 이해했어요. "난 니 몸 속에 니 아버지 피가 반이나 있는게 증오스럽다. 그 피 뺄 수 있음 내가 다 빼고 싶다. 반쪽짜리 내 자식이다." 라고 늘 말씀하셨어요. 엄마가 그런 말씀하실때마다 저는 그냥 아무말도 할 수 없었어요 제가 그만 좀 하라고 하면 인연 끊자고 하셨는데.. 그말이 너무나 무서웠습니다. 어쩌다 엄마 나 어릴때 힘들었어. 하면 "나도 피해자니 나한테 그런 소리 하지마라." 이라고 단호하게 말씀하셨어요.
그러다 제가 임신을 했는데.. 그 때 하필 신랑이 하던 사업이 엎어져서..그냥 쉽게 말해서 망했어요. 전세금 빼고 적금 다 깨고, 직원들 월급 챙겨주고나니 집도 반지하 단칸방으로 이사하고 결혼반지까지 팔아서 생활해야 할 정도로 안 좋아졌습니다. 그때부터였어요. 엄마가 저희 신랑을 냉대하시더군요. 평소에도 그리 따뜻한 분은 아니셨고.. 딸 힘들게 한다고 저러시나보다.. 그냥 좋게 생각하려고 했는데.. 그래도 신랑은 절 낳아준 사람이라고 이해한다고 해줬어요. 미안했습니다. 근데 또 엄마가 반찬을 챙겨주니까.. 말은 차갑게 해도 속은 아닐꺼야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다 제가 임신 5개월쯤 제 동생이 심하게 아파서 급하게 수술까지 하게 됐어요. 수술 대기 하는 동생이 저한테 안겨서 무섭다고 우는데.. 제가 토닥거려줬습니다. 그랬더니 엄마가 뒤에서
"니가 엄마냐? 니가 엄마해라 그냥.."
그러시더라구요. 그래서 우리 둘이 너무 엄마 소외감 들게 했나보다하고 그냥 웃어넘겼어요. 동생 수술 들어가고 기다리는데 엄마가 저한테 하시는 말씀이..
"니가 임신을 해서 그래. 니 뱃속에 그 애가 복이 없어서 니 신랑 사업도 망한 거고 OO(동생)가 크게 아픈거야. 생기면 안되는 애가 생겨서 그래. 지 복은 타고 나는 건데 복이 얼마나 없으면.. 에휴. 내가 너 가졌을때 딱 그랬어." ..진짜 가슴이 아팠어요. 왜 내 아이가 이런 소리를 들어야하는지.. 너무너무 속상했는데.. 그 자리에서 전 아무 말도 못했어요. 엄마가 또 보지말자고 할까봐.
그러다 애기를 낳았는데.. 안 오시더라구요.. 한달 있다 오셨는데.. 제가 아기 기저귀 갈면서 "우리 아들 쉬했어요?" 그랬더니.. 갑자기 저한테 소리를 지르시는 거예요..
"아들 낳았다고 내 앞에서 유세하니? 나는 딸만 낳았는데 너는 아들 낳았다 이거야?"
순간 벙 쪘어요. 그래도 할머니가 워낙 아들 못 낳는다고 구박했다고 하니까 이해하려고 했구요. 그래도 가시면서 조리원비 보태라고 50만원 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하다고 인사드렸어요.
그동안 형편 어려워지고 시댁에 가면 늘 살림에 보태라며 용돈 주셨고, 출산할때 병원비, 조리원비, 아이 옷이나, 장난감은 시댁에서 거의 지원해주셨어요. 친정엄마는 아이한테 내복 한장 해주신 적 없으셨지만 전 사실 그것까진 생각도 못했는데 한 날 시어머니가 신랑한테 물어보셨대요. 친정엄마가 아이한테 내복 한 장 사줬냐고.. 그 이야기 듣고 신랑이 좀 그랬다고 그러더라구요.. 그동안 친정 한번씩 갈때마다 (형편이 안 좋다보니..) 엄마가 좋아하시는 쿠키 사들고 가다가.. 올해 추석때 처음으로 용돈 10만원을 드렸어요. 시댁에도 똑같이 드렸는데 오히려 저희 갈 때 차비해라고 20만원 주셨고.. 엄마는 신랑한테 그 돈을 받고 하시는 말씀이 "드디어 니들이 복받을 짓을 하는 구나" 하셨어요. 그리고 그 날 처음으로 저희 아이한테 용돈 주셨어요.
그러다 이번에 아이 돌이었는데.. 엄마한테 오시라니까 싫다고 하셨어요. 형편도 안 좋고 아버지도 안 계시고 해서 그냥 간단히 시댁부모님들이랑 식사만 하기로 했는데 안 오신대요. 그동안 계속 엄마가 시댁부모님을 피하셨어요. 식사제안도 거절하시고.. 그래서 그냥 큰집 부모님이 오셔서 돌 잘 치뤘는데.. 아버지 돌아가시고 사실 할머니 일 아니면 뵐 일이 없었는데.. (엄마가 친가랑 연락하는 거 극도로 싫어하고 친가랑 연락하면 보지 말자고 하셔서) 염치 없이 연락했는데 당연하다는 듯이 아이 반지랑 팔찌해서 오셨어요... 아버지 대신이라고.. 잘 살아줘서 고맙다 그러시면서..감사하고 죄송해서 눈물이 다 났어요..
아이 생일날에 엄마한테 연락이 왔는데.. 좀 미안하다고 톡이 왔어요. 평소처럼 괜찮다라고 답장을 보냈는데 근데.. 이상하게 여태 괜찮다 괜찮다 해왔는데 갑자기 너무 서운하고 너무 싫은거예요. 엄마가. 남보다 못한 거 같고.. 괜히 큰집부모님이랑 비교 하게 되고..
어제 큰엄마께 감사하다고 전화해서 통화를 하다가 먼저 왜 엄마가 안 왔냐고 엄마이야기를 자꾸 물어보시길래 그동안 있었던 이야기를 하다보니 다 이야기하게 됐고 큰엄마랑 같이 막 전화기 붙들고 울었어요.. 그걸 신랑이 다 들었구요.
신랑은 특히 동생 수술들어갔을 때 엄마가 하신 말씀을 알고는.. 그 소리를 듣고도 아이를 그동안 친정엄마한테 보여줬냐고 화가 많이 났고.. 다신 친정가지도 않을거고, 아이 친정엄마한테 안 보여줄거래요. 그 말에 동의도 하고 공감도 해요.
사실 오늘 엄마 생신인데.. 연락하고 나서 맞는 생신때 생일상 차려드렸었어요. 근데 오늘 생각해보니 전 제 생일날 2번 있었는데 엄마한테 미역국도 못 얻어먹고. 문자 한 통 못 받았더라구요...ㅋㅋㅋㅋ 물론 제 동생한테도 그러셨고 제 동생은 이미 엄마 연락을 다 피하고 있는데.. 그것도 지금 저한테 제가 언니노릇을 못해서 그렇다고 그러시네요.. 동생 마음은 그게 아닌데..
내가 엄마가 되면 친정엄마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거 같았는데.. 오히려 더 이해가 안되네요...... 내가 이젠 등을 돌리고 싶어요. 내가 나쁜 건가요? 근데...또 엄마가 연락이 오면 뭐라고 해야할 지도 모르겠고.. 엄마가 너무너무 무서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