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남장 여자로 살고 싶습니다.

20살이고

1남 2녀 중 첫째에요.

 

성적, 학력, 직업 등은 노력으로 바꿀 수 있고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들인데

성별은 노력으로 바꿀 수 없고 내가 선택할 수도 없는데다가 너무 쉽게 파악 되는 차별 요소라

겉모습이라도 다르게 보이고 싶습니다.

 

'여자가 밥이나 차릴 것이지 어디 차를 끌고 기어나와'

'여자는 공무원이 최고의 직장이지. 너도 공무원 시험이나 봐 or 사범대 가'

'여자가 공대? 왜? 취직이나 하겠냐?'

'여자는 뚱뚱하면 무쓸모'

'oo이네 또 딸 낳았덴다 ㅉㅉㅉ'

라는 말들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사람들

 

힘으로 여자를 제압 or 위협하려하는 남자들

 

여자이고 학생이라는 이유로 말 툭툭 뱉은 어른들

 

을 보면서 많이 상처받았고

'내가 남자였다면 이럴 일이 없을 텐데'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다가

'적어도 겉모습이라도 남자처럼 보인다면 덜 상처받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남장은

머리자르고 압박붕대로 가슴 싸매고

화장 안 하고 운동화에 청바지

목소리는 원래 낮은 편이라 연습 좀 하면 괜찮을 것 같아요.

키는 170이라 굽 높은 신발 신으면 될 듯?

 

그런데 남장을 했을 때의 삶이 걱정되네요

 

어차피 독신주의자이고 연애에 대한 생각도 없으니 연애에 관해서는 문제 될 게 없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화장실이겠네요. 밖에 나가서는 그냥 참아야 하나...

 

두번째 문제는 '너 남자야? 여자야?' 했을 때의 답이겠네요.

'남장여자야' 라고 답할 수는 없으니 ㅎㅎ

 

세번째 문제는 제가 아무리 남자처럼 보이려 해도 전 여자라는 사실이네요.

주민등록번호도 앞으로의 기록에서도 지난 기록에서도 전 여자네요.

 

 

이 세상에는 수많은 차별이 있고 지금껏 수없이 당해 왔는데

유독 성차별에만 민감한 이유가 뭔지 참 모르겠네요.

그리고 그 차별에 제대로 대응도 못하고 저 자신의 정체성을 바꾸려는 제 자신이 조금 한심하기도 하네요.

 

 

 

ps 제 주변에 가부장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이 많아요. 어릴 땐 그게 이상한지 몰랐는데

크면서 이상하다는 걸 느꼈고 제가 노력해도 바뀌는 건 없네요.

뭐 예를 들자면 저희 집 막내가 남자인데(지금 중3) 집에서 손하나 까딱 안 하고

간식 다 제가 만들어주고 할 줄 아는 게 하나도 없어요. 설거지 빨래 청소 요리 집에서 단 한번도 하는 거 없고 누가 안 챙겨주면 안 먹고 안 입어요. 아빠, 삼촌 등 주변 남자 어른들 다 마찬가지

이런 거로 제 가족들 미워하기는 싫은데 정말 사랑하는데 가끔 너무 귀찮아요. (배 안고픈데 동생 라면 끓여 줘야 할때 아빠가 물 떠오라고 시킬 때)

근데 엄마, 여동생, 할머니 아무도 뭐라 안 합니다. 특히 여동생이랑 할머니는 매우 가부장적이고 보수적이라 남자들보다 더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