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는 결혼 3년차 부부입니다. 아이도 하나 있습니다. 맞벌이고 저는 출장이 좀 잦은 일을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3주 정도의 출장을 마치고 나면 3~4일은 집에서 아이를 보고 아내와 근교로 놀러가기도 했습니다. 그런 생활이 3년을 다 채워 갈때쯤 아내에게서 이상한 낌새가 느껴졌습니다.
저는 종종 아내의 휴대 전화로 웹서핑을 하기도 했습니다. 내 폰을 멀리 둔 상태일때 가지러 가기 귀찮아서 그렇게 할때가 있었습니다. 그날이 그랬습니다. 아내가 잠들었고 제 휴대 폰은 작은 방에 있던 상황이었죠. 아내 휴대폰의 비번을 열고 들어가자 아내의 폰에는 누군가와 주고 받은 메일이 그대로 열려 있었습니다.
처음엔 과거 연인과 주고받은 메일인가 싶었습니다만 날짜와 시간이 바로 전날로 되어 있었습니다. 눈을 의심했습니다. 두사람의 알콩달콩한 연애 이야기가 그대로 씌여 있었습니다. 심지어 상대방은 유부남이었습니다. 보고 싶다, 어제 만남이 어땠다, 비키니 사진을 찍어 보내달라, 맨입으로 줄순 없다, 등등의 이야기들이 있더군요... 주고 받은 메일을 전부 확인했습니다. 제가 출장가서 죽도록 목숨걸고 일할때 그녀는 그와 함께 하고 있었습니다. 수영장엘 갔고 커피숍에서 만났으며 관계...도 가진 것으로 보였습니다. 키스마크... 소위 쪼가리라 불리는 것에 대한 은어도 있었습니다. 심지어 제가 맹장 수술로 입원했을 때도 그를 만났습니다. 아내는 제가 입원했던 5일간 단 하루도 병원에서 같이 밤을 보내주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복강경 수술이 간소해 졌다고는 하나 수술 당일밤은 상당히 고통스러웠습니다. 홀로 외로움을 견뎠던 설움이 분노로 바뀌었습니다.
메일을 본 당시 내가 미치지 않은 것이 다행이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내에게 일단은 알리지 않았습니다. 아이에게 불안정한 부모의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의 전화번호를 알아내 그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심야라 받지 않았습니다. 떨리는 손을 부여잡고 문자를 남겼습니다. 둘이 조용히 해결하자고... 그에게 아내와 헤어질것을 요구 한 뒤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생활하려 했습니다. 죽을 것 같이 화가 나고 배신감에 몸이 떨렸지만 아이생각에 참아야겠다는 생각 뿐이었습니다.
다음날 그는 바보같이 이일을 아내에게 알렸더군요. 어쩔 수 없이 그 두 사람에게 이야기 했습니다. 그에게는 아내와 다시 만나지 말것이며, 두번다시 당신의 이름이나 모습이 내 시야에 들어오지 말것을 경고 했습니다. 만약 그렇게 하면 내가 어떤 행동을 하게 될지 모르겠다 했습니다. 이미 알게된 아내에게도 같은 경고를 했습니다. 화내지도, 격하게 행동하지도 않았습니다. 차분하게 말을 이어가며 경고했습니다. 두번 다시 그를 만나면 아이를 다시 볼 생각을 하지 말라했습니다. 그녀는 그렇게 하겠다 했습니다. 만약 그를 다시 만나면 자기가 먼저 해어지자고 하겠다더군요. 안만나겠다고, 헤어지겠다고, 정리할 시간을 달라는 말도 안되는 요구도 들어 줬습니다.
그후 3개월이 지났습니다. 믿었습니다만 둘은 여전히 문자를 주고 받고 있었습니다. 연락을 하고 만나는 것 같았습니다. 단편적인 문자들이 그녀의 폰에 남아 있었습니다. 만남을 유추 할 수 있는 문자들이었습니다. 수상한 낌새도 여러번 있었습니다만 그럴때마다 아내는 화내면서 아니라고 부인을 했었습니다... 그녀를 용서하려고 안간힘을 썼습니다. 관계도 개선하려고 직장 업무도 줄였습니다. 출장이 없는 업종으로 옮겼고 야근으로 집에 못들어 오는 시간을 하루 이틀로 줄였습니다. 아내와 함께하기 위해 주말은 일이 남아도 쉬었습니다. 열정을 바치던 회사일에서 열정을 거두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되고 보니 허무 하네요... 기운이 빠집니다. 몸부림 친 3개월의 노력이 이제는 허사가 된 것 같습니다.
아이를 위해 더 참아야 할까요... 아니면 이쯤에서 그녀를 놓아줘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