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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조절 안되는 아빠

잉명 |2016.01.25 23:47
조회 594 |추천 0

안녕하세요. 20대 초반 여잡니다.
맨날 눈팅만하다가 첨 글써본단 인트로를 많이 봐왔는데 제가 이런 글을 쓰게 될 줄 몰랐네요..ㅋㅋㅋ;; 가족얘기를 할건데 카테고리를 정하기가 애매해 부득이 결시친으로 했습니다. 모바일이므로 약간의 오타는 양해해주세용


글을 쓴 이유는 제목과 같이 분노조절이 안되는 아빠때문 입니다. 우선 저희 가족은 부모님과 저, 아래로는 여동생(대학생)과 남동생(중학생)이에요. 아직 아무도 독립안하고 다같이 한 집에 살구요.


아... 막상 글쓰려니 어디서부터 글을 써야할지 막막하네요. 엄청 오래전부터 지속된 일이라.. 우선 말씀드린대로 아빤 분노조절이 잘 안되십니다. 제가 임의로 그렇게 말하는게 아니라 실제로 병원에서 그렇게 진단을 받으셨어요. 원인은 직장생활 하시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셔서 그렇다네요. 원래 성격이 좀 소심, 꼼꼼하고 작은 일에도 큰 의미를 두고 예민하세요. 엄마말로는 결혼전에는 정말 순했다는데 회사다니면서 이리저리 치이다보니 사람이 변했다고 하시네요.


우선 아빠는 기분이 좋고 나쁜 리듬이 심해서 본인이 기분 좋을땐 헤헤거리다가 기분나쁘거나 조금이라도 수틀린다 생각되면 표정 돌변하고 화를 냅니다. 그렇게 기분이 안좋을 땐 정말 누가 무슨짓을 해도 신경에 거슬리나 봐요. 우선 저기압일때 엄마나 저 여동생 누구라도 하나 걸리기만 하면 그냥 영문도 모르고 지르는 소리, 욕지거리 다 받아내야해요.(아들은 좀 아끼는 편이라 아들한텐 유한편)


'화내는 이유가 다 있다, 너가 잘하면 내가 이렇게 안한다.' 뭐이딴 얘기를 하시는데 화내는 이유라고 말하는게 다 꼬투리에요.(예를들면 화장실 슬리퍼를 뒤집어 놨다는 거..? 걍 화내고 싶으니까 꼬투리 잡아서 족치는거죠)


당해보신 분들만 알겠지만 언어폭력.. 그거 정말 괴로워요. 아빠가 원래 저 어렸을 때부터 그렇게 장난식으로든 아님 진짜 화났을 때든 욕을 정말 많이했는데, 아빠가 원래 목소리도 엄청 크고 정말 이 세상의 모든 쌍욕이란 쌍욕은 다해서 이 나이가 되도 전혀 익숙해지지 않네요.


더불어 굉장히 가부장적이고 가정적이세요. 가정적...이라는게 좋은 의미죠 원래는ㅋㅋㅋ 근데 우리아빠가 가정적이라는건 뭔말이냐면 가족이나 가족의 의미에 엄청 집착해서 당신이 느끼기에 조매라도 섭섭하면 아빤 섭섭하다, 이게 가족이냐, 뭐 이런 얘기를 합니다. (가족끼리 얼굴 맞대고 식사도 안한다, 이게 가족이냐.. 이런식. 딸한테 ㅆㅂ년이네 뭐네 하시는 분이 가족의 의미를 운운하시네요.) 저와 제 동생에 대해 제제하는 것도 많고요. 가부장적인 면은.. 뭐 말안해도 겁나 대단...


저도 아빠가 이렇게 난리칠 때마다 여러 시도를 안해본건 아닙니다. 이성적으로 아빠의 화가 가라앉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조곤조곤 얘기해보기도 하고, 장문문자 보내기도 하고, 어쩔땐 저도 터져서 대적해서 싸우기도 하고... 뭐 짐작하시겠지만 그어떤 논리도 통하지 않아요. 제가 어떤식으로든 잘 설명을 해도 우선 본인 생각에 안맞으면 이상한 논리로 비꼽니다. 전 그게 잘못이라고 지적하고요. 그럼 엇다대고 말대꾸냐..(할말없으니까) 이런식으로 대화가 흐르네요. 제가 커갈수록 점점 타당한 논리와 빈틈없는 반박을 하니 빡쳤나봅니다. 해서 매번 나는 결론은 아빠는 어른/부모고 전 자식이니 무조건적인 복종을 하라 이겁니다. 먹여주고 재워주니 내집에선 군말말라는 것도 흔한 레파토리구요.


(추가로 얘기하자면 전 대학 진학 이후로 큰돈드는 병원비를 제외하곤 부모님께 돈 안받고 제 힘으로 지내고 있습니다. 이건 아빠 철학이라 지금 대학생인 둘째도 이러고 있는데, 고등학교때까지만 지원해주고 대학가선 알아서들 살아라 하는거에요. 저도 첨엔 당황했는데, 학비는 장학금과 한국장학재단 대출로 쉽게 해결 가능하고, 매달 드는 생활비는 주말알바를 통해 스스로 벌고 있습니다. 첨엔 힘들기도 했는데 어느정도 적응되고 안정되다 보니 오히려 경제적으로 독립한게 굉장히 좋더라구요. 책임감도 생기고.. 물론 아빠집에서 살고있기는 하나 이런 상황에 내집 운운하는게 참..;; 아! 아빤 이런 저에게 돈 몇푼 번다고 유세떨지 말라시네요.ㅎㅎ)


아빠가 이러셔도 우리가족, 특히 엄마와 저, 여동생은 그냥 참습니다. 엄만 원래 유한 성격이에요..긍정적이고. 그래도 아빠가 저런식으로 십수년을 그러니까 많이 힘드신가 봅니다. 그래도 엄마가 아빠를 잘 맞춰주고 아빠는 가정적이고 아빠가 분노하지 않을땐 엄마한테 잘하는 편이니까 부부사이는 좋으세요. 한번씩 지랄이 나면 정말 힘들어 하시지만.. 엄만 그냥 가정의 평화를 위해 무조건 너네가 참아달라만 하십니다.


제 여동생은.. 원래 애가 털털한 편이고 또 이젠 제 스스로도 이골이 났는지 아빠한테 맞추기도 하고 요령껏 무시하기도 하면서 지내더라구요.(가끔은 대판 하기도 하는데 신기하게 잘 잊고 지내더라구요. 대단한 인간..) 그리고 전 이렇게 온라인 상에 일면식도 없는 분들께 제 사정을 고백할 만큼 많이 힘든 상태입니다.


오늘도 일이 있었는데 다짜고짜 전화해서 화를 내더군요. 그렇게 아빠가 화를내면 정말 무섭고 손떨리고 너무 불안해요. 오늘도 영문도 모르고 당한 저는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 우선 엄마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알고보니 엄마가 오늘 마트갔다가 물건을 잘못사서 아빠가 빡쳤다하더라구요. 아빤 그걸 저한테 푼거구요.


찬찬히 생각을 해봤습니다. 내가 왜 이렇게 이유도 모르게 아빠의 화푸는 대상이 되어야 하지? 아빠가 회사에서 힘들어서 그래도.. 그게 가족인 나에게 할짓인가.. 거래처 사람들에겐 그렇게 친절하면서.. 왜 나한텐 남보다도 못한 대우를 하는건데..


그래서 혼자 많이 울다가.. 정말 안좋은 생각도 들었어요. 가위로 절 찌르는 거나 높은데서 떨어지는 그런 상상..가슴에 묵직한게 안 없어 지더라구요. 결국 터져버렸어요. 아빠한테 전화해서 왜 나한테 화내냐고 그랬죠.. 내가 뭘 잘못했는데 아빠 화풀이 대상이 되어야 하냐, 내가 제일 만만해서 그런것이냐.. 역시나 돌아온건 무지막지한 막말과 쌍욕... 그래도 오늘은 안지고 바락바락 대들었네요. 마지막엔 아빠가 다시 보지 말잡니다.


옛날같았으면 오늘처럼까진 안했을텐데.. 참다참다 저도 폭발했네요. 지금은 친구집에 우선 와있구요... 아빠한테 굽힐 생각은 없네요..


답 없는거 아는데.. 이런상황 겪어보신 분들.. 조언 부탁드려요..(그리고 혹시 학생대출 잘아시는 분도 조언부탁해요..ㅠㅠ;; 더러워서 나가살던가해야지ㅠㅠ..)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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