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지 얼마 안된 새댁입니다.
만삭이 되어가니 참 생각도 많고 이래저래 많이 힘에 겹네요
모든 사람들이 그런 것은 아니겠으나 제가 참 처량하고 바보같고
저는 신랑을 정말 사랑해요
정말 어디에서 이런 사람을 또 만날가 싶고
이런 천사가 다 있나 싶고
세상에 이렇게 나랑 얘기도 가치관도 잘 맞는 사람이 더 없을 거라는 확신이 들어요.
저희 부모님도 시부모님들도 저희보고 늘 닭살부부라고 눈꼴셔서 못 쳐다보겠다고
그만큼 금술이 좋아요 둘이 서로 좋아서 어쩔 줄 모르는
그런데 임신이라는게 참 힘이드네요
누구나 다 그렇다지만 제가 좀 많이 이상한건지 많이 예민하고...ㅜㅜ
그런데 출산이 다가오자 이제는 신랑이 너무 많이 예민해져 있네요
요즘 들어 너무 싸움이 잦아져 여러분들의 조언이라도 얻어보고자 이렇게 글을 올려봅니다.
연애초부터 결혼을 전제로 만나자고 늘 말했던 신랑은 쇳불도 단김에 빼고 싶었는지 연애하면서도 아이가 생기기를 늘 바랬고, 대학을 졸업하고 학자금을 갚느라 대학원을 못갔던 것이 한이 되어 이십대 후반이 되서야 비로소 다시 공부를 시작하게 된 나는 일년만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
신랑도 나도 연애에서 상처가 많았다.
서로 이런저런 상처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고 신랑의 상처는 특히 여자에 대한 불신으로까지 커져 있었다. 그랬기에 칠년이라는 긴 공백동안 연애도 하지 않았고 힘든 시기를 보냈었다.
그런 신랑을 보듬어 주고 싶었고, 신랑의 집착도 귀여웠다.
나 또한 애정결핍이 있었기에 신랑의 애정결핍마저도 사랑으로 느껴졌다.
신랑이 왜 결혼에 애닳아하는지 왜 아이를 빨리가지고 싶어하는지 왜 나를 온전한 자기 여자로 만들고 싶어하는지 그 상처를 다 알기에 어느 순간부터 서로 결혼을 서두르게 됐다.
하지만 신랑은 모아둔 돈이 없었기에
나도 공부를 시작한다고 모아둔 돈 절반을 써버렸기에
아이는 늦게 가지자고 얘기를 했다.
하지만 신랑은 좀 확고 했다. 당시의 말로는 내가 불안했고 결혼이라는 약속도 불안했다고 한다.
좀 더 확실한 매개체가 필요하다고 느꼈고 밀어부치기 위해서 임신계획을 세웠다고 한다.
뭐 임신이 확실해지고 나서는 참 암담했다.
결혼에 돈이 얼마나 들지 알고 있었고, 우리 수중에 돈이 별로 없음을 알고 있었으니깐
부모님께 손벌릴 처지가 안되었고
신랑 집안에도 손 벌릴 생각이 없었다.
때문에 엄청 신랑을 타박하며 어쩔거냐 혼을 냈지만
신랑의 뛸 듯이 기뻐하는 모습에 바로 결혼식을 서두르게 됐다.
나름 이름있는 대학 나오고, 직장도 탄탄했고, 연봉도 괜찮았다. 서른을 바라보는 나이였지만 외적인 부분도 남들에게 흠잡힐일은 없었다. 이렇다 저렇다 빵빵한 소개팅자리도 선자리도 많이 들어왔었다. 하지만 당시 사랑에 지쳐있을 대로 지쳐있던 나는
정말 선하고, 나만 봐주는, 그리고 성실하고, 나와는 가치관이 비슷한
절대 바람을 피지 않을 성품의
그런 남자를 찾고 있었다. 솔직히.. 피해의식이지만 내가 너무 당했기 때문인가..
한국에선 적어도 내 나이가 되고 나선 이미 그런남자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있어도 이미 누가 채갔을 것이라고
그러다 이 사람을 만났고 뭐 결혼 과정에 결국 우여곡절이 많았으나 양가부모님과 친구들의 축하 속에서 남 부럽지 않게 결혼식을 올렸다.
신혼집은 한국이 아니다.
신랑이 복지좋은 국가의 영주권자이고 그 영주권을 따느라 5년이라는 시간을 허비했다. 고등학교 졸업직후 대학 진학을 하였으나 집안 사정이 안 좋아져 대학을 자퇴하고 군대를 다녀와 집안 사업을 조금 돕다가 다시 이 나라로 돌아와서 바로 영주권을 땄다.
영주권을 따는게 생각보다 돈도 시간도 많이 들기에 난 신랑이 모아둔 돈이 없는 것도 상관없었다.
공부를 한다고 모아둔 돈 절반을 쓰고
나머지 절반이 결혼자금으로 모두 들어갔다.
우리 가족들에게는 공부한다고 내가 돈을 다 썼으며 모든 돈은 신랑이 내는 거라고 나는 행운이라고 이렇게 좋은 사람이 나 밥숟가락만 들고 오라고 한다며 자랑했다. 집안 어른들도 다 좋은 분들이며 모두 나를 성대하게 축하해준다고 말씀드렸다.(사실은 엄청 반대하셨다^^;; 아직 결혼 자금도 없지 않냐며 그냥 애낳고 너희들끼리 살라고 ㅜㅜ)
딸이 이렇게 부리나캐 외국으로 시집을 가는데 그렇게 대접받으며 간다고 얘기하는게 부모님 마음에 상처를 드리지 않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이 사람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렇게 양가의 도움 없이 내가 가진 돈으로 결혼을 진행했고
외국이었기에 당장 집도 필요없었고 복지도 좋은 나라기 때문에 한국과는 달리 살만했다.
신랑도 이 곳에선 자리를 잡은 터였고 월급이 적은 편도 아니었으므로 부유하진 않았지만 나름 살만하다고 느꼈다.
그러나 점점 내 몸도 무거워지고 더이상 일을 할 수 없어 나는 경제활동에서 모두 빠진 상태
신랑도 흔쾌히 그러하라고 했다.
그런데 막상 신랑 월급으로만 생활하자니 신혼살림이야, 생활비야, 예상치못한 지출이야, 출산준비비용이야, 내 영주권 신청비용이야, 정말 말도 안되게 돈이 많이 나가더라.
둘이 허리띠를 졸라맨다고 될 것이 아니다.
결혼도 육아도 현실이니깐.
금전적으로 서로 힘들다보니 부딪히는 일도 많아지고 서로가 서로에게 많이 예민해지는 시기가 온 것같다. 신랑은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까지 더해져 요즘 사소한 것에도 부쩍 화를 내고 얼굴 한번 피기 힘들다.
그렇게 신랑이 힘들어 할때마다, 난 손에 쥐고 있던 비상금을 모두 털어 신랑에게 전해주고
몸이 무거워져 회사를 그만두었으나 다시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서 하기 시작했다.
몸에 최대한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신랑 월급의 삼분의 일도 되지 않지만 신랑은 그것에도 숨통이 틔인다며 행복해한다.
그런데 9개월이 되니, 나도 힘이 든다.
솔직히 임신 초기에 제일 예민할 때 내가 봐도 미친짓을 많이 했다.
신랑에게 이유없이 화내고 울고 소리지르고
그땐 내가 정말 미친여자같았다. 그래놓고 미안하다고 신랑을 너무 힘들게 했다고
그 시기를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이해해준 고마운 신랑이다.
지금은 나도 신랑도 참 많이 예민하다.
난 점점 무기력증과 쏟아지는 잠과 일을하고나면 미친듯이 몰려오는 피로와 통증에 힘에겹다
신랑은 주 6일을 일한다. 그것도 아침부터 밤 아홉시 열시까지..
다른 언니들에게도 물어봣는데 남편이 아가가 나올 무렵엔 갑자기 어깨가 무거워지며 예민해 진다고.. 이해해야지 하면서도 나도 예민하니 그게 잘 안되고 서로 힘든 시기를 겪고있다.
신랑은 늘 돈 걱정을 한다.
난 그 돈으로도 잘 살아갈 수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난 어두운 생각을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때문에 이따금씩 신랑이 그런걱정을 할때면 우리가 찢어지게 가난한 것도 아니고 뭘 그리 걱정하느냐 있는 돈 안에서 잘 살아보자 설득한다.
그때마다 신랑은 알면서도 힘들고 걱정한다고 해결되지 않을거 아는데도 계속 걱정만 하게 된다고
집은 없지만, 이나라 어차피 월세밖에 없다 전세 개념이 없기에 월세로 살다가 나중에 대출로 집을 산다. 출산과 동시에 나라에서 지원금이 나온다. 꽤 많이. 거기다가 신혼부부 서포트해주는 기금도 잇다. 또한 내 영주권 신청으로 나라에서 삼년간 지원을 못받아 그렇지 삼년이 지나면 영주권자에게 주는 복지혜택도 어마어마하다.
뭐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삼년만 버티면 희망이 보이니깐
나도 일년간 아이를 키워놓고 다시 돈을 벌 생각이고, 나름 잘 벌 수 있을거라는 확신도 있다.
결국 대학원에 진학하지는 못했지만(이곳으로 유학와서 어학연수 코스를 밟고 대학원에 갈 예정이었음) 뭐 앞으로도 못갈 것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행복한 가정을 얻었으니 상관없다.
그럼에도 자꾸 어두워만 지는 신랑을 볼때마다 가슴이 저리고
한편으론 왜 저러나.. 삼년만 버티면 될 것을 답답하고
살면서 한번도 게을러본적이 없는 나인데.
요샌 집안 청소도 못하고, 살림도 접어둔채로 산송장처럼 침대에만 누워있다.
그런대도 잠이오고 그런데도 온 몸이 쑤시고 아프다.
그러다가 내가 돈 벌어서 아가 물건이라도 사야지 하면서 몇시간씩 알바를 다녀온다.
이런 내가 싫다. 너무 무식하고 게으르고 한심해보인다.
그런데... 정말 정말... 핑계가 아니라 몸이 말을 안듣는다... 내가 왜 이러나 싶을 정도로
상황이 이렇다보니 점점더 예민하고 신경질적이 된다.
뭐 이런 일상이다보니 밤에 부부의 관계는 소원해지고
서로 즐거운 대화보다는 싸움이 늘어났다.
신랑은 끝없는 직장불평
돈에대한 한숨
미래에 대한 불안감
밤마다 마시는 술
나를 늘 보듬어 줄 것만 같았던 그 따뜻한 품도 미소도 사라진지 꽤 되엇다.
그리고 그런 신랑을 이해한다고 해놓고도 막상 서운하고 힘들게 하는 나.
어떻게 해결해야 방법이 있을까요?
혹시 비슷한 경험을 하셨거나, 솔루션을 아시는분..
공유해 주실 수 있을까요?
글을 적어본지 오래 되어 참 두서가 없는 글이지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