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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무늬고무신과 빨간집4

요나 |2016.07.11 15:01
조회 6,580 |추천 18

생각지도 못한 조회수에서 한 번 놀라고
재밌다고 무섭다고 다음 글 빨리 읽고 싶다고 댓글 적어주시고 추천도 해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또 한 번 놀랐습니다.
물론 반대도 있었지만ㅎㅎ 제 글 솜씨가 다 못 담아내는 거겠죠?ㅎㅎ
솔직히 거의 10년 전 일이여서 가물가물하기도 하고 그냥 봐주시는 분 없어도 제가 쓰고 싶을 때 쓰는 글이기때문에 저는 천천히 쓰려고 했어요.
그런데 이렇게 예상치 못한 반응을 보여주셔서 감사하고 글 쓸 맛이 나네요.
보답으로 오늘 한 이야기를 할 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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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제가 왜 이런 일을 겪었을까 궁금해하실 분이 계실 수도 있어서 짚고 넘어갈게요. 앞으로의 얘기가 더 이해되실 거라 생각해요.

솔직히 고무신 하나 때문에 제가 이런 일을 겪은 건 아니에요.
그럼 밖에서 물건 주워 온 사람은 다 저처럼 겪었겠죠.
집도 집이거니와 시기적으로 복합적으로 겹쳐져서 일어난 거 같아요.
전에 제가 겪을 일을 들었던 친구 말을 들으니 떠오르더군요.

지금 이사 온 두번째 집에서까지 일이 일어나다보니 엄마는 무당도 많이 찾으러 다니시고 스님도 많이 뵈러 가셨죠.
저도 심심치 않게 그 분들을 보았구요.
집 둘러보고 가시고 처치도 해주시고 가셨거든요.
빨간집도 부적도 부적이지만 돌아가신 할아버지와 삼촌을 무당을 통해 불러서 같이 얘기도 하고 지켜주신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저희는 그나마 살아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언제는 스님 한 분이 저를 보시곤 놀라시는 거예요.
"따님이 영이 참 맑네요. 얼굴에 죽은 데가 하나도 없네.."하시면서요.

저는 그 때 무슨 소리인지 싶었는 데 그 소리를 또 들은 적이 있어요.
바로 제가 다니던 학원 선생님이셨습니다.
편하게 말하려고 학원이라고 하지 10명 남짓의 학생이 있는 그룹 과외인데요.
앞서 저를 집에 태워다주신 선생님이세요.
"요나(가명)야 참 영이 맑다. 근데 너 눈을 보면 내가 다 무서워" 라고 말씀하시곤 하셨죠.

'영이 맑다'는 이 말은 나중에 알고봤더니 영적능력이 있다는 걸 말한대요. 아이처럼 영혼이 맑아서 귀신도 볼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상황만 맞으면 언제든 볼 수 있단 소리였습니다.
그래서 점차 그런 느낌에 둔해진 거 같네요.

상황은 예를 들면 빨간집같은 건데요.
제가 창문 얘기를 빼놓았더라고요. 또 창고방이며 벽지색깔까지요.
이게 뭐?하시는 분도 계실거예요.

하지만 이건 도깨비터와 엄청난 시너지를 이뤘습니다.
무당이고 스님이고 딱 집에 들어오자마자 하시는 말씀이
"귀신이 딱 좋아하게 생겼구만"이었습니다.

그러고나서 그 이유를 알려주셨어요.
일단 창문이 너무 많으면 귀신도 밖에서 안을 들여다볼 수 있고 더 호기심을 가진다고 해요. 커튼이 10개가 넘을 정도로 집에 창문이 많으니 더 호기심이 생겼겠죠. 또 방과 방 사이가 창문때문에 틈새가 있어서 이 방 저 방 왔다갔다 하기 편할 거라고요.

또 빈방이 생기면 안 좋대요. 특히 창고처럼 쓰는 방이요. 사람이 잘 드나들지 않는 곳은 귀신이 머무르기 좋다고 하더군요. 제 방과 오빠 방 사이에 창고 방이 있었으니 말 다했죠?

마지막으로 벽지에요. 엄마가 흰색벽지를 좋아하세요. 문양이 새겨지긴 했지만 온 집안의 벽지가 다 흰색이었어요. 유일하게 화장실만 빼고요. 지금은 이유가 생각이 안나는 데 귀신이 흰색벽지를 좋아하는 거였던 거 같아요.

그렇게 저희집은 도깨비터에 귀신이 좋아하는 환경까지 만들어줬던 거죠.

또 때마침 전 그 학원선생님을 만났구요.
그 선생님 아니셨으면 전 뭔지도 모르고 이상하다고만 했을 거예요. 좀 제가 둔한 편이라ㅎ

그래서 지금부터 해드릴 이야기는 학원친구와 겪은 것입니다.
(제가 고무신을 줍고 빨간집에 살게 되면서 밖에서도 귀신을 봤었다고 했는데요. 순서상 이 이야기를 먼저해드리는 거에 대해 양해부탁드려요.)

그나마 좀 덜 무서운 이야기를 해볼까해요.

제가 다닌 학원은 선생님이나 학생들이나 무서운 이야기를 정말 좋아했어요.
더욱이 선생님도 숑(가명)오빠도 저도 귀신을 느낄 수 있었거든요. 제가 여기서 젤 못 느낄 걸요?ㅋ

그래서 밤에 끝나는 경우도 많고 다 같이 끝나면 담력테스트를 하곤 했어요.
화장터도 가고 사람들이 많이 죽는 호수도 가고 지금은 사람들이 잘 사용하지 않는 옛 산길도 갔죠.

제가 사는 곳이 관광지이고 피서철에 많이들 오시는 데 괜히 이런 이야기를 하면 안 좋을 거 같아서 말 안하려다가 하는데요.
암튼 제가 사는 곳은 산도 있고 바다도 있고 호수도 있는 그런 곳입니다. 그래서 그런 으슥한 곳이 은근 있습니다.

때는 여름이고 오랜만에 담력테스트차 저희는 화장터에 갔어요. 오솔길 같은 길을 차를 타고 다 같이 밤에 갔습니다.
생전 화장터를 간 적도 없고 신기하더라고요.

근데요. 제 코 이상한 걸까요? 오솔길을 따라 화장터와 가까워질수록 너무나 진한 꽃향기가 나는 거였어요.

예전에도 맡은 향인 거 같은 데 아무리생각해봐도 무슨 꽃인지 생각도 안 나고 너무 향이 진해서 속도 안 좋아졌죠. 여전히 그 꽃향은 뭔지 모르겠네요.

여차저차 화장터에 도착했는 데 한창 화장을 하는지 불이 활활 타오르고 있었습니다.

아 그래서 저는 유가족이 들고 온 꽃 향인가보다 했습니다. 또 좀 숲길같이 되어있었고 거기에 있는 꽃 향기려니 말이죠.

하지만 그향은 저희를 따라오기라도 하듯이 차를 타고 화장터와 멀리 떨어지는 데도 차에서 그 향이 맴돌았습니다.

그 향은 예사로운 향이 아니었어요.

그 걸 저는 사람이 많이 죽는 호수에 가서 알았죠.
평소 그 호수는 산책로이긴 하지만 모르는 사람이 보면 바다처럼 보일 정도로 커서 인적이 드문 곳이 많습니다.
성폭행이 일어나기도 하고 자살을 해서 시체를 건져올리기도 하는 곳이죠. 이건 지역사람만 아는 애기지만요.
암튼 저흰 간도 크게 거길 밤에 갔습니다.

근데요. 거기서도 제가 맡았던 그 향이 매우 진하게 나는 것입니다.

저는 킁킁 거리며 어디서 나는 건지 찾아보는 데도 도통 알 수 없었습니다.
주차장 옆에 쓰레기장이 있는 데 쓰레기 냄새가 안 나게 할 정도로 강하게 났는 데 말이죠.

그 때 선생님이 저한테 다가왔습니다.
"너도 그 향이 나니?" 하면서 말이죠.

"꽃 향기지? 근데 막 향기롭진 않을거야 맞지?" 라고 물으셔서 저는 그렇다고 했습니다.

'귀신 향'이라고 하더군요. 그 것도 그럴 것이 나중에 이 이야기를 할 때 다른 친구들은 그런 냄새를 못 맡았다고 했으니깐요.

그 때 같이 간 숑오빠도 저랑 같은 향을 맡았다고 해요.

꽃이 버려져 있긴 했는 데 향이 안나는 조화같은 거였다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저는 귀신 향을 맡게 되었습니다. 요즘은 안나네요? 귀신아 어딨니~~ㅋㅋ

옛 산길에서도 마찬가지였어요. 더 하면 더 했죠.

터미널이 생기면서 그 쪽으로 사람이 잘 안 가는데요.
그래서 거기 있던 휴게소도 문을 닫았어요.
정말 전조등 키고 가야할 길이 됐고
산길도 가파르고 꼬불꼬불 거려서 왠만하면 가질 않습니다.

무서운 걸 너무도 좋아하기에 그 길을 선생님 한 분이랑 저 포함 학생 3명이 차를 타고 밤 12시 무렵 올라갔어요.
원래는 제가 사는 곳 야경을 거기에서 보면 너무 예뻐서 그걸 보려고 갔는데요.

하필 그 날 안개가 자욱했습니다.
평지에선 비만 주르륵 내렸는 데 산길을 올라가니깐 안개가 엄청 껴있더라고요.
전조등에 의지한 채 저희는 천천히 올라갔습니다.

근데요. 저는 오빠랑 같이 뒷자석에 앉았는 데
너무 추운 겁니다.
에어컨을 틀었다고 해도 이건 너무 추웠어요.

왠지 뒤에 누군가 있을 거 같은 느낌을 갖고 계속 올라가던 중
제 눈에 한 명의 여자가 보이더라고요.

길 가에 가만히 서 있는 여자였습니다. 이내 그 곳을 지나고 다시 봤을 땐 표지판 같은 거 였어요. 그래서 저는 시력이 안 좋아서 잘 못 봤나 했습니다.

그렇게 더 올라가는 데 그대로 얼어 붙었습니다.

그 도로 바로 옆이 절벽인 데
상체랑 하체가 분리된 채 뭔가가 기어오르고 있었습니다.

그 건 잘 못 볼 수가 없었어요. 전조등 불빛 옆으로 정확히 기어오르고 있었거든요.

그 때 같이 간 선생님은 귀신을 못 보셨던 분이기에 전 아무말못하고 휴게소까지 올라갔습니다.

정말 안개가 자욱하더군요. 야경은커녕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폐가가 된 휴게소는 더 무섭기만 했습니다.
그래도 바람이나 쐬자하고 차 밖으로 나왔어요.

그 것도 잠시..
전 또 향이 나더군요.

진짜 빨리 내려가자고 바람쐬고 있는 선생님한테 졸라서 겨우 내려왔습니다.

근데요. 전 그 것만 본 게 아니에요.

한 중턱쯤 올라가다가 반대편 차로에 세워진 검은 차량을 보았는데요.
사람이 없는 겁니다.
잠깐 스쳐지나가듯이 지나가서 안개도 꼈으니깐 좀 쉬다가려나보다 하고 넘겼어요.

그러고나서 저희는 좀 속도를 내서 내려가는 중이었어요.
중턱인 만큼 한참 내려가야하는 데..
우리가 거기에 있어봤자 5분도 채 안됐는 데..
그 차는 저희가 산을 내려올 때까지 볼 수 없었습니다.
제가 봤던 그 차는 어디간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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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었을지 모르겠네요ㅎ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추천수18
반대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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