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어이없게 헤어짐을 당한 20대 중반 여자입니다.
다른 채널에 올려봤는데 댓글이 하나도 안달려서 제일 활발하고 객관적이고 현실적인 분들이 많은 여기 다시 한번 올려봅니다. 제발 도와주세요
1년 정도 죽도록 좋아했고 지금도 습관처럼 생각이 나서 일하다가도 울컥하고 나 혼자만 미친년 된 것 같고 정말 내가 바람을 피운건지 나 조차도 나를 의심하게 되고, 그냥 내 생활 다 포기하고 그 사람이 바라는 대로 했었으면 괜찮지 않았을까, 다 내 잘못인건 아닐까...하는 상황까지 와버려서 이렇게 글을 씁니다. 제발 조언 부탁드려요
저번 달엔 하나 있던 14년지기 친구가 연을 끊자고 하고, 이번달엔 남자에게 버림받고... 제 가치관이 이상한건지, 잘못 살고 있는건 아닌지.. 고민입니다.
저도 잘못한 게 많고 최대한 객관적으로 적어볼께요.
그 사람은 30살이었고, 같은 취미를 공유하며 같은 동호회 단톡도 있었고, 키 180이 넘고, 몸무게도 저보다 30키로 넘게 더 나가고, 한 손으로 저를 들 수 있을 만큼힘이 세고(제 키가 172예요), 저에게 헌신하고, 저만 생각해주고, 자기보다는 저를 더 아껴주지만 집착이 좀 있는 사람이었어요.
그래서 그런지 나보다 6살이나 어리고 취향이 남다른 게이인 동생을 엄청나게 질투 했었습니다. 게이라는걸 알면서도요.
단 한번도 그 아이를 남자라고 생각 해 본 적 없어요. 개인톡도 전화도 일관련 내용뿐이었구요. 솔직히 거의 안했다고 보는게 맞을 정도...하지만 같이 일하는 시간이 많이 겹치고 하는짓도 예쁘고 말도 잘 따라줘서 아끼는 동생이었어요.
서론이 길었네요.. 그 사람이 그 당시에도, 지금도 바람이라고 믿고 있는 일 들이 몇가지 있어요. 정말 제가 잘못 한건지.. 바람인지 알려주세요. 미칠 것 같아요.
많이 긴 글이 될 것 같아요. 죄송해요
제 직장은 회식이나 번개로 모이는 일이 잦습니다. 작년 망년회때는 컨셉이 섹시였고, 그 아이와 저는 허벅지에 까만색 리본을 묶어서 가터벨트처럼 연출했어요. 이것을 의자에 앉아서 다리를 맞대고 사진을 찍었어요.
서로 이성으로 절대 볼 수 없는 사이이지만 남자친구 입장에선 기분 나쁠 수도 있다는 걸 나중에야 알게됐어요. 그 사진을 본 전남자친구가 미친듯이 화를 냈거든요.
6시간을 싸웠어요. 그 중 3시간을 저는 빌기만 했구요.. '미안해, 내가 생각을 못했어. 다음부터 조심할게. 이런 일 없도록 할게. 더 생각하고 행동할게. 내 기준을 너한테 맞추도록 노력할께. 잘못했어. 화풀어.' 이런말을 3시간동안 했고, 그 사람은 '대체 왜 생각을 못했냐, 날 생각했다면 이런 사진은 안찍었을거다' 라는 말을 반복했고 결국 3시간을 빌다가 저도 못참겠어서 싸웠습니다.
싸우면서 제가 '우리 만난지 반 년 밖에 안됐다. 어떻게 너와 나의 기준이 똑같겠냐. 내 기준에서 이 사진은 정말 아무 일도 아니었고 그래서 했던 행동이었다. 하지만 니가 싫어하니 안한다고 고치겠다고 하지 않냐'라고 하면 내 기준이 이상하다고 자기가 정상이라고 어떻게 그게 아무것도 아니냐고 난리.. 결국 그렇게 대판싸우다가 그 사람의 화가 풀리고 나서야 그냥 그렇게 넘어갔었습니다.
풀린게 아니예요 그냥 넘어간거였고 그 후로도 그 생각만 나면 다시 그 얘기를 꺼내며 몇 시간을 들들 볶여야 했어요.
그 날 찍은 사진 중에 둘이서 그냥 브이하고 찍은 사진이 있는데... 그것도 왜 같은 포즈로 찍었냐고 난리치고.... 브이가 무슨 죄인지 이건 정말 이해 할 수가 없어요.
제가 정말 인정하는건, 그 사람과 내가 악세사리 가게에 파는 흔한 두꺼운 민무늬 반지를 서로 커플링처럼 끼자고 샀어요.
전 그걸 사면서 엄지에 낄 사이즈만 더 큰 같은 반지를 샀었는데 그 아이가 보고 예쁘다며 같은 반지를 사서 똑같이 엄지에 끼고 있었다는 것. 저 같아도 기분이 나쁠 것 같고 질투가 미친듯이 날 것 같아서... 제가 그 애를 막았다던지, 내가 끼질 않는다던지 했어야 했어요.
월급날 잔다고 거짓말 하고 같이 일하는 동생들(나 포함 여2 남1)이랑 술 한잔 한적도 있어요.이것들은 제가 정말 잘못한게 맞아요. 그 후로 엄청 빌고 절대 그런일 없었어요.
하지만 같이 셀카 찍지 말래서 안찍었고,그냥 사진도 찍지 말래서 안찍었고, 옆자리 앉지 말래서 안앉았고, 딱 두명인 남사친들 신경쓰인다 해서 다 연락 끊었고, 제 성격이 왈가닥에 밝은 성격인데 같은 동호회 사람들은 제가 말없고 무뚝뚝하고 잘 웃지 않는사람으로 알고 있을 만큼 바꾸려고 노력 많이 했었어요.
그러다 며칠전 동호회 모임 날, 제가 치킨 먹고 싶다 한마디 했다고 사장님께서 치맥 번개를 개최해주셨어요. 그래서 전 가겠다 했고 그 사람은 그 아이가 있기에 가지 말라고 했어요.
그래도 저 때문에 열어주신거라서 가고 싶었기 때문에 고집부렸고 또 몇 시간을 삐져서 옆에도 안오더라구요. 안달래주고 다른 동호회 사람들과 놀고 있다가 약속 시간이 되서 가려고 하니 엄청 화내면서 가지말라고 난리를 치더라구요.
저도 화가 났었어요. 그래서 화 난 말투로 '알았어 안갈게. 근데 그거 알지? 나 이제 친구고 뭐고 없어서 내가 편하게 놀 수 있는 곳은 거기 뿐이라는거' 했더니 그렇게 토달지 않고 그냥 안가면 안되녜요.
나도 사람이고 감정이 있는데 어떻게 니말만 따르냐고, 내가 니 종이냐고, 안가더라도 이런 내 얘기는 들어줘야 하는거 아니냐고 엄청 따졌어요.
그랬더니 '그럼 그냥 가!! 가서 걔랑 뽀뽀를 하던, 포옹을 하던 니 맘대로 해!'라고 소리지르기 시작했어요. 제가 조근조근 대화를 하려해도, 같이 소리를 질러도 보고, 비꽈보기도 하고 해도, 그냥 가라고 소리만 지르고 제 말은 아예 듣질 않았어요.
이 사람은 화나면 사실 관계가 어떻든 그 당시 화난 것만 생각하고, 대화 자체가 안되요. 그 것 때문에 항상 싸움이 길어지구요.
저도 많이 화가 났었어요. 말 무시하는걸 제일 싫어 하거든요. 그래서 인내심이 한계가 왔을 때에 그 사람이 또 가라고 소리를 지르길래 '그래 알았어 고마워 갈게' 하고는 그 자리를 박차고 나왔었어요.
화가 나서 씩씩대며 지하철을 타고 가고 있는데 전화가 오더라구요. 지금 갈꺼면 나랑 헤어지고, 아니면 가지 말라구요. 나와의 관계로 그렇게 쉽게 딜을 걸었다는거에 화가 나서 '그러자 헤어지자'라고 한 뒤 하루~이틀 정도 연락 안했습니다.정말 헤어져 줄 생각이었거든요.
나 때문에 힘들어 하는게 보이고, 자신감도 자존감도 자꾸 떨어져 가는게 보이니까 놔주는게 맞다고 생각했었어요.
근데 정말 너무 좋아했던 사람이라... 못참겠어서 카톡을 보냈었어요.
정말 미친년처럼... 자존심이고 뭐고 아무것도 없이...나 없이 평생 불행하라고 저주 했다가, 미안하다고 제발 다시 만나달라고 빌었다가, 못되 쳐먹었다고 욕했다가, 앞으로 잘하겠다고 더 노력해보겠다고 했다가, 니가 딴여자 만나는거 못본다고 훼방놓겠다고 저주 내렸다가....진짜 미친년처럼 붙잡았어요.
몇시간동안.. 진짜 미쳤었죠..내 존재 이유라고, 너 없인 못살겠다고.몇시간을 그렇게 카톡 보내는 동안 그 사람은 다 답장해줬어요..
아직은 마음이 나에게 있고 조만간 저를 다시 만나 주는 줄 알았어요.
얼굴 보고 얘기하면 다를까 싶어서 다음 날 일 끝나고 집 찾아서 갔을 때에도 문열어서 들여보내 줬어요.거기서도 몇시간을 울면서 빌고, 화내고, 바짓가랑이 붙잡고....... 자존심 따위 그냥 다 내줬었어요.
니가 돌아와 준다면 그 깟 자존심 너 다 줄 수도 있어 하는 마음으로 붙잡았어요.
울면서 품 파고드니 니 갈 길 가라며 안고 토닥여도 주고, 물 마시라면서 물도 주고, 세수 하고 오라고 챙겨주고... 정말 잔인한 시간이었어요 저에겐.
계속 희망이 보였거든요.. 날 받아 줄 거란 희망...
나중에 울던거 진정되고 물어보니 예의래요. 지나간 연인에 대한 예의로 카톡도 새벽까지 몇시간동안 다 받아주고, 전화도 받아주고, 문도 열어준거래요.
인정하고 싶지 않았어요. 계속 희망이 있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그냥 동호회 이야기로 돌렸어요. 그 사람 잠깐 나간 사이에 폰을 봤더니 저를 뺀 동호회 단톡이 새로 있더라구요. 짐작은 했었지만 누가 이걸 새로 열었나 싶어서 맨위로 올라갔더니 초등학생 아들이 있는 유부남 아저씨의 '새로 단톡 판 이유는 다들 알테니 여기서 새로 시작하죠' 이런 식의 말이 맨 위에 있었어요.
순간 느낌이 쎄했지만 아 헤어져서 그런건가보다.
다시 붙으면 괜찮을거야 하고있었는데 그 얘길 물어보니 당당하게 대답해주더라구요.
'니 톡을 보라고. 여자 있으면 다 훼방놓겠다 했잖아. 난 말렸는데 그 형이 새로 파더라'
.....뭔가 내 몸 속에서 끊기는 것 같았어요.
다시 물었죠. 내 톡 보여줬냐고.
또 너무나 당당하게 대답 해주더라구요.
니가 톡 보낼 때 동호회 사람들 다 같이 술 마시고 있었고, 계속 톡이 오니깐 뭐냐고 해서 보여줬다고.
그래..왠지 읽었는데도 답이 느리고.... 그러더라니......난 너 잡으려고 너한테만 준 자존심이지...... 남들에게 분해해서 뿌리라고 준 자존심이 아니었는데.....
이성이 끊겼었어요. 정말 눈이 돌았었어요. 전 제가 그렇게 독한 사람인지 몰랐어요. 바로 손에 쥐고 있던 그 사람폰 아파트 밖으로 집어던지려고 달려 나가는데 그 사람이 붙잡더라구요.
붙잡아도 뿌리치고 폰 벽에다 내리치고, 던지고 하다가 그 사람이 내 부모님한테 전화 한다고 제 폰을 가져가서 전화 하려 하기에 내놓으라고 또 발악하면서 목을 한대 때렸어요.
때렸냐? 하더라구요.
그래 어쩔래 하면서 뻗대고 있다가 저도 그 사람에게 맞았어요. 한 번 맞기 시작하니 제가 때리기는 커녕 반항 하기도 힘들더라구요.
하지만 맞으면서도 어떻게든 폰 던지고, 손가락이 꺾여서 폰을 놓쳤다가도 다시 주워서 던지고, 또 맞고 또 던지고, 팔이 아닌 목을 잡혀서 엎어치기 당해도 일어나서 또 폰 던지고, 또 목을 잡혀서 엎어치기 당하다가 머리부터 떨어져서 순간 정신이 아득해지면서 기절 할 뻔 하다가도 정신차려서 던지고.
그 사람이 나 막겠다고 누르다가 코랑 입이랑 다 막혀서 숨을 못쉬는 바람에 폐 쪼그라드는 느낌 들면서 정말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가도 겨우 빠져나오면 폰을 던졌어요.
그냥 무슨 일이 있어도 저 폰을 부숴야겠다는 집념으로 머리 속이 가득 찼었어요.
붙잡을 때 와는 다른 의미로 미친거죠.
눈물 한방울 안흘리면서 맞을꺼 다 맞으면서도 비웃고. 폰을 박살 내고 난 후에 쫓겨 나갈 때도 쓰레기 인증 축하한다고, 앞으로 맘 편히 쓰레기로 살 수 있겠다고 비꼬면서 비웃고.
이제 다 때렸으면 내 몸에 손대지 말지? 내가 내 발로 걸어 나갈껀데? 옷정리, 머리정리, 화장정리 다 하고 나갈꺼니까 기다리라 하고 정말 정리할 것 다 하고 나왔어요.
18층이라 엘리베이터 타고 내려올 때까지 꿋꿋이 버티고 서 있다가 1층 도착하자마자 무너져 내리듯 몸에 힘이 빠지더라구요. 아파트 어둠 속 풀 숲에 숨어서 미친듯이 울었어요.
그냥 억울했어요 그땐.
내가 힘 약한 여자란게 너무너무너무 억울했고 죽고 싶었어요.
그 자리에서 1~2시간 있다가 진정되서 집으로 가는 길에 페북에 동호회 사람들 다 지우고, 카톡도 사진도 다 지우고..
그러고 지금 4일이 지났어요
맞은 다음 날은 교통사고 났을 때 보다 더몸이 아파서 침 삼키기도 힘들었지만 지금은 그냥 많이 뻐근하기만 해서 괜찮아요. 그래도 힘은 조절해서 때렸나 보더라구요ㅠ.
지금까지의 제 상황이예요.
그리고... 제 마음은 여전히 식지 못햇어요.
정신병자같아요 제가.
눈뜨면 습관적으로 그 사람 생각하고, 좋은거 보면 오! 오빠한테 보여줘야지! 말해줘야지! 같이 가봐야지! 이런게 무의식으로 떠오르고...
그러다가도 그 사람이 증오 스럽고.
내 말 한마디도 안들어주고 그냥 바람이라고 알고 날 죽이겠다고 했다는 그 동호회 사람들도 다 증오스럽고.
그러다 또 시간 지나면 내가 많이 잘못해나봐.. 내가 사랑했던 사람은 안저랬는데.. 했다가...
이젠 내 자신한테 화가 나요. 그 사람처럼 딱 끊어내지 못하고 정신병자처럼 구는 나한테.
미쳐버릴 것 같아요. 제가 정말 바람을 핀걸까요?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어요.ㅠ
이게 왜 바람인지. 지금 내가 가진 이 마음은 정상인지. 제발 조언 좀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