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방탈 죄송합니다. 하지만 많은 분들이 봐주셨으면 해서 여기에 글을 올려요.
안녕하세요. 30살 평범한 여자에요. 매일 읽기만 했지 살면서 제가 판에 글을 쓸 일이 생길 줄은 꿈에도 몰랐네요. 그런데 참기만 하기에는 너무 억울하고 화나서 저도 글을 쓰기로 했어요. 글이 길어질 수도 있어요. 긴 글 주의!
며칠 전, 친한 친구에게서 혹시 판에 글 썼느냐며 링크와 함께 톡이 왔어요. 읽어보니 제 이야기 더군요. 제가 단톡방에 미리 얘기를 했던 지라 제 친한 친구들은 제 이야기를 알고있었고, 설마 상대방이 쓴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한 채 저에게 물어본 것이죠.
상대방의 글(원본지킴이가 다시 올림)의 링크는 여기입니다.
(http://pann.nate.com/talk/332550774)
원래는 오늘의 톡에 선정되어 댓글이 한 200개는 달려있더군요.
늦은 오전까지 자고있던 저는 졸린 눈을 비비면서 글을 읽고 제 눈을 의심했어요. 왜 내 얘기가 판에 있지? 글 올리는 것을 동의한 적도 없고 상처받은 건 난데? 이런 생각으로요. 그러면서 글을 읽는데 저는 A로 상대방은 B로 묘사되어 있더군요. 댓글에는 주로 B가 욕을 먹고 있는 상황이었구요. 뭔가 사태파악이 되기 시작할 즈음 댓글 페이지를 넘기는데 글이 삭제되었다고 팝업창이 뜨더라구요.. 아 B가 삭제했구나.. 그리고는 사건 발생 이후 제 연락처를 모두 차단한 B에게 페이스북 메세지를 보냈습니다. 배신감에 치를 떨며 글의 제목과 욕 먹어서 배부르겠다 한마디 날렸습니다. 그리고 원본지킴이가 등장한 후 그것도 알려 주었구요.
B도 원글에는 상황을 최대한 객관적으로 기술하려고 노력 했더군요. 하지만 제가 평소에 B에게 해 준 것은 고작 밥을 많이 사줬다 정도로 묘사되어 있더라구요. 이 부분에서 너무 화가 나서 저도 글을 쓰게 된 겁니다. 제 주위사람들이 저희 둘이 얼마나 돈독 했는지, 얼마나 제가 B를 챙겨주고 경제적으로 도움을 많이 줬는지 알 정도로 저는 B에게 엄마처럼 경제적, 정신적으로 모든 것을 베풀었어요. 15만원에 배신당했지만 제가 사준 밥 값만 150이 넘을 거에요.
경제적으로 넉넉했던 저는 거의 모든 상황에서 제가 나서서 계산했고, 같이 작품을 만든 것도 저의 주도아래 진행했습니다. 물론 항상 저는 일이 발생하기 전까지 저의 주도아래 작품을 진행했다고 생각지 않았고, 서로 필요한 것을 채워준 사이라고 생각했을 정도로 B를 소중하게 생각했어요. 누구의 공이 크다 작다 재서 사이가 틀어지는 어리석은 짓은 하고 싶지 않았거든요. 처음에 공모전출품 대행사와 계약 할 때도 계약금을 제가 지불했으며, 추가로 발생하는 비용도 80%정도 제가 감당했어요. B는 학교를 졸업한지 얼마 되지않아서 경제적으로 힘든 점을 항상 저에게 어필 했거든요. 저희가 만든 작품이 잘되어서 외국에서 초청받아 같이 여행 겸 참가 겸 다녀오기도 했어요. 생각해보니 이 때도 돌아오는 길에 너무 피곤하고 좌석이 불편해서 제가 항공권 좌석을 업그레이드 하고 싶은데 혼자만 하기 그래서 제돈 들여서 B것도 해줬네요…
이런 식으로 저희에겐 어떤 일이 있을 때마다 제가 부담하는게 많았어요. 갑자기 B가 아파서 병원비를 빌려달라고 한 일에도 선뜻 빌려주었고(나중에 B의 부모님이 갚아 주심) 집이 지방인 저 때문에 막바지 작업이 필요할 때 같이 작업하지 못하는 것이 미안해서 저희 집 앞에 신축오피스텔 두 달 제 돈으로 얻어준 적도 있네요. 자잘한 것까지 여기에 적자면 너무나도 많은 일이 있었던 지라 다 적기가 힘들 정도로요. 어쨌든 저는 항상 베푸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고 B또한 저를 많이 따르고 저에게 말로 고맙다고 표현했어요. 그래서 저는 B가 저에게 이런 짓까지 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던 거죠. 제가 무엇을 바라고 베푼 것은 아니지만 진심으로 저에게 고맙다고 생각하는 줄 알았으니까요.
저는 여자 형제가 없어서 B같이 말도 잘 통하고 저를 잘 따르는 B를 참 좋아했던 것 같아요. 항상 이야기를 들어주고 어디 가서 실수 할 까봐 걱정하고 정말 친동생처럼 예뻐 했어요. 그런데 사건 당일 대행사에서 수익금을 받고 유료공모전에서 지출했던 내역이 생각나더군요. 물론 제가 처음에는 유료공모전을 다 제 사비로 낸다고 했기 때문에 말을 바꾼 것은 잘못한 것이라 인정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돈독한 사이인데 이정도 부탁은 들어주겠지? 금전적인 부탁은 처음이니까.’ 하고 편하게 물어본 것이 제 실수였어요. 사실 마음속으론B가 허락해주지 않더라도 ‘요즘 돈이 궁해서 다음에 언니한테 다른 걸로 갚을게요.’ 이 정도 말을 기대하고 말했던 것 같아요. 처음부터 저도 모르게 B가 나에게 수익을 줄 거라고는 생각도 안했어요. 뭘 받아본 적이 없으니까요. 그런데 B의 반응은 정말 의외였습니다. 제가 톡으로 의사를 물어봄과 동시에 싫다며 바로 자기 계좌를 올리더라구요. 그 때의 배신감이란…
나는 B에게 이것밖에 안되는 존재인지 화가 나면서 그때부터 톡으로 언쟁이 붙었습니다. 언쟁의 내용은 원글의 내용과 같구요. 다만 B가 빠드린 점이 있다면 B가 저에게 톡의 끝자락에 이렇게 말했다는 점 입니다.
‘근데 돈이들어오면 사람맘이 바뀌는거보니까 돈이무섭긴무섭다..’
네.....졸지에 저는 돈 15만원에 눈이멀어 치졸하게 말 바꾸는 소인배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며칠 후 친구로 인해 B가 글을 올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위에 적은 대로 페이스북 메세지로 그 사실을 저도 알고 있다는 것을 알렸고 얼마 후 B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미안하다고 잘못했다고 사과하더군요. 그리고 글을 올리기전까지 정말 자기가 잘못한 줄 몰랐답니다. 하지만 저는 B의 사과를 받아줄 생각이 없었기에 ‘너처럼 쓰레기같은 아이와는 더 이상 관계를 지속할 수 없다. 네가 정말 다른 사람들 의견이 궁금했으면 폐쇄된 커뮤니티에 물어봐도 됐을 텐데 판순이 10년차인 나를 상대로 글을 올린 건 나를 엿먹이려고 한 짓이 아니냐’라고 응수했습니다. 그리고 B가 아무 말도 못하길래 전화를 끊었구요.
B와 친하게 지내면서, 수 많은 추억을 공유하며 힘든 시기를 같이 보내면서 B나이에 경험할 수 없는 것들 또한 제가 많이 경험할 수 있도록 해줬다고 생각합니다. 그 세월이 3년 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배신 당하다니요. 그냥 언쟁으로 끝내도 될 일을 당사자의 동의도 얻지않고 공개적인 곳에 업로드하여 망신을 주려고 한 의도(진심 자신이 잘못 한 줄 몰랐기 때문에 가능했겠죠?)가 뻔히 보여서 너무 실망스럽고 슬펐습니다.
돈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지만 그동안 들인 시간과 마음이 너무 아깝더라구요. 생각해보면 저는 그냥 B의 물주였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제 남에게 베푸는 것은 정말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에게 하려고 합니다.
글이 너무 길어졌네요. 이런 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무더운 여름, 모두 더위 조심하시고 사람도 조심하세요….
+ 그리고 15만원가량 되는 돈은 언쟁 이후 1원단위 까지 칼같이 쪼개서 바로 입금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