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추가)계모, 그리고 제 과거의 기억이 힘이듭니다

꽁냥 |2016.12.09 12:15
조회 67,847 |추천 159
댓글들 하나도 빠짐없이 다 읽었어요
읽으며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났네요
뭐라고 감사를 드려야 할지 몰라서
한참 고민하다 이렇게 써요..
마음 다 잡아야 할때마다 여기 댓글들 계속 볼게요.
그리고 해주신 말씀들 잘 새겨서 앞으로 남은 인생동안은 제가 행복해질 수 있게 노력할게요
누군가에게 따뜻함을 주고 용기를 준다는 일.
너무 좋은일 같아요.
저도 또 다른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댓글 달아주신 분들 모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의 날들 행복이 가득하시길 바랄게요.




안녕하세요
20대 후반여자입니다
카테고리가 다소 벗어났지만 여기가 다들 많이 보시는 것 같아 적어요
누군가에게 하소연하고싶은데
마땅히 하소연 할 사람은 없고
살아가면 갈수록, 그냥 의욕이 없고 우울하고 마음이 자꾸만 병들어가는 느낌입니다.
누구에게든 제 얘기를 좀 하고나면 속이 풀리지는 않을까 하고 이렇게 글을 써요.


제 어릴적 이야기를 먼저 해보자면
저는 초등학교때 부모님이 이혼하시고
아버지는 13살 차이나는 젊은 여자분과 몇달안되어 바로재혼 하셨습니다.당시 그 여자는 28살이었네요.
(계모라고 칭할게요)
재혼하시고 얼마 안되어 친엄마는 사고로 돌아가셨어요

저는 아버지가 재혼하자마자 계모와 3살차이 나는 제 친여동생과 함께 네명이서 살게 되었어요.
아버지는 규모가 꽤 있는 자영업을 하시고 벌이도 많고 형편이 좋아요 계모는 아버지 일 장부관리를 하면서 부족한 것 없이쓰고 먹고 명품옷에 명품가방 명품신발을 신고 다녔어요.
그렇게 풍족한 상황에서도 저와 제동생은 다 헤진 가방과 신발에 , 물세 아낀다며 옷도 제대로 못 빨고 음식을 먹으려고 냉장고문을 여는 것까지 다 눈치를 받으며 컸어요
조금이라도 마음에 안들면 어린 제동생 다리를 걷어차고, 제 뺨을 때리고,
얼마뒤 태어난 아버지와 계모의 자식들을 돌봐주기위해 같이 살았던 계모의 엄마(할머니)는 세탁기에 저희옷을 넣으면 그것만 쏙 빼서 세탁을 하고 아빠 퇴근이 엄청 늦어지는 날은 저희에게 "뭐같은 미친X들이 있어서 재수없다고" 밤마다 욕을 퍼붓기도 하고,
말을 안듣는 다며 하루 굶기기도 하고 그랬네요.
왜 아빠에게 말을 안했는가는 저도 잘 모르겠어요
그냥 나때문에 싸움될까 그런얘기는 잘 안했던 것 같아요.
아빠도 일때문에 별로 신경을 안썻던 것 같구요
그러다 작은 투정이라도 아버지께 하면
그런것도 혼자 못하냐며 면박을 주고 오히려 성질을 내더라고요.

중학교때는 집이 너무 싫어서 안들어가기도 하고 방황을 조금 했더니 아버지께 엄청 맞고도 살았어요.
아버지도 화가나면 손찌검 잘하셨고 말도 거칠어서

저는 모두가 무서웠고 누구에게 제속을 터놓지도 못한채, 저보다 어린 동생앞에서 항상 어른인척을 했어요.

그러다 고등학교에 들어가니 힉교가는날이 참 좋더라고요. 아침일찍 나가서 밤늦게 집에 들어오니까요.

주말만 되면 저는 저와 제동생이 생활하던 2층 거실
청소, 방청소, 창틀닦는것, 화장실청소, 교복빨기 다림질 온갖잡일 등을 하느라 바빴고 어릴때부터 우리를 교육한다며 중학교때부터 모든것들을 했는데 본인 자식들에게는 하나도 안시키더라고요.
하지만 동생들에게 나쁜감정은 없었습니다
그냥 저혼자 매일 울면서 잠들었던 것 같아요
언제쯤 행복해질수 있는 날이 올까 하면서요.


제가 대학 졸업 후, 계모와 아버지는 이혼했어요
계모가 바람을 펴서 이혼을 요구했거든요.
자연스레 계모가 하던 아버지 회사의 돈 정리와 장부관리는 제가 하게되었고
지금 저는 아버지와 같이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계모의 자식들에게 보호자 역할을 하고 있어요
계모가 없으면 행복할 것 같았는데 행복하지가 않습니다
피폐한 정신만 남아 있는 것 같아요.
계모의 아이들은 필요한것을 사는 것, 아주 사소한것까지 저에게 부탁하고 어딜 가는것 엄마역할을 다 저에게 요구해요.
물론 장녀로서 해야 할 자리라는건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끔 마음속에서 무언가가 울컥울컥 합니다
그냥 요즘은 이 아이들의 얼굴을 보고 있으면 악몽같던 제 어린시절이 생각나서 보는 것도 힘이 들때가 있어요.
아버지의 얼굴도 보기가 싫습니다
딱히 무슨 일이 있다거나 한 건 아닙니다.
지금 저는 돈도 풍족하고 누군가는 저에게 흔히들 말하는 금수저라고도 합니다.
사랑하는 남자친구도 있고
부족한것 없는데 그냥 자꾸 눈물이 나고,
제 과거가 문득 생각나고 열이 받아 가슴이 터질것 같아요.
고등학생인 동생을 불쌍해서 아버지가 자꾸 오냐오냐 챙기는걸보면 내 지옥같던 어린시절은 왜그렇게 방치해뒀었는지 원망도 커지고,
지금은 성격도 많이 부드러워지고 다른 여자가 생겨 잘만나고 있는 아버지를 축하 해줘야하는데 두렵습니다.
또 지옥같은 날이 올까봐요
제동생은 그냥 버티라고 합니다.
지금 이렇게 아버지와 있으면 경제적으로 여유롭고 언니에게 얼마나 좋으냐며 누리고 살아라고 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냥 놓아버리고 싶습니다.

제 과거기억 모든것들이 현실과 자꾸 겹쳐서 떠오르고
과거의 악몽에서 깰 수가 없을 것 같아요
어떻게 하면 제가 행복해질 수 있을까요?

저에게 무슨말이든 좋으니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추천수159
반대수8
베플우왕|2016.12.09 13:56
비슷한 환경에서 열심히 살아오다보니, 마흔 넘어서야 진정한 행복이 뭔지를 느끼고 있는 아줌마 입니다. 남일 같지 않아서 댓글을 남깁니다. 부모에게 받은 큰 상처는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습니다. 이만하면 탈없이 잘 살고 있겠거니 하다가도, 길을 걷다가... 밥을 먹다가... 숨을 쉬다가 문둑문득 떠오르는 어린시절의 학대의 기억들 때문에, 죽을만큼 힘들었었습니다. 학대의 상처는 독버섯처럼 싹을 틔우고 있다가, 조금만 마음이 해지면 바로 크게자라나 제 마음을 황폐하게 만들고 힘들게 했습니다. 하지만 님의 상황을 보니, 지금 아버지와 대립각을 세우는 일은 님에게 많은 손실을 가져올 것 같습니다. 그냥 있는 그대로 아버지를 물주로 인정하시고 바라보시되, 큰 기대를 하지 마세요. 그분은 그냥 믿을만한 사람인 당신이 필요한 겁니다. 그리고 님에게도 아버지의 능력과 그늘이 필요하니까요. 언젠가 새엄마 자식들(아들?)이 자라서, 님이 할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게 되면, 님을 내치고 그애들에게 돈줄을 넘겨줄 수도 있는 사람이죠. 님은 그때를 대비하여, 아버지에게 가능한 티내지 말고, 더욱 돈독해 지면서 신뢰를 쌓으세요. 동생들 보다 더 믿고 의지하는 큰딸로서 이제는 그 사이에 다른 자식들이 끼어들 틈이 없도록... 하지만 님 가슴 속에 마음의 상처를 꼭 상담을 받아서라도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한번쯤은 치료를 받아야지 견뎌낼 수 있습니다. 치료받지 않고 내버려두면 곪아서 언젠간 님을 망가뜨릴 수도 있어요. 아버지께는, 님이 어린 시절 당했던 처우에 대해서 한번쯤은 지나가는 말로 터놓으시되(당연히 새엄마만 절대적으로 나쁜년으로 묘사하고, 아버지에 대해서는 공격하지 마시구요... 아버지를 적으로 만들면 안됩니다. 어차피 말해도 못알아 들을 사람일테니...) 정신과 치료를 병행하면서, 님 마음의 위로를 받으시길 바래요. 언젠가 시간이 더 흐르면 아버지도 늙게 될 겁니다. 그런 날이 오긴 오더라구요... 꼭 부모라고 해서 용서하고 사랑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냥 사람인거죠... ^^ 힘내시고... 님은 행복할 자격이 있는 사람입니다. 잊지마세요.
베플ㅋㅋ|2016.12.11 10:14
좋은말씀은 다른분들이 해주셨으니 생략하고, 아니 대체 계모 자식들은 왜님이 돌봐주는건데요??? 핏즐도 아니고 이제 이혼했으니 남남이잖아요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