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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프의 온화한(?) 출산기

행복파파 |2008.10.27 16:34
조회 761 |추천 0

안녕하세요. 톡을 즐겨보는 예쁜 딸아이(10월 23일 출생) 아빠의 이쁜 와이프의 출산기랍니다.

나름 긴장했고 지금 그 긴장했던 순간이 발바닥에 쥐를 남겨서 쪼금 고생중인데요, 재미보다는 사실에 입각해서 쓰려고 합니다.

 

지난주 10월 22일 아침,

출근을 하려고 한창 부지런히 준비중인데 저를 부르는 와이프의 목소리가 들리데요.

얼마전까지만해도 혈압이 높아져서 임신중독 위험이 있다는 선생님 말씀에 한주한주 병원가는게 천근만근이었던데다 요새 한창 출산임박에 따른 스트레스로 신경쓰느라 힘들어해서 안쓰러웠던 차였습니다.

그래서 얼른 방으로 갔더니만 아침에 이슬을 봣다고 하네요. 이슬이 뭔가?!ㅋㅋ

전 와이프하고 한달전 산모교실에서 들었던 출산징후에서 얼핏 얘기했었던 게 기억나데요. 정확한 의미까진 모르지만 이슬이 보이면 통증이 시작되고 출산이 임박한거라던 선생님 말씀이 생각나서 그럼 병원에 바로 가야대는지 와이프에게 물었죠. 그랫드니 지금 통증도 거의 없고 이슬을 보여도 2-3일은 걸려서 출산하기도 하고 길면 일주일도 간다는 말에 약간 안도는 됐지만 걱정이 되는건 어쩔수 없대요. 누구나 처음해보는 것이겠지만 제가 그 입장이 되니 자연 긴장하게 되고 어찌할바를 모르고 허둥대게 되드라고요.

어제 밤부터 통증까진 아니지만 배가 스르르 아푼게 30분 간격을 두고 발생했다고 해서 벌써 출산이 시작된건가 했는데 별일 없고해서 그냥 지나가는걸로 생각했는데 아침에 이렇게 되니까 급 긴장되는건 어쩔수 없더군요.

일단 통증이 오는 시간을 재봐서 병원에 가야되는지를 확인해보자길래 그러자하고 출근은 했지만 걱정이 돼서 계속 그 생각만 들더군요.

출근해서 한시간 간격으로 전화해서 확인해보니 오전까지만해도 배가 약간 아팠는데 간격도 더 벌어지고 또 점심쯤 되서는 거의 아푸지도 않고해서 아마 더 오래 있어야 출산하나보다고 생각하고는 급안정(사실 엄청 긴장됐는데 쫌 안도햇죠)을 되찾았죠!!!

오히려 임산부인 와이프가 침착하게 그러더군요 "여보 난 괜찮으니까 당신 업무 잘보고 저녁때 봐~"ㅋㅋㅋ 그래서 오후엔 그러려니 하고 업무보면서 혹시 몰라 할일들은 직원에게 부탁을 했드랫죠(안그랫음 쫌 짜증날 뻔했네요....)

 

10월 22일 저녁,

퇴근해보니 와이프 상태가 아침과 큰 차이가 없더군요. 그런데 이슬을 또 봤다고 하데요. 그래서 이거 정말 오늘 병원에 가야대는게 아닌가 그런 걱정이 되서 물었더니 아직 심한 통증까진 없구 배가 슬슬 아푸기만 하대서 일단 통증이 5분간격이 될때까진 참아보고 병원이 가까우니까(집에서 도보로 5~10분사이) 걸어가자고 상의를 했더랬죠. 그리고선 와이프랑 장모님께서 갖다주신 곰국에다 밥 말아먹고 과일도 좀 먹고 그렇게 저녁을 보내고 있었죠.

 

밤 9시,

슬슬 그랬던 건지 아니면 갑자기 그런건지는 모르겠는데 9시를 지나면서 엄청난(?) 통증이 찾아온다면서 말하다 말고 배를 만지면서 움직이질 못하네요. 통증이 얼만지는 저는 보는 입장이라 잘은 모르겠는데 숨이 막히는지 배를 안은 손에 힘이 들어가고 얼굴엔 땀이 송글송글 맺히네요. 많이 아푼가 봅니다.

일단 통증이 온 다음에 시간을 재보니 통증이 오는 시간이 20분쯤이더라고요. 통증이 지속되는 시간도 10초에서 20초 정도되는거 같구요. 계속 20분에서 15분 사이를 왔다갔다하면서 통증이 계속되길래 5분이 되려면 얼마나 기다려야하는지 모르겠더라구요.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보니 12시가 금세 됐고 일단 못난 전 내일 출근땜에 점을 청했지요. (나중에 생각해보니까 미안하더라고요. 혼자 12시부터 아파했었을텐데 그걸 옆에서 지키지 못하고 자보겠다고 그때가 가장 아팠을거 같더라구요. 자다가 깨우길래 시계를 보니까 1시 30분쯤였어요. 많이 아프다면서 시간을 재보니 10분정도로 줄어 있더라고요. 그래서 병원에 일단 전화로 물어보기로 하고 전활했더니만 간호사였는지 일단 징후만봐서는 조금 더 기다려야봐야 할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5분간격 통증까지는 얼마 안남은게 아닌가 싶어서 기다려보기로 했죠.

그동안에 와이프는 식은땀을 흘리면서 많이 아파하더라고요. 전 그런 와이프 옆에서 아푸냐, 덥냐, 물좀 주랴.. 좀 쓸데없는 소리들만 한것같네요. 지금 생각해보니까 임신은 정말 둘이 만들어서 시작된 거지만 오로지 아내 혼자서 감당해야할 그런 힘든 기간였던거 같고 그런 아내에게 정말 잘해주지 못한게 안쓰럽네요.

 

그렇게 한 40여분을 보내고 있는데 전화가 왔어요. 병원에서 아무래도 걱정이 됐는지 그 이후로 어떠냐고 하면서 묻는데 와이프가 간격은 10분정도인데 일단 이슬이 또 보였다고 하니까 한번 와보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일단 가서 진단을 받아보고서 입원하라면 다시 집에 와서 옷가지며 입원준비물을 가져갈 요량으로 그냥 옷만 걸치고 그래 갔습니다.

 

10월 23일 2:37분, 병원 도착

거기 도착하니까 2시 37분였는데 일단 상태를 보자면서 검사실로 들어가고 밖에 혼자 기다렸습니다. 잠깐 있다가 소리를 들으니 외마디 소리를 지르는 아내 목소리가 들리고 간호사들이 약간 바쁜걸음으로 이쪽저쪽으로 가더라구요. 그래서 간호사한테 물었더니 글쎄 자궁이 다 열려있고 바로 애기를 출산해야 된다더라구요. 순간적으로 긴장해서 말이 제대로 안나옵니다. 와이프가 걱정돼서 뭐라고 말을 해줘야하는데 혹시 말도 못하고 바로 애기가 나오는건 아닌지 .. 걱정이 앞서더라구요. 잠깐 앉아있는 동안에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데요. 애기가 잘 나와야대는데, 산모는 힘들지나 않을지, 고혈압인데 어떨지 등등

그러구 한 얼마 있었더니 간호사가 분만실로 같이 들어가야 하니까 옷가지 챙겨서 들어오라더군요. 분만실에 갔더니 와이프가 분만대에 누워있고 간단한 도구들이 보이고 간호사 두명이 조치를 하고 있대요. 아내에게 가서 괜찮은지 긴장하지 말고 잘하자고 그리고 이제 최고의 순간이니까 잘하자고 그렇게 말했어요. 아내도 긴장했는지 알았다면서 손을 꼬옥 잡더군요.

근데 분만실이 드라마나 영화에서 봤던 거처럼 요란하고 거창하게 넓고 여러기구들이랑 도구들이 즐비하고 의사선생님과 간호사들이 최소 다섯명은 있을줄 알았는데 되게 작고 도구도 간소하고 간호사들은 두명이고 선생님은 아직 보이지도 않고 그래서 다소 실망(?) 비슷한 생각이 들데요. ㅎㅎ

그렇게 있자니 약간 암담하달까 답답하달까 이제 잘 나오기만 하면 되는데 어쩌나 걱정이 가슴을 묵직하게 하드라구요. 그런생각 입밖엔 안내고 아내 손만 꼭 잡고 있었어요.

선생님은 없고 수간호사같은 분이 힘을 쓰라고 하면서 아내를 종용하는데 조금 언짢았다면 "산모님은 골반이 작아서 힘들거 같내요. 힘을 많이 쓰더라도 애기가 잘 못나올지도 모르니까 수술까지도 생각하셔야겟네요!" 이런 말을 하는거예요. 사실 진찰 받으면서 의사선생님이 골반이 작아서 애기가 많이 크면 자연분만은 힘들겟다는 말씀을 들었던터라 걱정됐는데 거기다 기름을 붇는겁니다.참내.. 쫌 섭섭하데요. 그래도 중요한 순간이고 그리고 가뜩이나 긴장되고 두려운데 그런말 들으니까 더 긴장되고 어쩌나 걱정이 더 되더라고요. 어찌됏든 간호사님! 다음부터 그런순간엔 기운내는 말을 해주셨음 좋겟내요.

그렇게 힘을 몇번주다가 이러면 안된다면서 공위에서 힘을 줘보자하면서 공은 주고는 20분정도 우리 둘만 공위에서 힘주는 시간을 주대요. 그래서 배운대로 공위에서 힘주고 숨쉬고 힘주고 숨쉬고 그러길 수차례하고는 아내가 맥이 빠진듯이 힘들어해서 잠깐쉬었죠!!

그러고선 시간이 되서 간호사들이 와선 아내의 자궁을 보더니 정말 다행스럽게 진행이 잘됐다면서 의사선생님을 호출하더군요. 그렇게 잠시후에 의사선생님 도착해서는 본격적으로 힘주는 시간이 됐습니다.

힘주세요. 란 말이 떨어지면 입은 다문채 1부터 10까지 숫자를 세어주면서 힘을 주게 했죠. 그러길 여섯번정도 하니까 애기가 나오고 있다고 다들 그러더군요. 전 아내 손은 붙잡은채로 계속 힘주란 말만 떨어지면 숫자세면서 아내의 혼신의 힘을 다하는 모습을 봤습니다.

정말 힘을 다하는 순간에 애기가 태어났습니다. ^^

탯줄을 끊고 씻기는 아기에게 조용히 덕담을 해주고는 아내에게 왔습니다.

허탈하게 누워있던 아내에게 수고많았다고 사랑한다고 그렇게 말했습니다.

 

10월 23일 3시 38분 2.86kg 별처럼 예쁜 딸 태어남.

딸, 사랑한다.

재미는 없지만 그때 순간들이 지금은 가슴 벅차게 느껴집니다. 잘자라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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