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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도박, 그리고 별거, 이혼해야 할까요?

대한민국엄마 |2017.02.20 15:38
조회 1,928 |추천 0

두아이를 키우는 30대 초반 워킹맘입니다.

제가 벌지 않으면 생계를 이어나갈 수 없기에 어린 딸과 아들을 친정에 맡기고 회사를 다니고 있습니다.. 판을 자주 보다가 뭔가 위로와 조언을 받고싶어 글을 올려봅니다. 회사에서 쓰다보니 두서가 없는 점 양해바랍니다.

제목그대로 제 남편은 결혼전부터 도박을 해왔습니다. 연애시절 간간히 스포츠 토토를 하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이렇게 중독이 되어 하는 줄은 몰랐습니다. 그냥 남자들이 재미삼아 하는 것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것이 지금 제 발목을 잡을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결혼 하기전, 시댁은 부자는 아니지만 아버님 앞으로 아파트가 2채 있으셨고 아버님이 40년 이상 회사생활을 하셔서 퇴직금 및 연금이 꽤 되신다고만 들었습니다. 결혼할때 시댁에서 바로옆동에 34평 아파트를 장만해주셨고(3분의 1은 신랑앞으로 대출끼고) 저역시 오래 회사생활을 해서 그에 맞게 혼수도 해가고.. 주변에서 봤을땐 그냥저냥 남부럽지 않게 결혼식도 잘 치뤘습니다. 신랑은 외식업계에서 근무했고 직장도 누가들어도 알만한 프랜차이즈 회사 였습니다. 결혼 후 6개월 전 임신을 하게되어서 입덧과 유산기로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결혼을 해서 경제권을 뺏어왔어야했는데.. 그러지 못했습니다. 워낙 각자벌어서 쓰는게 습관이 되기도했고, 몇차례 신랑에게 넘기라고 했지만 생활비 100만원주며 곧 넘기겠다고만 하고 미루더라구요.

그러던 어느날 신랑이 출장갔을때 시어머니가 절 부르시더니 결혼전 아들이 사고를 쳐서 돈을 좀 많이 버렸다고 꼭 경제권을 가지고와서 살림을 잘하라고 하시더라구요. 젊으셨을때 시어머니가 머리를 다치셔서 약간 횡설수설 해야한다나... 암튼 도박을 해서 사고를 친건데... 지금 생각해보니 아들을 잘 포장해서 감싸듯 저에게 일종의 경각심을 갖으라고 얘기하신거 같아요(오래전 일이라 잘 생각이 안나네요) 그걸듣고 신랑에게 물어보니 엄마가 그냥 약간 예민해서 작은 일도 크게 말하는 거라고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하더라구요. 또 저는 바보같이 넘어갔습니다.

그렇게 신랑은 월급을 타서 도박으로 굴려 생활을 한겁니다. 딴 돈으로 생활비를 주고 대출이자를 내가며 살다가 집담보로 대출 이빠이 받아쓰고, 사채도 끌어다쓰고, 또 그걸 굴리고 그렇게 아이가 나올때까지 버티다 결국 바닥이 났는지... 어느날 얘기하더라구요 빚이 3천만원이 있다고.. 그거만 없으면 자기는 열심히 살 수 있을거 같다고... 미안하다며... 한번만 기회를 달라고... 저는 아이도 낳고 이 아이에게 아빠가 없는게 상상할도 없었고.. 저도 무서웠고 여러가지 이유로 제가 대출을받고 친정에서 돈을 마련해 보태서 갚고, 잘살아보자 했습니다. 이것도 미친짓이였네요 지금 생각해보니...

신랑은 또 돈을 가져오지 않았고, 반복되는 싸움과 거짓말로 저는 시댁에게 알렸습니다. 시어머니는 그제서야 왜 자기말을 귓등으로 들었냐며 결혼전에도 그일로 돈을 많이 까먹어서 저에게 힌트를 준건데 제가 못알아들었다는 겁니다. 관리비도 밀려 단수가 되고, 집으로 사채업자들이 찾아오고 결국엔 친정에도 알리게 되었습니다. 시부모님, 친정부모님 다 저희집오셔서 울고불고 신랑도 울고 잘 하겠다고 지난 일을 잊고 아이를 봐서라도 잘살아보자며... 이제 부터라도 잘 살면 된다고 그렇게 약속을 하고 또 넘어갔습니다. 다들 왜 그렇게 모질지못하냐고 하시겠지만 이제 결혼한지 막 2년도 안됐을때고 아이가 너무 어리고 신랑도 진심으로 반성하는 기색이여서 그렇게 다짐받고 넘어간겁니다... 저역시 혼자서 아이를 키우는건 너무 겁이났고, 못난 신랑이지만 아직 젊으니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잘 살 수있을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더이상 집을 유지할 수 없어서 그 집은 전세를 주고 전세금으로 일단 저희집에 있는 빚을 매꿨습니다. 제앞으로 빚도 많아서 그것도 메꾸고 결국 시댁과 합가를 하게되었습니다. 저도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회사를 다녔습니다. 빨리 돈을 벌어서 2년후 전세가 끝나면 다시 저희집으로 들어갈 날만을 기다리면서요. 그러던 어느날 신랑은 이직을 하겠다며 회사를 관두었고, 집에서 놀면서 회사를 알아본다더니 1년을 놀더군요. 1년동안 집에있는 시어머니 폐물이며 아이돌반지까지 다 팔아먹고, 전당포에 맡기고 별 지랄을 다 하더라구요. 도박상담센터도 다녀봤고 정신과에도 가보고 다 해봤습니다. 울고불고 정신차리라고 해보고, 치고박고 싸우기도 해보고... 하지만 결론을 이혼을 못하고 계속 삶이 이어진겁니다. 저는 회사를 다니기 바빴고, 친정에 이 사실을 알리면 또 부모님 가슴에 못박는 죄인이 될까 두려웠고, 아이 하나만 바라보며 그렇게 지낸거 같습니다.

뚜렷한 직업이 없어서 그러나 싶어서 제가 다니는 회사를 면접보게 했습니다. (이건 정말 지금 생각해도 제발등을 찍은거 같습니다)

중소기업이지만 월급도 쎄고 사장의 마인드가 좋아서 고민끝에 결정한것이였습니다. 뚜렷한 직장이있으면 사람구실을 할까 싶어 했는데... 결론은 파탄이었습니다. 7천여만원의 공금을 횡령했고, 나중에는 다 까발려져서 잘렸습니다. 업무상 현금을 만지는 일이었는데... 고양이 한테 생선을 맡긴 격이였습니다. 결국 그 빚은 고스란히 또 시부모님이 감당하게 되셨고, 급한불은 제가 대출을 받아 끄고... 참... 지금 생각하니 또 미친짓을 했네요 제가... 결국 뭐, 저도 시간이 지나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사장이 그나마 저를봐서 감옥에는 안보냈더라구요. 저는 손이 발이되게 빌고 회사사람들한테 개망신 당한 격... 참... 결국 시댁은 집한채를 정리하고 지금 사는집도 대출을 반이나 받게되었습니다. 하.... 쓰다보니 정말 개 쓰레기네요. 이것말고도 여러가지 쓰레기같은 짓을 많이했는데 입으로 내뱉는것도 아닌데 글로 쓰는것도 정말 힘이 드네요...

결국 전 아이들과 친정으로 오게되었고 지금은 별거중입니다. 시댁은 가지도않고 신랑이란 사람하고는 연락도 안합니다. 회사 짤리고 폐인같이 살더니 변변한 직장도 없이 저러고 있나봅니다.

양육비는 한푼도 받지도 못하고있고, 저혼자 벌어서 근근히 살아갑니다. 시부모님은 가끔 전화오고 애들 보고싶을때만 신랑 오라고해서 보내고 데려오고 했습니다. 시부모님은 좋으신 분들입니다. 아마 제가 이혼을 못하고 미루었던 요인중의 하나일수도 있겠습니다. 아이들과 저에게 잘해주시고 시어머니랑 같이 붙잡고 운날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시부모랑 사는건 아니니 정작 저랑 살아야할 인간은 저모양이니 시댁도 안가게됩니다. 그인간은 저에게 다시 들어와 살면서 시부모님한테 아이들을 맡기고 같이 벌어서 지금 사는 집의 빚을 갚으며 살잡니다. 이런 개소리가 어디있습니까? 대가리에 총을 맞지않은이상 그렇게는 절대 하고싶지 않습니다.

이혼하는게 맞습니다. 백번 생각해도 맞습니다.

하지만 제가 고민하는건 아이들입니다. 문서상이라도 아빠가 있는게 아이들이 커가는데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주지 않을까... 아니면 제 무의식속에 남편이라는 존재를 두고싶은걸까...

하지만 이미 정이 떨어질대로 떨어져 살고싶지가 않습니다.

여기 다 쓰지못한 일들, 제 감정들, 많습니다. 다 추스르지 못하겠습니다.

이런 일들이 있는동안 제 잘못도 많을겁니다. 똑부러지게 못하고 질질 끌려온 점 등등

그냥 어디 털어놓을 곳이 없어 적어보았습니다. 어떤 말이라도 달게 들을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격려든 조언이든 욕이든 해주세요. 읽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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