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중국에서 5년 째 거주 중인 20대 후반 여자입니다.얘기가 조금 길어질 것 같긴한데, 어디 털어놓을 곳도 없고,한국에 있는 친구들한테 전화나 카톡으로 얘기하자니 제 얼굴에 침뱉기 같고,친구들을 걱정시키기도 싫고.. 그래서 이렇게 눈팅만 하던 판에 글을 올려봅니다.
저는 현재 반 년 정도 교제하고 있는 중국인 남자친구가 있습니다.생긴것도 준수하고, 집안도 조금 여유가 있는 편인 제 남자친구는처음에는 정말 모든 게 다 좋았는데..
같이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 수록 제가 버텨내지를 못 하겠네요.제 성격의 문제인지, 남자친구의 습관이 문제인지,이젠 저도 어디서부터 잘못되었고, 뭐가 문제인지도 잘 모르겠어서 이렇게 글을 적습니다.조언도 좋고 따끔한 충고도 좋으니 많은 분들의 의견을 듣고 싶어요.
제 남자친구는 저보다 한 살 어린 연하로 부유한 형편에서 자라서인지 돈씀씀이가 큽니다.그건 제가 터치할 문제가 아니라는 거 잘 알고, 남자친구도 저희 집 형편이 어려운 걸 알기에저에게 돈을 많이 쓰는 편이죠. 너무 고맙고, 늘 미안해요.
그런데 제가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왜 하루 종일 아무것도 하지 않냐는 거에요. 부모 돈만 믿고 있는 것 같은 느낌? 집안이 정말 엄청난 부자라면 평생 일 안하고놀고 먹어도 상관없죠. 하지만 그런 것도 아니고 제 남자친구는 정말..하..
회사를 안 가요. 보험 회사에 다니고 있는데, 회사에 일이 없으면 출근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더라구요. 제일 중요한 건 고객을 만나서 계약하는 거니까.그럼 고객이라도 만나던지..
제 남자친구의 하루 패턴은,
아침부터 제가 퇴근하고 집에 도착할 때 까지 잡니다.그 동안은 연락도 안 돼요. 잠도 많고 깊게 잠드는 스타일이라서,제가 급한 일이 생겨 몇 통을 연속으로 해도 절대 전화를 받지 않아요.퇴근하고 집에 도착해 제가 집안일을 시작하면 그제서야 잠에서 깹니다. -결혼을 전제로 양가 부모님께 허락을 받고 동거중입니다.-일어나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휴대폰 게임, 누워서 손하나 까딱 안 해요.그러다가 배고프면 배달음식 시켜서 먹고 -저는 중국음식을 좋아하지 않아 보통 저녁을 굶거나 라면을 끓여먹는 등 음식은 따로 먹습니다.-밥을 먹은 뒤 치우지도 않고 쓰레기고 뭐고 다 바닥에 아무렇게나 버리고다시 누워서 휴대폰 게임을 한참 하다가 밤늦게 친구들을 만나러 나갑니다.새벽 내내 술을 마시고 집에 들어와서 휴대폰 게임을 하다가 제가 출근할 때 쯤 잠들어요.
매일 이러는 건 아니예요. 매일 이랬으면 진작 헤어졌죠.문제는 자주 이런다는 것이고 시간 약속도 잘 안 지켜서 저를 실망시킨다는 거예요.
사귈 때 부터 제가 얘기했던 몇 가지가 있었습니다.나는 게으른 사람, 더러운 사람 너무 싫어한다.열심히 회사 나가서 돈 벌고, 집에 들어오면 손발부터 씻고 침대에 오르고,갈아입은 옷은 바닥에 내팽개치지 말고 옷걸이에 잘 걸어놓고,속옷 양말은 빨래통에 잘 담아두고, 쓰레기 바닥에 버리지 마라.친구들과 노는 거에 터치하지 않으나 새벽 늦게까지 놀지마라.-제가 많이 예민해서 작은 소리에도 쉽게 깨는데, 남자친구가 놀고 늦게 들어오면 전 항상 잠에서 깨고 결국 다시 잠들지 못 해서 늘 잠이 부족해요-
반 년이나 지났는데도 고칠 생각을 안 하네요.그래서 제가 다시 얘기했죠. 너가 일만 열심히 한다면 네가 뭘 하던 터치하지 않겠다.게으른 생활만 하지 마라.
일을 안 하니 돈이 없고 돈이 없으니 생활하기가 힘들고 그럼 보통은아 열심히 일 해야지, 이런 생각 하지 않나요?제 남자친구는 은행에 돈 빌리고 친구한테 돈 빌리네요. 정말...그런데 자기도 자신이 잘못된 걸 아는지 자기 부모님한테는 절대로 얘기하지 말래요,자기도 고치려고 노력 중이라고.
그러면서 저보고 제가 너무 예민하고 본인을 구속하고 소유하려 하고 집착한다네요.보통 친구들이랑 놀고 있으면 제가 전화해서 언제쯤 들어올거야? 하고 물어봐요. 예를 들어 12시쯤 들어온다고 얘기하면, 응, 알았어 들어와서 너무 시끄럽게 하지 마, 나 먼저 잘게, 하고 끊어요.그런데 남자친구는 12시쯤 들어온다고 얘기해 놓고 1시가 되고 2시가 되어도 연락 한 통 없고,귀가도 안 해요. 다시 전화하면 어, 곧 들어갈거야. 그리고 또 안 들어와요.이런 거에 너무 질려서, 싸울때마다 내가 언제 너한테 늦게 들어오는 걸로 뭐라한 적 있냐고,최소한 몇 시에 들어온다고 했으면 그 시간안에는 오라고, 네가 스스로 얘기해놓고 왜 안 지키냐고,왜 항상 본인이 한 말에 책임을 지지 못 하냐, 그럴거면 말을 하지 마라 -시간 외에 모든 것에 있어서 얘기해놓고 지키질 않아요-
그러면 남자친구는 항상 내가 12시에 들어온다고 했으면 꼭 그 시간에 들어와야 하냐, 놀다보면 늦을 수도 있지, 왜 매번 이걸로 화를 내냐.
저, 중국에서 살면서 저랑 친한 친구들 다 교환학생 유학생 이런 애들이라 왔다가 한국 돌아가는애들이에요. 그래서 친구가 많지 않아요. 평소에 체력이 약해서 밖에서 노는 거 별로 좋아하지도않구요. 저는 그저 퇴근하고 집에 와서 집안일 해서 깨끗해진 집안 보는 거에 스트레스 풀고,키우고 있는 고양이들 보는 낙으로 살아요.그런데 제가 늘 집에서 그러고 있으니까 자기는 친구들이랑 잘 놀지를 못 한대요. 저 때문에.자기가 밖에 나가서 몇 시까지 놀던 터치하지 말래요. 막말로 여자 만나서 노는 것도 아니고 다 남자들인데, 다른 남자들은 다 되는데 왜 자기는 안 되냐고.
사귀기 전이나 사귄 후나 똑같다면 왜 사귀냐고, 애인이 생겼고 책임져야 할 것들도 생겼으면달라져야 한다고. 애인이 없으면 그렇게 살아도 얼마든지 상관없지만,너는 지금 애인이 생겼고, 전과 똑같을 순 없다, 결혼하고 나서 아이 생기면, 그 때도 그럴거냐,그랬더니 짜증난대요. 말하기 싫대요.
진짜 그 밖에도 너무 스트레스 받는 일이 많아요.평소에 저 혼자 쫑알쫑알 대고 본인은 아무런 말도 안 해요.제가 얘기할 때도 휴대폰 게임하면서 듣는 둥 마는 둥이고,그러다가 싸우게 되면 저보고 하는 말은, 나도 다 생각이 있어! 아무것도 모르면서 왜 그래! 이런식이에요. 그럼 나한테 말을 해 주면 될텐데, 아무 얘기도 안 해 줘요.
제가 왜 여기 있는지도 모르겠고 왜 이런 남자랑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돈 때문일 수도 있고, 아니면 평소에는 다정하고 잘 해 주니까, 이런 것만 빼면 괜찮으니까이런 생각 때문에 만나는 걸 수도 있고, 아니면 정말로 제 성격이 문제라서 그럴 수도 있죠.
얼마전에는 싸우다가 뺨도 맞았네요. 너무 놀라서 멍하니 있다가 열받아서 저도 엄청 세게 세 대 때리고,남자친구 폰 던져서 박살내고 나가라고 했어요.
생각할 시간을 갖자고. 그리고 지금까지 연락도 안 하고 생각중이예요.
쉽게 헤어지지 못 하는 가장 큰 이유는사람마다 장단점이 다 있는데, 나도 단점이 많은데,라는 생각 때문인 것 같아요.
착한 사람 콤플렉스가 있는데, 요즘은 남자친구 만나고 나서 살이 많이 찌는 바람에자존감도 완전 떨어지고, 스스로에게 자신이 없어서인지 우울하네요.
저도 단점 많아요. 성격 급하고, 낯 많이 가리고, 자주 삐지고, 자주 화 내요.제가 문제라서 남자친구가 이렇게 된 걸까요.
시간을 가지고 나중에 다시 만나서 잘 얘기하면 더 좋아질까요?제가 먼저 성격 고치고 제 스스로에게 자신이 생기면남자친구도 바뀔까요?
제가 원하는건, 그저 지금처럼 나쁜 생활 습관을 고치는 건데.잘 씻고, 정리정돈 잘 하고, 회사 꼬박꼬박 나가고, 남들 자는 시간에 자고, 남들 일하는 시간에 일하고, 돈 없다고 돈 빌리는 멍청한 짓은 절대 하지 않는, 그런 사람으로 바뀔 수 있을까요?27년을 그렇게 살아온 사람인데, 부모님도 포기한 것 같던데..항상 같은 문제로 싸웁니다, 이런 문제만 없으면 참 좋은데, 이 문제가 저희 연애에큰 장애물이라는 게 문제고, 지금은 이거 때문에 제가 엄청난 스트레스까지 받고 있다는 게 문제죠. 그럼에도 아직 좋아해서 그런지 다시 한 번 믿어보고 싶고, 그러네요.
바보같은 거 알아요. 그저 저는 제 행동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남자친구가 바뀔 수 있을지,여러분들 보통 연인과 이렇게 자주 싸울 때 어떻게 해결하는지..를 여쭤보고 싶어서요.
길이 너무 많이 길어졌네요. 두서없이 써 내려간 글이라 오류가 많을텐데지적해주시면 바로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저 어떻게 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