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고3 여자이고
결시친에 어울리지 않는 얘기일수도 있지만
다른 글들 읽어보니까 사이다 조언이 많이 나와서
현재 제가 겪고 있는 문제에 대해서 해결책을 구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이렇게 글을 올려봅니다.
저에게는 나이차이가 많이 나는 지적장애 남동생이 있습니다.
그리고 일평생동안 정말 미워했던 친할머니가 있습니다.
할머니는 중대 약대를 나와 약사로 오랫동안 일을 하셨고,
돈을 굉장히 좋아하시고 많이 버셨기 때문에 건물이랑
집, 땅 등 부동산 재산이 상당합니다.
근데 문제는 돈을 너무 좋아하시는 나머지,
어떻게든 세입자들에게 돈을 더 받아내려고 소송을
내고 다니셨습니다.
그리고 이걸 다 수습하는건 저희 부모님이었지요.
할머니 입장에서는 이렇게 바쁘고 정신없는 시기에
남자도 아닌 제가 거슬렸는지
저희 부모님이 저를 데리고 키우겠다고 강하게 주장하셨지만
저는 젖도 몇번 못 먹고 그렇게 외가쪽으로 보내졌습니다.
7년동안 울산의 외가에서 자랐는데,
그 분은 부모님을 명절에도 울산에 못 내려가게 했고
결국 저는 부모님 없는 아이가 되었습니다.
외조부모님께서 저에게 많은 사랑을 베풀어주셨고
제가 부모님이 없어도 부족함 느끼지 않게끔
정말 정성스럽게 키워주셔서, 나이가 들고 생각이
자라면서 정말 감사함을 많이 느끼게 됩니다.
하지만 저를 그렇게 사랑해주셨던 외할머니 할아버지도
결국 친할머니와 트러블이 있어서 지금은 외가쪽이랑
아예 연이 끊겨서 보고 싶어도 못 보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저는 울산에서 사는 동안 가족이 있었지만
어딜가나 고아 취급을 받았고 유치원에서 선생에게
부모 없는 고아라는 소리를 듣고, 학대를 당했습니다.
제가 속이 안좋아서 토를 했을 때 토사물을 먹이고
포크로 머리와 관자놀이를 찍고, 워터파크로 1박 2일 동안 놀러갔을 때도
저는 방에서 쫓겨나서 콘도 복도에서 자야했습니다.
저는 할머니때문에 어린 나이에 학대를 당하게 되었고
아직도 그 기억이 어제일처럼 생생히 남아
저는 항상 악몽을 꿉니다.
잠꼬대로 만날 죄송해요, 앞으로 잘할게요, 용서해주세요 하면서 울어요.
그런데 그 선생은 제가 8살 되던 해에 암으로 죽었어요.
사과도 제대로 못받고 산 사람만 평생 상처 입으며 살고 있습니다.
아픔을 겪고 8살이 되던 해에 부모님은 할머니에게
저를 데리고 와서 키우는 것을 설득하는데 성공하였고
저는 서울로 올라와 그 전과는 다른 부유한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부모님은 저에게 그간 못해주신만큼 더욱 쏟아부었습니다.
사립학교도 다니고 대치동에서 비싼 학원도 다니고,
바이올린도 배워 한때 전공을 준비할 정도로 나가는
대회마다 대상이나 최우수상을 타곤 했어요.
물론 현실적인 이유때문에 그만두긴 했지만요.
그리고 9살이었을때,둘도 없는 귀여운 남동생도 태어났죠.
여기까지만 보면 그래도 인생 많이 폈다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저는 오히려 할머니랑 살면서 학대를 당했습니다.
약국에 있는 약탕기?라고 해야하나요?
정확하게는 기억 안나지만 약국에서 쓰는 크고 무거운
장비를 저에게 던진 적도 있습니다.
진짜 까딱하면 머리 맞아서 황천길 갈 뻔 했어요.
그래서 저는 그 트라우마로 약국이란 곳을 한동안 못갔어요.
약국에 가는게 싫어 아파도 병원에 가지 않고
약국에 가야한다해도, 친구와 같이 병원에 가고
친구가 대신 약을 받아줬습니다.
친구는 그 배경을 알아서 그 친구가 시간이 안 될땐
친구 어머니께서 대신 가주셔요.
어쨌든, 저는 학대를 당하면서 항상 들은 말이 있습니다.
"네가 아니라 동생이 먼저 태어났어야 했어."
네, 저는 그 망할 남아선호사상때문에 여자라서 무시당했습니다.
지금 할머니의 모든 재산의 상속인도 동생입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한건 할머니는 당신의 돈이 더 중하셨는지
동생도 외가에 버렸습니다.
저는 성격이 좀 센 면이 있어서 힘든 현실을 아득바득 버티려고 노력한반면
동생은 저랑 성격이 완전 반대라서 엄마아빠가 없는 상황에서 애정결핍 등이 왔고 결국 지적장애까지 앓게 되었습니다.
동생의 재산이 탐나는건 아닙니다.
물론 할머니는 아들이 더 예뻐서라는 이유로 재산을 물려주시는거지만
동생은 앞으로 큰 이변이 없는한 성인이 돼서
스스로의 힘으로 경제활동을 하여 생계를 유지하는건 힘들기 때문에
저는 오히려 동생에게 물려줄 수 있는건 다 물려주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전 제 힘이 닿을 때까지는 최선을 다해서
동생의 재산을 보호하고 동생을 돌볼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집안의 모든 사건들을 중2때 우연히 알게 되었고
우리 가족의 아픔이 모두 할머니의 탐욕으로부터 비롯됐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저는 그래서 지금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게 돈이구요,
맘같아선 어디 고전시가에 나올법한 안빈낙도, 자연친화 같은 삶을 살고 싶지만
저에겐 지켜야할 사람이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돈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사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궁극적으로 돈을 벌기 위해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정말 괴롭습니다.
하지만 누구나 현실과 자신의 이상의 괴리를 한번씩 느끼기 마련이기때문에
당장 이 현실을 바꾸겠다거나, 벗어날 생각은 하지 않고 괴로움을 참고 있습니다.
저는 돈을 싫어하지만,동생을 지키는 것 이외에도 상류층에 들고 싶고 그래야 하는 또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할머니입니다.
저는 할머니를 보며 할머니가 늙고 힘이 없을 때
나는 누구보다도 성공해서 할머니를 철저히 배신하고 버림으로써
언젠가 꼭 복수할 거라고 다짐했습니다.
그동안 자신의 탐욕을 위해 자식의 마음을 찢어지게 했으니
이제는 당신께서 자식에게 버림받고 고통받아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할머니에게 복수하겠다는 강한 일념으로
몇년동안 하루에 3시간씩 자며 공부했고
고2 마지막 모의고사때는 상위 0.2~3%를 찍었습니다.
저는 중1때 뒤늦게 간질이 발병하여 죽을 고비를 넘겨서
사실 저의 수면부족은 병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물론 입원했을때도 할머니는 코빼기도 안비추고 여행다니셨습니다.)
그런데 며칠전 할머니가 치매라는 소식을 듣고 할머니를 오랜만에 뵀습니다.
그간 가족들에게 저질렀던 만행은 물론이고 저 자체를 기억 못하십니다.
정말 정신이 멍하고, 조금 정신을 차리니 할머니한테 오만가지 감정을 느끼게 되더라고요.
그렇게 당해놓고 할머니가 불쌍하다는 생각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제일 큰 문제는 제가 그동안 치열하게 공부하고 노력해서 이루려했던 목적이 한순간에 사라졌습니다.
위에도 언급했지만, 전 할머니가 늙고 무능력해지고 나약해지면
누구보다 성공한 모습으로 나타나 복수하고 싶었고
사과받고 싶었습니다.
근데 이제 치매에 걸리셨으니 사과받을수도 없네요.
할머니는 이제 치매에 걸렸다는 이유로 그동안 했던 행동에 대해 면죄부를 받았습니다.
저는 저의 가장 큰 원동력을 잃었고
지금 그 충격때문에 제대로 공부도 못하고 일상생활이 안됩니다.
정말 많이 당했고 미워했고 사과받고 싶었는데
이제는 미워할 수도, 복수할 수도 없습니다.
아무것도 기억 못하는 사람에게 그렇게 모진 복수를 해봤자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고 저만 독한년, 불효녀, 쓰레기가 될 것 같습니다.
저는 이 슬럼프에서 어떻게 벗어나야할까요?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해야 이 상황을 극복하고
다시 수험생으로서 펜잡고 제대로 공부할 수 있을까요?
어떻게 해야 제 삶의 이유를 다시 찾을 수 있을까요?
결시친 여러분,
저보다 인생 선배이신 여러분들의 조언이 필요합니다.
길고 두서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