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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때문에 스트레스 받아죽을꺼같아요

|2017.03.25 22:20
조회 1,501 |추천 1
제목이 자극적인거 같아 죄송해요 하지만 정말 스트레스 받고 살고 있습니다.... 처음 쓰는 글이라 엉망진창일 수 있고 긴 글이 될꺼같지만 꼭 읽어주세요.


일단 저는 이번에 졸업했고 취업도 결정나서(하반기 입사) 기다리고 있어요. 가족 구성원은 아빠와 장녀인 저 대학생인 여동생 중학생인 남동생 그리고 이번에 같이 살게된 우리 할머니...


할머니는 할아버지와 젊을때부터 같이 장사하시다가 몇년 전에 할아버지를 먼저 보내게 되시고 혼자 지방에서 장사하고 계세요. 명절 때는 혼자 장사하시기 힘드시니까 같이 새벽장사하고 그랬습니다. 나이도 있으신데 자식들 도움 받으시지 않겠다하셔서 계속 하시다가 최근에 척추관협착증 진단 받으셔서 서울에서 시술 받으셨다고 하셨어요.

그리고 그 쯤 할머니와 같은 지방에서 사시는 숙모께서 아빠께 연락이 오셔서 할머니 모시는게 힘들다고 말씀하셨나봐요. 정확한 사정은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같은 지역에 사셔서 할머니와 같이 계셨던 모양이에요. 그래서 할머니를 저희 집에서 모시기로 하셨고 원치는 않았지만 할머니가 얼마나 사시겠냐고 효도 한번 해보자는 아빠의 말에 수락하게 되었습니다... 다시 되돌아간다면 한번이라도 거부할것을..

할머니는 시술 후 아빠가 계시는 병원으로 입원하셨어요. (아빠 저 둘다 의료인입니다) 거의 2주 입원하셨는데 주말에는 퇴원하시고 월요일되면 다시 입원하시는 생활하셨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힘든 줄 잘 몰랐어요. 그냥 할머니 오시는 주말만 더 신경써서 청소하고 요리하면 되고 할머니 상대해드리면 됬거든요.

슬슬 할머니 퇴원 얘기가 나왔는데 할머니가 집으로 돌아가시면 장사를 또 하실 거라 허리가 다시 안 좋아질 수 있으니 퇴원하신 주말까지만 저희 집에서 모시자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마침 할머니 생신이 껴있어서 퇴원 날 장도 보고 풍선도 사서 할머니 생신파티준비하고 알바를 갔습니다. 처음으로 할머니 생신파티를 준비해서 뿌듯하고 할머니가 좋아하셔서 정말 기뻤습니다.

하지만 그 후 제 생활은 사라졌습니다. 할머니가 계시니 집에 무조건 한 명은 집에 있어야 한다고 아빠가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동생들은 아직 학교생활을 해야하고 남은 건 저밖에 없더라고요. 알바도 저녁알바이기 때문에 오전부터 저녁 6시까지는 제가 그 이후는 학교 다녀온 여동생이 할머니를 돌보게 되었습니다.


제 생활패턴은
오전 10~11시 : 기상(그마저도 새벽이나 아침에 깹니다. 할머니 목소리가 크시고 티비도 큰 소리로 보심)
일어나면 할머니가 식사를 못하셨기 때문에 바로 세수만 하고 아침준비를 합니다. 식사를 하시면 과일을 깎아 드리고 커피도 타드립니다.

12~16시 : 집안일 하는 시간 & 할머니 얘기 듣는 시간
식사 후 설거지는 물론 국이나 반찬을 만듭니다. 1일 1국 매일매일 다른 국을 끓여야 합니다. 반찬은 할머니가 아빠 고생하신다고 반찬 먹여야 한다고 하셔서 반찬을 만들고 있습니다. 또 밀린 빨래를 하고 청소기도 돌리고 할머니가 어디가 더럽다고 하시면 청소하고 그래요. 이번 주는 냉장고 두대를 청소했네요. 집안일 끝내면 할머니가 부르셔서 뭔갈 또 하고하고..
제일 힘든 건 할머니 얘기는 듣는 일입니다. 이건 길꺼 같아 다른 곳에 적을께요.

16~17시 : 할머니 산책시간
지팡이 없이 걷는 연습하셔야 되서 동생이나 제가 시간될때 같이 나갑니다. 혹시나 낙상 발생할까봐 그리고 아빠가 말씀하셔서요.. 그래도 이번주 말부터는 할머니 혼자 나가셔서 이 시간에 제가 좀 쉴 수 있습니다.

17시~18시 : 씻고 알바 갈 준비
알바는 18시~1시까지 하고 이건 제가 취업 후에 필요한 원룸 보증비때문에 하고 있습니다. 차라리 알바 갈때가 나아요 왜냐면 알바 안가는 날은 할머니와 아빠 밥차리기, 학원 끝난 남동생 밥 차리기, 설거지 같은 잔집안일을 하거든요
어이없는 점은 남동생은 이런 집안일에 하나도 참여하지 않습니다. 할머니가 시키지를 않아요. 학생이라고 해도 더 바쁜 대학생 여동생을 시킵니다. 학점유지 힘든 거 다 아는데 여동생이 집에 오기만을 기다립니다. 집안일이 반으로 줄어드니까요..

스트레스를 받는 이유는
1. 할머니의 과한 자식사랑
할머니의 아빠 걱정이 제일 싫어요.. 입만 여시면 아빠가 얼마나 힘들게 일 하시는 지 아냐고 집에 오면 잘 해드려야 한다며 매일매일 말씀하십니다. 물론 저도 알고 있습니다. 저도 아빠 병원에서 도와드린적 몇번 있었거든요. 근데 솔직히 힘드신지 잘 모르겠어요. 저와 다른 분야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제 눈에는 아빠의 후임분들이 바쁘시지 아빠가 그렇게 바쁜지 모르겠거든요.. 이건 제가 잘 몰라서 그런거 일지는 몰라도 고생하신만큼 또 받으세요. 연봉 4800~6000이실꺼에요. 아빠 입에서 직접 나온거니 맞을꺼에요.
그렇다고 제가 그 전에 집안일을 안한것도 아니에요. 지금 하는거랑 똑같이 하는거고 할머니 계서서 더 열심히 하는거일뿐. 근데 아빠가 할머니께 하시는 말이 제가 "요새" 집안일 잘해서 좋대요...ㅎ 누가보면 집안일 안하고 사는 불효녀인줄.... 그리고 할머니 계셔서 집안이 더 깨끗하니 할머니 계속 집에 있어야 겠다고 하십니다... 아 이거 복선이에요 여러분 하하하하
2. 지나친 오지랖
무슨 일을 하셔도 다 참견하세요. 버릴 옷 정리하면 왜 버리냐고 다시 넣으시고 뭘 하든 하나하나 신경쓰세요.
오늘 아침에는 남동생 보호자로 치과를 같이 가게 됬는데 토요일에 치과가 빨리 닫으니 빨리 가야한다고 재촉하신거에요. 맞는 말이긴 한데 저도 다 커서 떡진 머리( 전날 알바 쉬어서 이틀째 안감긴 햇어요..알바 쉬는 날에는 머리 잘 안 감고 묶고 다녀요ㅠㅠㅠㅠ더러워도 이해하시죠..?) 생얼로 나가기 싫지만 결국 떠미셔서 마스크급하게 챙기고 후드티모자 뒤집어 쓰고 치과 다녀왔어요.. 몸에 냄새 낫을까봐 신경 다쓰고 다녔습니다..
그 외에는 잔소리긴 한데 집안일 꿀팁이라 생각하고 감사히 들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3. 아들 사랑
아빠도 지극히 챙기시지만 남동생도 자알 챙겨주세요. 이건 명절때도 그래왔지만 모든 가정일은 여자가 해야한다고 생각하시거든요. 맨날 하시는 말씀이 "부엌에서 여자가 할 일이 얼마나 많니"(그건 할머니가 계속 시키시니까요... ㅠㅠㅠㅠㅠㅠ) 세요. 그래서 아빠 뿐만 아니라 남동생 일도 저희가 다 처리해야 합니다. 근데 최소한 할 수 있잖아요 여러분...? 샤워 후에 세탁기에 옷 넣을 수 있잖아요..? 밥 먹고 밥그릇 싱크대에 넣을 수 있잖아요...? 그런거 전혀 없습니다. 오히려 식사 저랑 여동생이 빨리 끝나고 방에 있으면 상 치우라고 크게 말씀하십니다 "밥 다~먹었다" 치우란 소리죠ㅎ 컴퓨터 하는 남동생에게는 전혀 안 그러십니다. 꼭 저희 이름 부르세요... 저희가 눈치줘서 남동생도 같이 밥그릇 치우긴하는데 투덜투덜댑니다. 할머니가 뭐라 하실까봐 그냥 저희가 치울때도 있고요. 이러다 남동생도 아빠처럼 가부장적인 사람이 될까봐 걱정입니다.
4. 제 생활이 없습니다
알바 안 가는 날에는 저도 친구들도 만나야 하는데 할머니가 계셔서 약속 많이 펑크냈어요ㅠㅜㅜ 잠깐 동네 친구 만나러 가도 전화 오셔서 언제 오시냐고 물어보시고요..저녁 안에 안오시면 아빠 저녁 차려야 한다고 오라고 하시고요. 병원에서 근무하게 되면 일정하게 쉬는 날이 없습니다. 지금 취업 전 많이 즐기고 싶은데 취업전까지 이런 생활하다가 바로 병원 들어갈꺼같습니다..

물론 할머니 제가 정말 좋아합니다. 할머니랑 얘기하는 것도 재밌고 새롭게 아는 사실 알면 신기하고 그래요. 정치 얘기도 자유롭게 하고 뉴스도 같이 보고 그래요. 단지 저 위에 있는 내용들에 불만사항인거에요.

문제는 저번 주에 가신다는 할머니가 안가시고 오늘 가신다는 할머니가 안가시고(아마 아빠가 가시지 말라고 하신거 같아요 할머니도 집에 있는 생활이 편하시고) 이러다가 정말 제가 취업 할때까지 이런 생활 할까봐 무서워요. 저 타 지역으로 취업해서 제 역할을 여동생이 하겠죠. 동생도 스트레스 받으면 신체적으로 진짜 약해지고 몸에 두드러기 올라오고 그러는데 걱정됩니다.

아빠의 다른 형제들은 아마 시간적으로 경제적으로 안되실꺼에요. 이번에 장사 접고 혼자 계시는거 분명 아빠가 그냥 냅둘꺼 같지 않고요. 거기에 친가쪽 사촌동생들 모두 남자애들입니다. 거의 열명이 되는 동생들 다요. 할머니 돌볼 가족이 저희밖에 없을꺼에요.

아직 할머니와 같이 있는 시간이 2주밖에 안됬는데 앞으로는 어떻게 버텨야할까요? 할머니 앞에서는 언제나 싱글싱글 웃고있지만 언젠가 터질까봐 무서워요. 할머니를 향한 제 사랑이 변해갈까봐 무섭습니다. 착하신 숙모님도 얼마나 힘드셨으면 아빠께 어렵게 전화했을까 짐작이 갑니다. 전 할머니지만 그 분께는 시어머니니까요.

이런 생각 저런 생각 많아지는 밤입니다... 알바하면서도 내일은 무슨 일을 할까 걱정이 되고 무슨 소리를 들을까 걱정이 됩니다. 이런 제 생활에 해결방안이 있을까요?
추천수1
반대수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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