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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와이프도 자리가 나면 가방을 던집니다.

나라를구한자 |2017.06.29 13:20
조회 82,999 |추천 260

안녕하세요 저는 아이 둘을 키우는 평범한 가정의 가장입니다.

 

제 와이프와는 1년 6개월 연애 후 결혼을 하고 첫째 딸 7살, 둘째 아들 5살을 낳고 잘 살고 있습니다.

 

몇년 전 와이프와 있었던 얘기를 쓰고자 합니다.

 

어린 아이 둘을 데리고 공원에 놀러 갔는데 주말이라 사람이 많이 붐비더군요

날이 더워 실내 카페에 있는데 자리가 너무 좁아 네식구 앉기에는 자리가 너무 부족했습니다.

그 때 건너편 넓은 자리에 사람이 일어나서 자리가 생겼습니다. 그 순간 와이프는 가방을 먼저 던지고 후다닥 뛰어 가더라고요.

그 자리를 앉으려고 했던 노부부는 그 모습을 보고 당황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근데 저는 그 모습을 보고 화가 나거나 창피한게 아니라 울컥해서 눈물이 맺히면서 순간 아이들을 키웠던 와이프의 모습들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첫째 딸이 태어났을 때 본인 몸도 안 좋을텐데 아이를 보물처럼 소중히 안고 모유를 먹이던 모습,

 

둘째 아이가 태어날 때 첫째가 같이 병원에 있어 아이가 놀랄까봐 소리도 못 지르던 모습,

 

아이들 밥은 손수 짓어 정성껏 먹이면서 정작 본인 밥은 챙겨 먹지도 않는 모습,

 

없는 살림에 아이들 좋은 옷 입히겠다고 남대문까지 가서 아이들 옷을 사는 모습,

 

본인 쓸 꺼 안 쓰고 아끼고 아껴서 아이들에게 쓰는 모습...

 

아이들 키운다면 억척스럽게 살았던 와이프의 모습들이 생각이 났습니다.

 

그 자리를 앉으려고 했던 노부부에게는 원래 앉았던 자리를 안내해 드리며

 

" 죄송합니다. 여기에 앉으세요"

 

했더니 노부부의 할머님께서 하시는 말씀이..

 

"고마워요. 아내분이 저런다고 화내지 마세요"

 

" 네 알겠습니다."

 

자리를 맡은 와이프는 활짝 웃으면서..

 

"이제는 안 좁겠다. 그치?

 

라고 말 하는데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그 날 공원에서 가족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돌이켜 보면 저는 참 아내에게 못 했던 것 같습니다.

 

일 핑계로 주 3일 이상은 늦게 들어가고 주말에도 출근 할 때가 많았고 일찍 들어가는 날이면 집안일 시키는 아내가 못 마땅해서 불평을 늘어 놓고... 정말 와이프에게 많이 미안 하더군요.

 

저는 한다고 하는데 불평을 늘어 놓는 아내를 보고 화날 때도 많았고 저는 신경도 쓰지 않고 아이들만 챙기는 아내에게 불만도 많았는데 이제는 저도 일찍 들어가는 날이나 주말에는 집안일도 알아서 하고 가끔 식구들 밥도 지어주고 합니다.

 

2년 전부터 와이프도 직장을 구해 9시30분 ~ 4시30분까지를 일을 하고 퇴근하면 바로 아이들을 데리러 갑니다.

첫 월급 받았을 때 많은 돈은 아니지만 본인이 월급 받았다고 외식하자고 하더라고요. 맘이 참..

그리고 점심값 아끼겠다고 집에서 먹던 음식이나 빵으로 점심을 때우거나 아니면 편의점에서 삼각김밥 하나로 점심을 때우는 아내에게 뭐라고 했습니다.

 

"점심값 얼마나 한다고 아끼고 그래! 그냥 사 먹어"

 

"내가 얼마를 번다고 점심을 사 먹겠어. 그냥 이렇게 먹는 게 좋아"

 

그렇게 아낀 점심값으로 퇴근 후 아이들을 데리고 집에 갈 때 마트에 가서 아이들이 사고 싶어 하는 걸 사줍니다.

 

그리고 요즘은 홍삼이 몸에 좋다고 사 먹진 못하고 인삼을 시장에서 사서 찌고 말리고를 수차례 반복하더니 결국엔 홍삼을 만들었더라고요. 그렇게 만든 홍삼을 우리 식구가 잘 먹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커서 그런지 몇일 전에는 저에게 이런 말을 하더군요

 

" 나 주말에 하루쯤은 내 시간을 가지면 안될까?"

 

"그래 그렇게 해~ 근데 뭐할건데?"

 

"그냥 산책하면서 책도 보고 커피도 마시고 싶어"

 

참 소박한 바람인데 이 마저도 막상 나가려고 하면 아이들이 눈에 밟혀 나가지도 못합니다.

 

시댁이나 처가에 가면 둘만 있을 시간이 없었으니 아이들을 재우고 몰래 밤에 나와 근사한데 가는게 아니라 그 흔한 영화관을 가는게 아니라 편의점에 가서 커피를 마십니다.

 

"내가 맛 있는 거 사줄께, 먹으러 가자 아님 극장 갈래?"

 

"아니야~ 난 그냥 이렇게 커피 마시는게 좋아"

 

결혼 후 1년간은 싸우기도 많이 싸우고 맘도 많이 상하고 고생도 많이 했지만 그 후부터는 우리 네식구가 너무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만약 아내가 이 글을 보게 된다면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 자기가 주말 하루 정도는 자기 시간을 갖고 싶다고 했잖아. 아이들이나 나 신경 쓰지 말고 다녀와. 그렇게 하는게 자기를 위해서 만은 아니라고 생각해. 자기가 행복해야 아이들도 행복하고 나도 행복한거야. 그리고 점심도 잘 챙겨 먹고, 자기가 있어야 아이들이 있고 내가 있는거야. 그러니까 내가 말한대로 했으면 좋겠어. 그리고 나랑 결혼해 줘서 너무 고맙고 자기가 내 옆에 있어서 너무 행복해. 우리 앞으로 행복하게 오래오래 건강하게 잘 살자~ 사랑해~"

추천수260
반대수101
베플ㅇㅇ|2017.07.02 10:11
어쨌거나 저렇게 가방 던지고 자리뺏는 무개념 아줌마들 남들이 보기엔 또1라이에 민폐예요. 어제도 지하철에서 얼마나 짜증이 나는지;; 저러고 살지 좀 말라해요.
베플ㅇㅅㅇ|2017.07.02 10:00
가족인 쓰니 눈에는 안쓰러운 아내지만 타인이 보기엔 그저 자기 아이들만 생각해서 주변 돌아보지 못해 노인공경 모르는 이기적 가족애를 가진 여인네요. 님이 노인부부를 챙겼다고는 하나 님 부인과 아이 2명이 외출하면 항상 저랬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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