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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동 힘든 환자 혼자 두지 마세요

울시엄마며... |2017.06.29 23:50
조회 657 |추천 18
시어머니가 담낭에 결석이 생겨 담낭제거수술을 받으셨습니다. 복강경수술인데 전신마취로 해서 빨리 정신을 못 차리셨어요.
병실(4인실)로 돌아와서 3시간동안은 못 주무시게 깨워서 계속 심호흡시키고 기침시키고 가래 뱉게 하라고 간호사가 주의주고 나갔습니다. 마취약효가 남아서 주무시면 폐가 운동을 안해서 폐렴등 폐 쪽에 문제생길 수 있고 호흡에 지장올 수도 있다고요.
약효 때문인지 시어머니는 계속 까무라지고 졸고 했던 말씀 또 하시고 하셨어요. 잠깐 눈 돌리고 손이 쉬면 바로 주무셔서 계속 말 걸고 어깨 주무르고 침대 세워서 앉게해서 등 두드리고 했습니다.
그러고 있는데 시어머니 침대와 대각선으로 있는 침대에 계신 할머니 환자(시어머니 또래로 보임)분이 계속 저를 부르시더라고요. 고개 돌려 바라보면 '애기엄마, 나 이거 좀 집어줘', '애기엄마, 나 물 좀 떠다줘', '애기엄마, 나 휴지 좀 뽑아줘' 하더라고요. 그러는 그 할머니 보는 동안 우리 시어머니는 심호흡하시다가 주무시고, 팔 머리위로 아래로 움직이다 멈춰서 주무시고, 저 부르는 할머니 바라보다 주무시고, 헛기침 컥컥하다가 주무시고...
처음엔 시어머니 어깨주무르다 뛰어가서 집어달라는 거울 손에 쥐어주고 다시 달려와서 시어머니 손 흔들어 깨우고, 물 떠달라는 거 걍 내가 먹으려고 갖고 있던 생수를 컵에 부어드리고 뛰어와서 시어머니 등 두드려 깨우고 하니 좀 화가 나더라고요.
내가 우리 시어머니 수발들려고 왔지 이 병실 수발 들러왔나? 뭐야? 싶더라고요. 사실 저도 지금 발목 인대가 늘어나서 걷기 힘든 것도 짜증에 일조했습니다.
우리 시어머니조차 우리며느리 고생시켜 어쩌니, 아가 미안하다 너도 몸 불편한데, 그냥 나 자게 두고 너도 쉬어라 등등 마취에 취해서도 계속 저리 말씀하고 계신데 누군지도 모르는 할머니때문에 왜 발목 아픈 내가 뛰어다녀야 하지? 싶기도 해서 나중에는 '애기엄마~ 애기엄마~ 이리와서 나 좀 도와줘~' 하는 거 무시하고 그냥 시어머니만 계속 깨워서 심호흡하라 하고 기침하라 하고 등 두드리고 어깨주무르고 했어요.
그랬더니 그 할머니가 애기엄마 나 좀 도와달라니까 안 들려?해서 지금 우리 어머니때문에 할머니 못 도와드리니까 가족분 부르시던지 간호사 호출하라고 했어요. 근데 하, 자기 딸은 바빠서 부르면 안되고 며느리는 멀어서 못 온대요. 간호사 호출하랬더니 이깟걸로 왜 간호사 부르냐고 그냥 애기엄마가 좀 도와주면 되잖아 화장실( 출입문 바로 옆이고 시어머니 침대가 출입문 바로 앞)까지만 좀 부축해줘 하는데 막 짜증나고 화나더라고요.
내가 우리 시어머니 수발들러 왔지 할머니 도와주러 온 거 아니라고 하고 호출버튼 눌러서 간호사 불러줬어요.
이 병원은 간호간병통합시스템이라고 필요한 경우에만 보호자 상주허가해서 보조침대 갖다주고, 그외에는 보호자 상주불가시키고 간호사, 조무사, 간병인이 수시로 병실 드나들며 환자들 살피더라고요. 아무리 그래도 거동이 불편하면 보호자가 붙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그 할머니 화장실 갔다가 간호사랑 들어와서 침대 눕더니 간호사한테 하소연(?)했어요. 요새 젊은 애기엄마들 인정머리가 없다 잠깐 화장실 가는 거 부축해주면 큰일나냐 꼭 간호사 불러야 하냐 고 저 들으란 듯이 크게 말하더라고요. 간호사가 지금 저 보호자(병실에 보호자는 저 혼자였음)는 저 환자분 옆에서 잠시도 떨어지면 안된다고 저 보호자 부르지말고 필요한 거 있음 호출버튼 누르라고 호출기 손에 쥐어주고 나가더라고요.
간호사 나가고, 할머니 나 알아요? 나 언제 봤다고 우리 어머니도 아무것도 안 시키는 날 부려먹으려 해요? 움직이기 힘들면 할머니가족이나 간호사 부르세요 하니까 혼자 뭐라뭐라 궁시렁거리는데 들리지는 않았어요.
계속 시어머니 깨우다가 3시간 지나서 시어머니 주무시게 눕혀드리고 나니 저도 지쳐서 꼼짝도 못하겠더라고요. 축 늘어져 있는데 할머니 가족인지 친척인지 어떤 아주머니가 들어왔는데 아까 간호사한테 한 말 또 하면서 저를 손가락질하더라고요.
순간 욱해서 좀 목소리가 크게 나긴 했어요. 그 할머니 가족이냐 난 우리 어머니 수발들러 온 거지 그 할머니 수발 들러 온 거 아니다 거동불편한 환자 혼자 둬서 다른 사람한테 민폐끼치게 하지 말고 가족분이 돌봐드려라 하고요.
그 아주머니 별 말 없이 고개돌려 할머니랑 뭐라 대화하는 것 같았는데 저도 지쳐서 그냥 고개돌려서 신경 꺼버렸습니다.
이게 어제 일이고, 오늘 오전에 다시 병실로 들어가니 할머니가 저를 빤~~히 계속 쳐다보는데 아는척도 안하고 그냥 시어머니 옆에서 앉았다 왔습니다.

뭐, 저보고 싸가지없고 인정머리 없이 행동하고 말했다고 욕한다 해도 별로 할말 없긴 하지만,
아무리 간호간병통합시스템이라고 보호자상주불가래도 억지로 보호자 쫓아내지는 않습니다. 거동 불편한 환자라면 보호자가 24시간 붙어있진 않더라도 좀 돌봐드리고 혼자 두지 마세요들ㅠ
추천수18
반대수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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