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탈 죄송합니다. 20대 후반 남자입니다. 누나 아이디 빌려 글 남깁니다.
제목그대로 여친을 붙잡고 싶습니다. 도와주세요.
여친은 저보다 6살 연하입니다. 신입생 환영회 때 처음 만났는데 사실 처음에는 별로 였습니다. 눈에 띄는 타입이 아니었는데 말하는 게 밝고 어른스러워 눈에 밟혔습니다. 그래서 학교 다니는 내내 친한 오빠로 지내다가 졸업과 동시에 고백했습니다.
저는 그 후 취직을 했고, 강원도에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대학은 경남지역이어서 여친을 볼 기회가 거의 없어습니다. 한달에 두번 있는 휴일을 내려가는 게 힘들어 집에 가지 않고 회사 기숙사에서 보냈습니다. 한번 다녀오면 장거리 운전도 힘들고, 학교와 집이 다른 지역이라 외박을 해야했으며 제가 푹 쉴 수 없었습니다. 여친도 제 상황을 이해했습니다.
여친은 대학 들어와서 지금까지 여러가지 일들을 했습니다. 자세히는 모르지만, 서울도 한달에 한 두번 꾸준히 올라가 발표? 같은 것도 하고 부산이 본가인데 부산의 친구들이랑 모여서 대회도 나가고 하더군요. 우리학교 사람들과 왜 안하냐니 그냥 웃으며 원래 같이 많이하던 친구들이라 편하다면서 넘어샀습니다.
그런식으로 여친이 대학생활을 놀면서 보내는 동안 저는 여친과 결혼을 전제로 만나고 싶어 열심히 일하고 저축했습니다. 여친은 아무리 바빠도 제게 전화를 자주 했고 늦더라도 카톡을 확인하고 꼭 답장을 했습니다.
여친 부모님께서 여친을 보러 자취방에 오셨을 때, 여친에게 비밀로하고 찾아뵌 적이 있습니다. 어머님 아버님 모두 훌륭하신 분이셨고, 여친을 무척 아끼고 있었습니다.
아버님 말씀이 애가 보고 들은 것이 많고, 무엇이든 해봐야 하는 성격에다 자기가 하고 싶은걸 꼭 하는 애인데 학교 공부에 흥미 없고 내신보다 연구나 다른 것에 몰두하다 보니 대학을 좋은 곳에 못보냈다 하더라구요. 이해가 갈 정도로 제 여친은 가끔 너무 어른스럽고 천재같은 면모가 있었습니다. 제가 잘 챙기기로 약속드리고 인사드리고 헤어졌습니다. 분위기 괜찮았습니다.
그런데 여친 생각은 아니었나 보더군요. 말 없이 왜 왔냐며 화를 내더니 다음부턴 사전에 이야기 없이 부모님과 안만났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나는 결혼 생각까지 하고 있고, 나이가 많이 차이나는 만큼 너네 부모님께 인사드리고 안심시켜드릴 생각이었다고 말하니 자기가 우리 어머님께 몰래 찾아가 인사드리면 좋냐고 하기에 저는 좋다고 했습니다. 저희 어머님, 아버지와 이혼하시고 혼자 저와 누나 키워내신 분이십니다. 어린 애기같은 제 여친이 가서 말동무 해주면 무례하지 않게 잘 대해 줄 거라 확신합니다.
그런데 여친은 화를 내고 가버리더니, 갑자기 헤어지자고 합니다. 이유를 물어도 자기는 아직 하고 싶은 것이 많고 대학원도 갈 것이고 무엇보다 20대 초반에 결혼에 얽매이고 싶지 않다고만 합니다.
결혼을 억지로 하는 것도 아니고.. 서로 사랑해서 결혼까지 생각했는데 얽매인다고 표현하는 걸 보니 여친에게 제가 겨우 이정도였나 싶으면서도, 무릎꿇고 비는 제 앞에서 눈물을 흘리는 여친을 보니 아직 제게 마음이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제 여친보다 현명하고 어른스러운 여자를 만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요리도 잘하고 일도 말도 똑부러지게 하고... 장점을 나열하려면 끝이없습니다.
여찬을 붙잡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