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용기를 가지고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전 이혼남 이었습니다.
한마디로 못난 남자죠.
29이란 나이에 전설의 락가수 엘비스 프레스리 노래처럼 불같이 뜨거운 사랑을 했었고
가족과 친구들의 축하속에 결혼까지 했었습니다.
그런데 그게 사랑이 아니었나 봅니다.
한순간 감정이었고 잠깐동안의 열정이었나 봅니다.
그래도 어떻게는 살아보려고 잡기도 하고 달래기도 하면서 가는 실처럼이라도 이어가려고 했으나
제가 못난 탓에 뱃속에 5개월이나 자라고 있던 아기까지 병원에서 버리고 온 아내를 용서할 수는 없었습니다.
뒤늦게 아내는 내게 용서를 빌었지만 그러기엔 나에게 상처가 너무나 컸습니다.
온갖 증오와 경멸을... 그리고 모욕을 주면서 서류에 도장을 찍었습니다.
그런일이 있고난뒤 너무 혼란해서 직장을 버리고 절 잘 아시는 지인들과 심지어는 친구들까지
제가 결혼했다는 사실을 아시는분 모두 연락을 끊어버리고 혼자 정신나간 사람처럼 이리저리 알지도 못하는 곳에 여행을 다녔습니다.
그렇게 방황을 할때 우연히 대학시절을 같이 하며 정을 나누었던 옛 친구를 만났습니다.
오랜만에 만나서인지 반가운 마음에 술도 같이 한잔하고 편한 마음에 처음 내 못난 이야기를 전부 했었습니다.
자주 연락을 하면서 많은 충고를 해주면서 이리저리 도움도 주고 포근함과 따듯함도 주었습니다.
그 친구가 제겐 은인인거죠
그 뒤로 안정을 찾은 후 폐인 생활을 접고 엉망이었던 집을 청소하고 간간히 운동도 하면서 취직을 했습니다.
새로운 만남을 두려워하기만 하던 제게 따뜻하고 포근한 여자가 생겼습니다.
물론 저도 좋았지만 저때문에, 그리고 제 과거 때문에 그녀가 상처입을까봐 몇번이고 다른사람 만나라고 하고 어리석게 일부로 맘 아프게 괴롭히기도 했지만 떠나지 않던 그녀를 아내로 맞이 하게 되었습니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 지금의 아내는 갓나은 딸아이를 품고있는 엄마가 되었습니다.
저때문에 혹시나 싶어 결혼식도 안올리고 혼인신고만 해서 사는 제 아내...
아내 친구라던지 대학때 동창이나 같이 만날때면 식은 안올리냐고 물어보기라도 하면 제 아내는 '아기 나으면...', '아기가 좀 크면...', '형편이 좀 낳아지면...'이라는 거짓말을 합니다.
저의 학교 동창이나 친구 결혼식에 갈때도 내가 곤란해 할까봐 같이 가자고도 하지않는 제 아내...
결혼한 친구 아니면 전 회사 동료들의 돌잔치라던지 모임도...
많이 서운해 할꺼라는거 알면서도 같이 가자고 못하는 못난 나...
그래서 항상 미안하기만 합니다.
그런데도 어리석기만 한 저는 '미안하다'라는 말도 못하는 바보랍니다.
언제 한번 우연찮게 연락이 닿은 친구에게 오늘같이 용기를 내어 이야기를 한적이 있습니다.
"나 솔직히 너희들이 너무 보고싶다. 나에게 이런일이 생겨 너무 부끄럽기도하고 창피하기도 해서 앞에 나서기 힘들었고 외로웠다고..."
"이젠 내 마음을 훌훌 털어버리고 너희들과 술잔도 기울이고 좋은일 있으면 축하도 해주고 나또한 축하 받고 싶다고..."
돌아온 말이 '너 필요할때만 친구 찾지말라더군요... 그냥 이렇게 살아가자고 하더군요...'
눈물이 핑돌았지만, 내욕심이 과했나 싶어 그냥 그러자고 했습니다.
실은 저한테 은인이었던 대학시절 친구가 지금의 제 아내랍니다.
-SUN 넌 나한테 정말 태양 그 이상의 존재야
네가 없었다면 아직까지 암흑속을 걷고 있었을꺼야
같이 있어주는것만으로도 감사해
꼭 행복하게 해줄께
세상 그 무엇보다 널 사랑해
오늘 집에 가서 하려고 하는 말인데 잘 될지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