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상황이 그녀입에서 나오는 입김을 만들어 내기에 충분했다...
예정대로라면 11시(23시)에 알바를 오는것이 정상이지만 근래
들어 고딩녀의 출근이 잦아진 관계로 나는 10시에 알바를 와야
했다. 1시간 차이가 별것 아닐거라고 생각할지는 모르겠지만
그 시간이면 1.4기가 짜리 야동을 7개를 받을 수 있으며, 야구
로 치면 적어도 2개의 회가 지나갔을 시간이며 그 시간 동안 풀
침을 한다면 턱밑에 여드름이 들어갈 정도의 회복시간이다. 예
정보다 일찍 샤워기에 몸을 맡기는 기분이란 예정보다 일찍 부
대에 복귀 하는것처럼 샤워물의 따뜻함도 따뜻함으로 다가오
지 않고 차가움은 더한 시린감정으로 내 피부속 모공으로 침투
하는 기분이었다. 변기에 엉덩이를 질펀히 내려깔고 응가를 보
려해도 조급해서 제대로 항문이 벌어지질 않아 귀두끝에서 오
줌발이 나오는것마냥 똥줄기는 가늘기만 하다. 뒷처리를 제대
로 한건지 안한건지 1시간 잠을 덜 잤기에 신경쇠약에 걸려 그
것조차 분간할 수 없어 치매걸린 노인내마냥 몇번이고 두루마
리 휴지를 풀어 뒷처리를 해본다. 군살없이 말란비틀어진 뱃살
덕에 오늘도 질끈 허리띠를 조여본다. 거울앞에서 "그래도 오
늘 하루 화이팅이다" 라며 미소지어 보지만 이내 거울에 비춘
모습에 이를 닦지 않을 것을 눈치챈다. 그다지 신경 쓰지않는
다. 시야에 칫솔이 들어왔지만 이내 외면하고 현관문 손잡이를
비틀어 미끄러지듯 밖으로 나온다. 빗방울이 간헐적으로 내리
고 있다. 우산을 안 가져왔다.그리 신경 쓰지 않는다. 버스정류
장으로 가는 길, 이상한 낌새에 뒤를 살짝 엿본 결과 511번 버
스가 브레이크 없는 것 마냥 미친듯이 달리고 있었다. 저것을
잡아야 한다. 나 또한 정신줄에 브레이크를 없애버린채 미친듯
이 달린다. 빗으로 빗어재낀 머릿카락은 이미 결을 무시한채
제멋대로 나부낀다. 버스에 올라타 긴 한숨을 내뱉다 금새 입
을 다문다. '이를 안닦았지.. 젠장.' 달리는 버스안에서 창밖을
내다본다. 빗발은 어느순간 더욱 강렬해져 창문밖 시야를 흐릿
하게 만들고 내 마음속도 흐려지게 만들고 있다. 목적지에 도
착하자 익숙한 기계음 뒤 열리는 하차문에서 잠시 동안 서성이
다 이내 도약해서 지하상가로 미친듯이 뛰어내달린다. 이제 조
금만 더 걸으면 목적지이다. 10시에 맞춰간다면 고딩녀는 웃어
제끼면 수고하라는 단발의 비명섞인 외침을 날리며 사라지겠
지.예상대로 10시안에 간신히 도착한 나에게 마치 계주의 바통
터치 하는 것처럼 능숙하고 재빠르게 나의 인사를 받아치며 수
고하세요 라며 퉷 내뱉고, 방금 있었던 건지 없었던 건지 분간
이 안될만큼 신기루처럼 사라져 버렸다. 꿈같다...마냥 꿈같다.
피곤에 쩔은 몸을 간신히 의자에 늬우고 오늘이 며칠인지 머릿
속으로 떠올리려는 찰나 손님이 와서 프린트가 되냐고 물었다.
귀찮았다.
프린트 흑백은 200원 이고 칼라는 300원 이라고 말하기가 귀찮
았다.녀석이 흑백 2장을 뽑고 칼라 3장을 뽑는다면 얼마만큼을
받아야 하는지 계산하는것이 귀찮았다. 만약에 용지가 없다면
용지를 갈아 끼어주기가 귀찮았다. " 프린트 없어요 " 하지만
저기 저 멀리서 프린트는 전원표시를 깜박이며 존재하고 있었
다. 뭐 이딴 새끼가 있냐는 눈초리로 손님은 사라졌고 난 뭐 이
딴 새끼 여기 있어요 라는 말투로 "안녕히 가세요" 라고 외쳐본
다. 다행인 점은 그날도 역시? 손님이 별로 없었단 점이다.슬슬
취침 준비를 해본다. 의자를 바짝 끌어 당긴후 책상위를 후~
하고 한번 불어 제껴 나름 청결하게 만든다음 두 팔은 마치
뱀이 꽈리를 트는 것마냥 둥그렇게 말은 다음 사뿐이 책상위에
안착시키고 고개는 아랫쪽으로 25도를 향하게 한 다음 꽈리튼
팔위로 얹는다. 이내 잠이 쏟아진다. 무아지경이다. 입에선 투
명한 타액이 흘러나오지만 신경 쓰지 않는다. 손님이 와서 계
산을 해달라고 한다. 꿈같다. 1000원이라는 프로그램의 기계음
이 마치 육성처럼 들린다. 나 또한 천원이라 메아리 치듯 내뱉
고 돈을 받아 챙긴후 신경질 적으로 금고에 쳐 넣는다. 그리곤
다시 미친듯이 잠의 향연 속으로 빠져든다. 어느새 아침 여덟
시가 돼버렸다. 그때 또 프린트 되냐는 손님이 왔다. 여자였다.
된다고 했다. 일치의 망설임도 없이 된다고 했다. 하지만 썩 이
쁜 외모가 아니었기에 프린트가 된다고 말했던 입술을 저주했
다. 잠은 잘수록 는다고 했던가 나는 다시 취침 준비를 하려고
했다. 그때 들리는 단발의 음성 " 여기 용지 없어요 " 제기랄...
어제 그 남성 손님이 왔을때 프린트가 된다고 하고 용지를 그
때 갈아줬더라면 지금 나의 벌꿀같은 단잠을 방해 할 수 없었
을 텐데.. 어제 그 남성손님을 보낸것을 급후회했다. 그러면서
나는 프린트 아래 서랍에서 용지를 꺼내서 프린트 주둥아리에
넣으려고 하는 찰나!!!!!!!!!!!! 여기에 있었는데 용지를 내가 못찾
았네 라고 한심한듯 한숨을 내뱉은 그녀의 입김이 나의 손등에
닿았을때 나는 뭐라 형언 할 수 없는 쾌락과 환희와 열반을 느
낄 수 있었다. 어젯저녁 1시간 덜 잔것이,항문에서 오줌발마냥
쇠약한 똥줄기를 흩뿌렸던 것이, 두루마리 휴지를 풀어 몇번이
고 뒷처리를 했던 것이, 511번 버스를 따라잡아 타려고 나 또한
버스처럼 미친듯이 내달렸던 것이, 신기루처럼 사라진 고딩녀
를 봤던것이 이 모든것이 한순간에 환희로 바뀌고, 남성손님을
그냥 보냈던 것이 그래서 용지를 갈아 넣지 않았던 것이 내 인
생의 최고의 선택이었다는 것을 깨달은 순간이었다. 다시 용지
를 넣고 싶었다. 넣었던 용지를 다시 빼고 다시 넣고 싶었다.
" 무슨 짓이에요! " 라고 그녀가 외친다면 "입김을 다시 한번
느껴보고 싶어서요" 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의 당당함을 만들
수 있었던 입김이었다. 하지만 난 그녀의 입김을 희소하게 남
기고 싶었다. 고귀하고 성스럽게 남기고 싶었다. 그 누구도 느
낄 수 없는 나만이 느꼈던 입김으로 남기고 싶었다. 이것은 그
냥 입김이 아니다. 푸념섞인 하지만 온기있는 인간미 넘치는
입김이었다. 괜히 프린터에 손을 갖다대본다. 멀쩡한 프린터가
망가지길 바랐다. 그녀를 한숨짓게 하고 싶었다. 다시 한번 내
손등에 입김을 불어넣어 주길 바랐다. 하지만 출력된 프린트물
과 동시에 그녀는 돈을 내뱉고 사라졌다. 모든것이 일순간의
백일몽처럼 느껴졌다.그리곤 어느새 아침 10시가 됐다.퇴근 시
간이 된것이다. 쓸쓸히 계단을 즈려밟고 내려갔다. 12시간만에
본 햇볕이 나를 맞아준다. 동시에 가을 바람 한 자락이 뺨을 스
친다. 가을바람인지라 약간은 쌀쌀하다.
그럴수록... 그녀의 입김이 더욱 더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