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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저보고 대학을 양보하래요 글 썼던 글쓴이입니다

한숨 |2017.11.07 22:06
조회 208 |추천 2

안녕하세요 예전에 엄마가 저보고 대학을 양보하래요 글을 썼던 글쓴이입니다.

 

그때 글을 쓴 이후로 시간이 많이 지났네요... 저를 기억하실까 제 글을 기억하실까 잘 모르겠습니다.

 

그때 저한테 좋은 조언, 필요한 조언, 따끔한 충고를 해주신 분들께 감사인사와 제 근황을 그리고 저와 같이 부모님께 상처와 차별을 받은 사람들을 위한 응원과 위로로 마지막으로 남기는 글이 될 것 같습니다. 이렇게 말하니까 좀 거창한 것 같지만... 사실 별 내용없습니다...

 

그때 본문을 내려서 이어지는 판을 해도 별 소용이 없을 것 같아서 이어지는 판은 안 할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저는 제가 가고싶은 대학, 제가 가고싶은 학과에 떡하니 붙었고 부모님이 부담 안해주신다는 학비도 장학금으로 충당하고 잘 지내고 있습니다. 과에서도 좋은 성적받고 동기들하고도 원만하게 잘 지내고 있어서 학교생활은 더 바랄 것없이 행복합니다.

 

1학기 동안에는 집에서 학교로 통학했었는데 학교도 많이 멀었고 가족하고도 영 좋은 사이는 아니여서 학교를 다니는 내내 부모님과의 마찰이 많이 심했습니다. 게다가 많이 보수적이신분들이라 짧은 치마같은건 아예 못 입게 하셨고 제 옷차림에 사사건건 간섭하셨습니다. 다 큰 21살 딸래미 옷장을 열어보기도 했구요. 어쩌다가 제가 조금이라도 꾸미고 나가면 영화 웰컴투 동막골의 여덟봉다리 모지란 년 같다고 욕도 하셨어요.(정말 그런 배역이 있었나요...?)그렇다고 제가 나가서 살겠다고 하니 아빠는 그저 여자가 혼자 살기엔 세상이 너무 위험하다는 말로 반대만 하셨어요. 그렇다고 엄마와의 심한 마찰을 중재해주시는 것도 아니셨구요.

 

독립도 못하게 하고 그렇다고 엄마를 말려주지도 않는 숨통 죄어오는 삶이 너무 지치고 싫어서 부끄럽지만 뒤늦게 반항하는 마음에 그리고 나를 포기해달라는 마음에 많이 삐뚤게 굴었습니다. 술먹고 택시타고 집 들어가기, 술먹고 부모님한테 주정부리기, 새벽 1시에 들어가기 등등이요.

 

주정이 제일 잘 먹혔던 것 같아요. 아빠한테 아빠는 중재해주지도 않을거면서 왜 나를 붙잡아두냐 좀 놓아달라고 엄청 화내면서 펑펑 울었거든요. 결국 아빠는 다른 의미로 저를 놓으셨어요. 당신한테 그런 말을 하는 제가 괘씸하대요 ㅋㅋ... 그렇게 아빠도 저를 무시하시고 저보고 어디든 살 곳 구해서 나가라고 하시는 지경에 이르렀어요 그 이후로 저한텐 한 마디도 하지 않으셨구요.

그 당시 상황은 정말 폭풍 전 고요함 같았네요.

 

그렇게 저는 방학 동안 알바하는 곳 근처 고시원에서 학기가 시작되기 전까지 살았어요. 나오기 시작하니까 천국이더라고요. 집에 있었을 때는 가슴에 꽉 뭉친 덩어리가 있었고 늘 심통이 나있었는데 혼자 살기 시작하니까 불안정한 정서도 많이 안정됐어요.

그러고 방학 때 2학기 기숙사 신청해서 지금은 긱사 생활이구요. 그리고 뜻하지 않게 부모님과의 사이가 많이 호전됐어요. 그래도 제가 그분들의 아니 엄마의 자식이긴한가봐요. 나와서 혼자 사니까 엄마가 집에 밥 먹으러도 오고 고양이 보러라도 와라 그리고 또 별 거 아닌 걸로 가끔 전화해서 제 목소리 들으려고 하시더라구요 원래는 제가 좋아하는 음식은 가족들이 싫어하는 음식이라고 잘 안 하시더니 이젠 제가 가끔 집에 가면 꼭 제가 좋아하는 버섯 볶음이랑 된장찌게를 해주세요 참 이상하게 사이가 많이 호전되었네요.

 

동계 방학 때는 풀로 알바 뛰면서 또 다음 학기 긱사비와 제 생활비를 준비할 예정이에요. 학비는 국가장학금 받고 있는 거 있구요! 그때 댓글에 나와서 독립하는게 답이다 했는데 정말 그게 답이었네요. 전 평생을 꿈꿔왔던 독립을 하고 지금은 자유롭게 살고 있고 행복합니다. 아빠가 다시 들어오라고 하는데 전 그럴 일은 절대 없을 것 같아요.

 

끝으로... 저처럼 부모에게 억압되어 사신 여러분들 부모님 그늘에 계속 기대어 살고 있다면 어쩔 수 없이 그분들께 맞춰야되는 것 같아요. 그게 싫으시다면 정말 이 악물고 독하게 뒤도 보지말고 나오세요. 저도 처음 나가기 전엔 내가 과연 혼자 사는게 가능할까 무섭다 했는데 지금은 왜 내가 그때 그렇게 겁먹었을까싶어요. 요즘도 판에 부모님같지도 않은 부모님에 대한 글들이 많이 올라오는데 정말 답은 나오시는 겁니다. 그분들은 일평생을 그렇게 사신 분들이라 가정환경이 바뀌진 않을테니 자신이 처한 환경을 자신 스스로 바꿀 수밖에 없습니다.

 

다들 참고 살지 마세요 저처럼 속병 홧병나요. 당신은 그렇게 하대받아도 될 존재가 아닙니다. 소중한 사람입니다. 행복하게 사세요.

 

그리고 그때 저한테 따끔한 충고해 주신 분들 좋은 조언 필요한 조언 해주신 모든 분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다들 행복하게 사세요.

추천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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