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너무 추웠죠
외출은 삼가하려 했는데 아들이 돼지갈비가 먹고싶다고 하네요
집에 둘뿐이었고 장염 털고 일어난지 얼마 안된 아이이기에
먹고싶단건 먹여야겠어서 세시쯤 평소 몇번 갔던 집으로 갔습니다
어정쩡한 시간이라 큰 매장안에는 저와 아들 한팀,가족 단위의 단체 한팀,소주를 마시고있던 남자분 둘 한팀 총 세팀만이 식사를 하고 있었죠 문제가 있던 일행은 남자분 팀이었어요
가게는 큰데 손님은 없으니 나누던 대화가 다 들리더군요
남자분 중 대머리에 베레모를 쓴 분은 연신 통화를 하는데 그 내용이 본인은 지금 술을 마시고 있으니 너는 가서 김장을 해라 였어요 썩 유쾌하지는 않은 대화라 그렇구나 하고 말았는데
손님이 없는 시간이니 가게 직원들이 테이블에 앉아서 마늘 편을 썰고 있었어요 그걸 본 그 대머리 아저씨 마늘 좀 달라 마늘먹고 힘 내야겠다 하더라구요 그 힘이란게 너무 노골적으로 성적인 의미였음에 직원분들이 난감해하면서도 응대를 해줬고 저와 아이는 식사를 마쳤지요
그 테이블 아저씨들은 소주를 세병 째 주문하던 참이었구요
아이가 화장실에 가고싶다해서 화장실에 데려갔다온 뒤
입고온 패딩점퍼와 모자를 씌우고 있는데 대머리 아저씨 맞은편 일행이 저희 아이를보고 애가 참 예쁘다 하셨습니다
아이 이뻐해주시는거 고맙죠 그 말까지만 들었으면 저는 고개숙여 감사합니다 하고 아이에게도 인사시키고 기분좋게 나왔을거에요 그런데 대머리 아저씨 왈
"애가 예쁘면 뭐해 여자가 좀 가꿔야지"
순간 제 귀를 의심했습니다 제가 그 아저씨 눈 즐겁게 해주려고 돼지갈비 먹으러 가나요?청바지에 맨투맨 패딩점퍼 캡모자 얼굴이야 집근처에 밥먹으러 나가니 눈썹정도 그렸고요
설사 그게 아니더라도 그런 소리 들을 이유 없다 생각했어요
아저씨만 가족있나요.....?아무 표정없이 계산한뒤 저도 제편에게 전화하고 가게앞에서 기다렸지요
데리러올 사람이 도착하기전에 그 아저씨들 계산하고 나오길래 화를 참지 못하고 아저씨 아까 뭐라했냐 물었죠 그랬더니 아무말 한적 없고 서로 모르는 사이에 왜그러냐합니다 그래요 나랑 아저씨랑 모르는 사인데 왜 안주거리로 나랑 내 애를 입에 올리느냐 했지요 자긴 그런말 한적없다 발뺌하다가 일행이 인정하며 계산할때 얼굴구기고 나가는것 봤다 대신 미안하다 하더라고요 대머리 아저씨에게 지인이 대신 사과하는거 들으셨죠 아저씨가 잘못한게 있으니 대신 사과하시는거 아니냐고 일행분에게는 잘못없으시니 사과하지 마시라고 했습니다 대머리 아저씨는 저한테 직접 이야기한것도 아닌데 왜 본인이 사과를 해야하냐고 바득바득 우기시더라구요 직접 이야기한게 중요한게 아니라 그럼 책임도 못질거면서 뒤에서 씹는건 잘한거냐고 되물었네요 그랬더니 그 일행 애도 예쁘고 날도 추운데 지금 이러는거 애한테 안부끄럽냐고해요 내가 애한테 부끄러울게 뭐있냐 난 못들은척하고 돌아가는게 더 부끄럽다 생각한다 아들이 이거보고 그대로 크면 어쩔거냐 난 사과받아야겠다하니 대머리 아저씨 본인이 먼저 경찰에 전화합디다 지구대에서 출발한다고하니까 겁났는지 연신 미안하다고 하더니 줄행랑 치네요 술을 먹으려면 먹을 수 있는만큼 곱게 먹으면 참 좋을텐데요 도망가는 뒷통수에대고 술 마실거면 곱게 마셔라 이기지도 못할거면서 조금 보태면 딸 뻘일 사람한테 말같지도 않은 말 짓거리면 기분 좋느냐고 어디가서 처자식 그런소리 듣고와봐야 정신차리느냐고 퍼부어버렸어요 여자로서 정말 자존심도 상하고 눈물도 나오려했지만 말마따나 눈물도 아깝더라구요 40대 초중반으로 보이는 대머리에 까만색 베레모 쓴 아직도 여자는 남자의 장식품이라 생각하는 정신나간 아저씨 다음번에 한번 더 제 눈에 띄면 그땐 입으로 안끝날겁니다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서 위로받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