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시골 계신 시어머니께서 시작은댁 결혼식에 가실려고 서울엘 오셨습니다.이추운겨울에 서울 처음 오신겁니다.
한번 오시라해도 손사레치시고, 느그 불편할라..이러시면서 안오십니자.
참고로 우리 어머님 4남을 두셨어요.
큰아들내외는 시댁에서 1시간 거리 살고 있고 나머지 세형제는 서울쪽에서 살고 있습니다.
토요일 결혼식이 있어서 금요일날 저녁에 고속버스를 타고 오신다고 하시는데 모두들 시간이 안 된다고 해서 제가 서울 첨 (제가 결혼한후 처음)오시는 시어머니를 위해 터미널로 마중을 갔습니다.
일 년 내내 자식들 먹일 농사 지으시고 보내시는 어머니 차림이 결혼식 가시기 너무 춥고 초라해 보여서 터미널 앞 옷가게에서 코트 한벌 사가지고 오는 길에 어머니가 내일 결혼식에 가서 내라고 하시며 봉투 2개를 주십니다.
살펴보니 하나는 어머님, 또 하나는 아주버님 형님 이름이여서 "어머님, 형님이 주셨어요?" 물어보니
"그거시말다...한푼도 어려운갑드라..내가 농사지은 거 팔아서 대신 봉투에 담았다" 하시네요.
아무리 살림이 힘들어도 서울 결혼식 가시는 어머니 차비 한푼 드릴 돈도 없는지..
작고 초라하고 가난한 모습에 시어머니가 너무 불쌍해 보였습니다.
토요일 일찍 일어나 아침 챙겨 드리고 머리하러 가자고 하니 돈 아깝다, 그냥 갈란다 하셔서
"어머님 초라하게 하고 가시면 친척분들이 나중에 자식들 흉보니까 머리하고 가요"
설득해서 미장원에 가서 머리를 했습니다.
결혼식장엘 가보니 셋째네는 사정이 생겨 못 오고, 막내 시동생은 동서가 애들 때문에 둘다 못 오가겠다해서 못오고,..
서울 온김에 예식장에서 자식들도 보고가려니 슬쩍 기대하신듯한 시어머니 어깨가 축 쳐져보였습니다.
5시에 동네 아짐네 자식 결혼식에 갔다가 시골에서 온 차 타고 가신다고 해서 그때까지 어머니랑 남편이랑 셋이서 차마시다가 예식장 모셔드렸네요.
느그 돈든다 안마실란다 하는 시어머니를 억지로 붙잡고요
돌아오는 길에 그동안 깊게 생각못했던 시어머니삶이 새삼 떠올랐습니다..
시골에 명절에가면 좋은것 아들 며늘 손주 떠주고..
자신은 찬밥에 손주가 뜯다남은 생선뼈를 아깝다 발라드시고..
당신부엌은 당신이 젤 잘 안다며 밥먹다 종종 걸음질치며 식구들 심부름 하시던...
젊었을땐 그 초라하고 비굴해보이기까지한 시어머니가 싫었는데,
저 또한 아들을 군에 보내는 시기가 되는 엄마가 되니 새삼 자식을 위해 못할 것이 없는 엄마는 시어머니도 마찬가지였구나..
이해하고 마음이 통하고 챙겨드리게 됩니다.
이것이 나이가 들어간다는 표시일까요..
날 낳아준 부모..내 남편을 키워준 부모에게 어떻게 하고 사는지 다같이 다시 한번 되돌아보고 살았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