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이라니까 가벼운 느낌인데 당시 저에겐 매우 힘든일이였습니다.
때는 바하흐로 오육년전,
2년가까이 사귀어왔던 여자친구 부모님께서 저를 만나자고 하시면서, 주말에 한우와 선물을 들고 여자친구와 같이 예비 장인댁에 인사를 드리러 갔습니다
여자친구집에 들어가서 부모님한테 인사를 드리는데, 아주 경악을 금치못했습니다. 여자친구 어머니께서도 저를 기억하시고 저를 보고 매우 놀라시구요.
오래전 여름 파견직으로 수산매장에 용역사원으로 근무중이던 시절, 한마리에 입고가 8만원에 들어온 "초특대 생물갈치"를 매대에 진열을 해놓았는데, 그것을 조림용(소금안뿌리고)으로 손질해달라는 아주머니가 계셨었는데, 당시 저는 정성스럽게 손질해서 포장을 한 다음 이깨비(잔디, 풀입모양에 종이)를 각 토막마다 한장씩 겹치게 해서 8장을 깔아 포장한다음 소비자가격 85000원에 가격을 찍어드렸습니다.
그 아주머니한테 갈치를 건네준후 조금있다 점심먹고 내려온 담당님께서 저한테 오더니 " 저 아줌마 지난 번에도 7만원짜리 갈치가져가서는 계산도 안하고 빼돌렸어"라면서 저한테 그 아주머니가 계산대에서 갈치를 계산하는지 증거확보 차원으로 몰래가서 확인을 해달라더군요. 그래서 저는 유니폼옷을 벗고 사복으로 갈아입고 눈에 띄지않게 그 아주머니 주변에서 확인을 했습니다.(부리나케 사복으로 갈아입고 매장으로 뛰어오는데 놓칠뻔했음)
아니나 다를까 그 아주머니 쇼핑카트에는 3천원짜리 바나나 한다발이랑 육개장 사발면 6개짜리 한박스만 있을뿐 85000원에 찍어준 갈치는 없는게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저는 너무 이상해서 한참을 서성거렸는데, 알고봤더니 85000원 바코드가 찍힌 랩부분을 뜯어서 자기 큰 백에 넣고는 계산대가 아닌 고객입구(계산대가 없는 도난방지 센서가 설치된곳)로 향해 나가는 것이었습니다.(제가 반대편 진열매대에 틈새로 봤음)
그래서 제가 보안요원한테 저 아주머니를 빨리 잡으라고하고, 보안요원은 그 아주머니에게 CCTV를 명목으로 백에 소지품 검사를 의뢰했습니다.
그러더니 그 아주머니는 펄쩍 뛰면서 점장나오라면서, 저와 보안요원이 자신을 도둑취급했다면서 제 뺨을 때리더니 저와 보안요원을 고소를 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매니저가 대동한 현장에서 저는 그 아주머니에 핸드백에 8토막짜리 갈치가 안나오면 저를 고소하라니까 그 아주머니는 불쾌하게 여자소지품이 든 핸드백을 영장도 없이 수색을 하냐며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더군요.
영장 갖고와!소리지르고 난리도 아니였습니다.
그래서 보안요원은 경찰을 부르고, 신고를 받은 경찰이 왔지만 끝까지 핸드백 수색을 거부해 저와 보안요원 그리고 아주머니랑 매니저는 같이 경찰서로 대동했습니다.
경찰서에 도착하고 형사과로 가는순간 그 아주머니는 자기 지인한테 갈치를 받은것이 있는데, 너무 양이 적어 마트에 더 사러왔다가 맘에 안들어서 그냥 왔다더군요. 결국 핸드백에 있는 갈치는 우리 매장에서 나온게 아니라고 먼저 선수를 쳤습니다.
그래서 억울한 저는 형사분한테 제가 손질한 갈치가 8토막으로 나왔고, 제가 육안으로 보기좋게 이깨비를 8장으로 넣어드렸구, 마침 해당규격 포장용기가 없어서 정육코너에 쓰는 검은색(한우전문포장용기)용기에 담아드렸다고 하고, 형사분께서 압수를 하자 그 아주머니는 그제야 와서 울음을 터트리며 실토를 하더군요. 갈치가 너무 필요했었다고...
통곡통곡을 하며 집에 자식들이 갈치가 먹고싶다하는데 가난해서 그랬다고...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끝난게 아니라 형사분께서 그 아주머니 신원조회를 해보니 흔히 말하는 자해공갈적발로 인해 교도소 복역 전과기록이 있었고, 상습절도및 폭행죄로 인한 불구속 기소영장이 다수 나오는것이었습니다.(아주머니께서 거의 조폭이나 다름없었음)
그날 저와 보안요원은 손 탈탈털고 그냥 경험상 똥밞은샘치고 경찰서를 나오며, 그 아주머니일은 잊고 살아왔습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그날 여자친구 어머니께서는 저를 보더니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로 가시고, 끝내 나오시지 않아 여자친구와 여자친구 아버지가 나오라고 소리를 치자 나오셨는데, 저는 연애라는 것은 당사자들끼리 서로 좋으면 성립이 되지만, 결혼이라는 것은 나와 내 가족에 새로운 구성원들(배우자의 가족)이 생기는 것인데, 저는 이런 상습적이고 악질적인 범죄자를 장모로써 모시고 싶지도 상종하고 싶지도 않았고, 이런 범죄자를 저희 부모님과 사돈을 맺게 한다는것은 매우 끔찍했습니다.
그날 여자친구 어머니께서는 도망가듯이 나가버렸고, 저는 벌떡일어나 나가려다 붙잡고 안놔주는 여자친구한테 사실을 실토했습니다. 그러더니 여자친구는 울면서 뛰쳐나가더군요. 저와 여자친구 아버님 둘만 남은 상황에서 저는 정중하게 인사를 드리고 나갔습니다.
그뒤로 그 여자친구랑 서로 연락은 끊은 상황이 이어지다 쉬는날 여자친구 아버지께서 저를 매장커피숍에서 만나자고 하셔서 만났는데, 저 때문에 자기마누라가 욕보였다면서 행패를 부리더군요.-_-
자기딸을 농락했다면서 고소하겠다고 어쩔꺼냐 하길래
그날 전여친에게 괜한 미련이 남을까봐 저는 아예 대답도 하지않고 박차고 나와버렸습니다.
그뒤 고소는 들어오지않았습니다.
저는 정말이지 결혼을 전제로 연애를 할 경우 상대방 부모님이나 가족들의 인성이나 신상이 이렇게 중요하게 여겨지는 순간을 그날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두사람이 좋다고 부모무시하고 하는게 아니란 생각이 들었던 기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