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모 여대에 자궁경부암 예방캠페인 현수막으로 '내 몸의 꽃을 아름답게!' 라는 문구가 걸림
(백신업체가 만들어서 여러 대학마다 걸었음)
2. 학교홈페이지에 문구가 불편하다는 의견 속출
(학교 여성주의 소모임이 장문의 글을 남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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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배려)
(갠적으로 다 읽어보기를 추천! 내용진짜 좋음)
<자궁경부암 예방 캠페인> 현수막을 내려주십시오.
현재 우리 학교의 학생회관과 차미리사관 근처에는 <자궁경부암 예방 캠페인 내 몸의 꽃을 아름답게!>라고 쓰인 현수막이 게재되어 있습니다. 덕성여자대학교 여성주의 소모임 ‘노라’는 이 현수막 문구에 강력히 항의하며, 속히 이를 철거할 것을 요구합니다.
노라가 이 현수막에서 지적하고자 하는 바는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로, ‘여자대학교’이기 때문에 자궁경부암만을 강조하여 성인 예방 접종 캠페인을 진행하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현재 대한민국에서는 하루 평균 10명의 여성이 자궁경부암을 이유로 자궁절제술을 시행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또한, 2014년 기준으로 여성에게 발병하는 암 중 7위가 자궁경부암인 것도 사실입니다. 앞의 두 문장만 보면 자궁경부암 예방 캠페인을 하는 것 자체에는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이 자궁경부암 예방 캠페인을 여성에게만 하는 것은 큰 문제가 있습니다.
미국 질병관리본부에서는 남성에게도 HPV 바이러스 백신 접종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자궁경부암의 원인이라고 할 수 있는 HPV 바이러스는 자궁경부암 이외에도 구강암, 항문암, 음경암과 같은 질병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HPV 바이러스 감염은 성관계를 통해 발생하는 경우가 가장 흔하기에 남성도 백신을 맞아야만 더욱 확실하게 자궁경부암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호주에서 남성에게 HPV 바이러스 예방 접종을 시킨 후, 여성의 성기 사마귀 감염이 줄었다는 데이터를 발표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렇기에 HPV 바이러스 백신 접종을 여성에게만 권고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며 남성과 여성, 모두가 백신을 맞았을 때보다 더 확실하게 자궁경부암을 예방할 수 있는지도 미지수입니다. HPV 바이러스 백신의 예방률은 약 70퍼센트 정도이기에 백신을 접종한 여성이 HPV 바이러스에 감염된 남성과 성관계를 했을 때 감염이 안 될 것이라고 확신할 수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취지에 맞게 자궁경부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남성도 HPV 바이러스 백신 접종을 해야 한다는 결론에 다다르게 됩니다.
하지만, 현재 대한민국에서는 12세 이하의 여아에게만 자궁경부암 무료접종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 학교에서는 A형 간염, 뇌수막염, 인플루엔자 등을 예방할 수 있는 성인 예방 접종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자궁경부암이라는 질병만 현수막으로 내걸었습니다. 이는 분명하게 자궁경부암 및 자궁경부암을 유발하는 HPV 바이러스 예방의 책임을 여성에게만 지게 하는 행위라고 생각됩니다. 이 현수막을 게재하신 분들께 묻고 싶습니다. 과연, 자궁경부암 예방 캠페인이 특정 성별에게 한정되어 있지 않다고, 여성에게만 하는 것이 아니라고 당당히 말씀하실 수 있으신가요.
두 번째로, 여성의 몸에는 꽃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여성도 남성과 같은 ‘인간’이기에 꽃은커녕 잎사귀조차 여성의 몸에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물론, 아름다울 필요도 없습니다. 맥락 상 자궁을 꽃에 비유한 것으로 보이는데 여성의 자궁은 꽃이 아니라 그저 장기이며, 장기는 건강해야 하는 것이지 아름다워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또한, 남성의 고환은 자궁과 같이 생식기능을 담당하는 기관임에도 불구하고 꽃이라고는 표현하지 않습니다. 당연하지만 남성의 고환이 아름다워야 한다는 말도 하지 않습니다. 자궁을 꽃이라고 표현한 것의 기저에는 여성은 (자궁조차) 아름다워야 하고, 누군가에게 사랑을 받아야 하는 수동적인 모습이 투영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여성의 자궁은 일차적으로 여성의 몸에 있는 장기이지, 아름답게 가꾸어 수정란을 품어야 하는 꽃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 표현은 마치 자궁을 ‘생명을 잉태하는 소중한 곳이니 아름답게 해야 한다.’라고 말하는 듯하며,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여성이 아닌 내일을 살아갈지조차 불확실한 수정란을 우선시하는 것 같습니다. 사회는 더 이상 여성의 자궁과 몸에 아름다움을 강요하는 것을 멈추어야 합니다.
위에서 제기한 두 가지의 문제를 이유로 덕성여자대학교 여성주의 소모임 ‘노라’는 캠페인을 종료하는 3월 30일 당일이 아닌 이 글이 올라간 후에, 최대한 빨리 현수막을 철거할 것을 요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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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 빠른 피드백)ㅡ
결론:
너희 글에 '매우 공감하고 동의'하는 바이며 업체로부터 확인
안해서 미안하다. 다신 이런일 없게 하겠다.
빠르게 철거하겠다.
→ 당일날 바로 철거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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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줄요약
1. 백신업체가 한남같은 현수막 달았음
2. 학생들이 항의함
3. 학교 측(건강증진센터)에서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당일에 철거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