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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성희롱 당하고 해고당했어요

바위 |2018.03.28 23:24
조회 606 |추천 0
요즘 미투 운동을 보며 참으로 많은 생각과 감정이 일어났어요

조금만 더 일찍이었으면.... 하던 아쉬움과
그랬어도 나는 똑같이 암것도 못했겠지 하는 생각도 들구요

4년동안 근무했던 회사에서 쫓겨나고 아직까지 마음의 상처를 추스르지 못하고 있는 와중에
조금이나마 많은 사람들이 알아주면 좀 나을까 글 써봅니다

그리고 혹시나 저와 비슷한 일을 당하고 계시는 분들
저와 같은 실수하지 마시고 똑부러지는 대응하시길 바라면서 글 올려요

어짜피 상관에게 성희롱 당하고 일이 알려지면 쫓겨나는건 피해자인 저더라구요

그러니까 어짜피 나올 회사
녹취 꼭 하시고 나쁜놈들 응징하고 나오세요

저는 그 나쁜놈들 떵떵거리며 잘 살고 있어서 지금 더 힘들어요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지금 생각나는 몇가지만 적어보아요
판에 첨 써봐서 이렇게 쓰면 되는건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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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에서 이름만 대면 알만한 기업의 임원 비서실에 파견직으로 들어간 것은 2012년이었음

꽤나 늦은 나이에 들어간 처음으로 들어간 회사라 회사생활 어찌해야 하는지 잘 몰랐음

이론만 있고 실전은 없는 상태였고 꽤나 늦은 나이였기에 내 자존감은 바닥이었던 시기였음


그 회사의 직원은 대략 100명 정도였는데, 여자정직원은 단 1명, 그것도 평사원으로 10년넘게 근무중이었음

나머지 대여섯명 정도의 여직원은 모두 파견직임


* 회식때마다 사장의 양옆은 항상 비워놨음

20대 여자 비서 두명이 회식에 언제 어느 시간에 참석하더라도 마찬가지였음

항상 사장에게 술을 따르고 웃는건 20대 여직원이어야했고 다른 자리로 옮겨가 있으면 어떻게든 찾아 다시 사장 옆자리에 앉혔음


* 비서실은 회사내에서 상당히 폐쇄적인 공간이었음

나이또래가 비슷한 직원들은 임원실에 접근할 수 없었고 젊은 직원들 본인들도 접근하는 것을 싫어하기도 했음

비서실엔 임원들과 부장들 과장몇명만 출입하는 곳이었고 자연스레 아빠뻘 나이대의 부장들(그들은 항상 우리를 딸같다고 했다) 회식에도 불려갔었음

방이 있는 아구찜집에서 회식을 했는데
회식이 끝나고 상을 한쪽으로 치우더니 자기들끼리 고스톱을 치기 시작함

그런 회식은 처음봤기 때문에 어찌해야할지 몰랐음

우리는 옆자리를 지키면서 고스톱을 치는 것을 웃는 얼굴로 지켜보고 있어야 했고 자리가 파한 뒤 택시비란 명목으로 그들의 판돈 일부를 받아야 했음

받기 싫다고 해도 손에 그냥 막 쥐어줌

택시비라고 하기에는 꽤 큰 돈이었고 나는 그게 화대같았음

그렇지만 그렇게 생각하기 싫어서 일부러 좋은쪽으로 계속 생각함

10개월 선배인 비서 언니도 공돈 생겨 좋다고 생각하라고 했음


* 내 계약 기간 중 사장이 바뀌었음

원래 있던 사장의 연임이 무산되고 밑에 있던 총무이사가 사장이 되었는데,
원래 사장과 그리 사이가 좋지 않았던 사람이었지만 젠틀맨 사람이라 다행이라고 생각했음

하지만 사장으로 부임하고 얼마 후부터 점심을 먹고 돌아오면 만취해 있을때가 많았음

그럴때마다 비서 두명을 항상 사장실로 호출했음

사장은 나를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고,
사장실로 호출되었을 때 항상 나는 니가 싫다고 대놓고 말했음

비서실은 항상 무슨일보다도 만취한 사장의 호출이 1순위였음

심기가 불편한 사장 비위 맞추는 것이 비서실 제1업무였음


* 파견직 계약이 끝나갈 무렵 전 직원 워크숍이 있었음

토요일에서 일요일까지 1박2일이었는데 워크숍 날 하필 집안의 중요한 행사가 있어서 집안 행사를 부랴부랴 마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몇 시간 늦게 참석함

그것마저도 사장은 마음에 들어하지 않아하는 것이 모든 이들에게 티가 났었음

저녁시간이 되었고 남자직원이 압도적으로 많았던 회사는 그런 자리에 술이 항상 어마어마하게 많았음

모두들 거나하게 취했고 행사를 담당했던 사회자가 여직원들과 남자직원 몇명을 앞으로 나오게해서 춤을 추라고 시켰음

사장이 눈 시퍼렇게 뜨고 노려봐서 여직원들 그냥 손뼉만 짝짝치면서 분위기 맞추려고 노력함

한 남직원이 술에 취해 너무나도 흥에 겨웠는지 나를 머리위로 들었다 땅으로 떨어뜨렸음

땅으로 떨어진 나는 허리에 큰 충격을 받았고 창피하기도해서 울면서 밖으로 나갔음

그 날 취한 사장은 임원들이 모인 방으로 여직원들을 모두 부르더니 허리 아파서 제대로 앉지도 못하는 나를 자기 옆에 앉히곤 아주 독한 인삼주 3잔을 연거푸 마시게 했음 (당시 내 주량은 맥주 반캔이었음)

옆에 부장들이 말렸지만 쌍욕하면서 입도 뻥긋 못하게 함

그러고는 내게 아까 그딴게 성희롱이라고 생각하냐고 막 소리지름

사장은 내가 그 일을 성희롱이라고 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나에게 굉장히 심한 화를 냄
(그때까지 누구에게도 성희롱의 성자도 꺼낸적이 없음)

사장은 자신이 직원들을 위해 기획한 워크숍이 나때문에 엉망이 되었다고 여겼음

그리고는 그런 일도 견디지 못한다면서 당장 베란다 창문으로 뛰어내려 죽으라고 소리침

당시 20대 후반이었던 나는 30년 가까이 살아오는 동안 그런 막말은 결단코 들어본 적이 없었음

몇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마찬가지임


* 그 일이 있은 지 두 달이 조금 안되어서 나는 다른 부서로 발령받았고, 계약직으로 새로 계약했음

실무를 담당하는 부서였던지라 사장과 마주치는 일이 없었기 때문에 야근을 밥먹듯이 했지만 그래도 즐거웠음

백수였던 기간이 길었어서 다달이 날짜 안밀리고 돈주는 회사는 웬만한건 참고 다녀야하는 곳이었고
사장만 안보면 야근은 얼마든지 할 수 있었음

얼마 뒤 사장이 또 나를 호출함


* 비서실에 있을 당시 처음 만취 상태에서의 호출 때는 그냥 들어줄만한 술주정이었음

그래서 어느 정도 시간만 참으면 됐기에 딴 생각을 하며 주정에 고개만 끄덕거려줌

그러던 어느날 딴 생각을 하고 있던 나에게 오이ㅂ질 이라는 단어가 들렸음

순간 잘못 들었나 싶어 사장을 쳐다봤는데 이어진 뒷말을 들으니 내가 들은게 오이ㅂ질이 맞았음


* 또다른 날은 자신이 계열사 중 하나인 은행에 재직했을 당시 자신의 밑에 있던 여직원의 이야기를 했음

그 직원은 가끔 사장을 찾아오던 손님이었는데
비서실은 당연히 그 손님의 얼굴과 이름을 알고 있었음

사장이 말하길 은행시절 그 직원은 자신에게 가슴을 내밀며 만져보라고 하며 자신을 따랐다 말했음

그래야 그 사람처럼 성공할 수 있다고 했음

그러한 것은 성희롱이 될 수 없다고 했음

이 말은 그 뒤의 호출에서도 몇 번은 더 반복했었고
나중에 점심회식을 하면서 맨정신에도 한 번 더 얘기했음

당시 어떤 부장도 같이 자리를 하고 있었는데 그 사람이 사장을 말리면서 더 이상 말하지 못하게 막았음


* 또 한번은 자신이 예전에 거래처 일때문에 동남아로 출장을 갔었다고 했음

잠을 자다 깨어보니 한 여자가 들어와 있었고
거래처에서 자신에게 성접대하기 위해 들인 여자라고 했음

자신은 그런 것을 받을 수 없어 그 여자를 그냥 내보냈었다며,
20대 여비서 두명을 앉혀놓고 자신의 절제력을 아주 잘난듯이 자랑했음


* 어느날 계열사의 은퇴한 사람들의 모임이 있었음

사장은 나를 불러 그 모임에 자신과 함께 참석할 것을 지시함

나는 지시에 따라 근무 시간 중 사장의 업무차를 타고 사당동의 한 호프집으로 향함

나는 회사 유니폼을 입은 채로 은퇴한 원로들의 술잔을 채워야했고 웃어야 했음

그 사람들은 2차를 즐기기 위해 노래방으로 향했음

당시 동석했던 회사 간부는 도저히 나를 노래방에는 데려갈 수 없었는지 나를 조용히 뒤로 빼내줌

근처 카페에서 잠시 대기하다가 시간이 길어져서
사장 차 운전기사와 간부에게 보고한 후 버스를 타고 회사로 복귀함

그때 그 노래방이 단순 노래방은 아닌건 알고 있음


* 그런 일들에서 벗어났다고 생각하고 안심하고 일하고 있는 와중에 사장이 또 호출한거임

당시 나는 시간에 맞춰 해야하는 일이 있었는데
그날은 3시간 넘게 주정에 섞인 성희롱을 들어야했고
그날 나는 일을 마치지 못했음

너무 분하고 억울했던것 같음

그래서 돌아온 사무실에서 마구 울었음

사장의 행동은 그제서야 회사에 알려지게 되었음

웃긴건 당시의 나는 성희롱 당한 사실보다 나에게 주어진 업무를 끝마치지 못한 것이 분하다고 생각했음

성희롱을 당하는 것도 잘못이라는 암묵적인 분위기가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었음

그래서 더 그랬던거 같음

당시 노조에서 그 일을 문제 삼았고 결국 총무이사가 나에게 사장 대신 사과함


* 사장은 나중에 다른 좋지 않은 일로 회사를 나가게 되었었음

그때 그는 여직원들 모두를 노동조합장의 방으로 집합시킴

이미 술에 취해있었고 다른 부서 여직원을 시켜 소주를 사오게 했음

그리고 술잔을 여직원들에게 돌리며 자신을 성희롱범으로 만들었던 놈들 용서하지 않을 거라고, 죽여버릴 것이라 한 후 나갔음

당시 노조의 입장에서 그 일을 조사했던 내 직속 상관은 모두가 기피하는 새벽근무부서로 발령받았고
승진이 유력했던 그는 내가 회사를 나올때까지도 그자리에서 벗어나지 못함

나는 그 상관에게 죄송하다고 했음
모두 나때문인거 같았음


* 나에게 사장 대신 사과했던 총무이사는 30년 넘게 회사에 근무하며 평사원으로 시작해 총무이사까지 올라간 사람이었음

그 사람은 인사 결정권자였고, 나는 그의 뜻에 따라 무기계약을 못함

그는 실제로 여자들이 시끄럽고 문제라며 더 이상 여직원 안뽑을거라고 당당히 말했다고 함

그 뒤로 여직원은 계속 파견직 아니면 계약직만 존재하는 것으로 알고 있음


* 내가 비서실에 있었던 당시 그 총무이사는 아침에 만취해서 출근하면서 선배 언니와 나에게 볼 뽀뽀를 하고 코를 비틀어 잡는 등의 희롱을 일삼았던 가해자이기도 했음

사장의 일이 공론화되었을 때 같이 폭로했지만 그는 술에 취해 기억나지는 않는다고 했었음


* 그 뒤에 나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했음

성희롱 내용은 포함 안시킴

성희롱을 입증 할 녹취나 객관적인 증거물이 없었음

증인들은 있었지만 회사에 계속 다니는 직원들에게 증언을 부탁할 수가 없었음

안그래도 내 사건 때문에 좌천당한 사람이 존재하는 마당에.....

쨌든 노동위원회의 중재로 회사와 합의를 하고 해고에 관한 일은 마무리지었음

확률이 50대 50이라고는 해도 2심?으로 갔을때 노무사까지 사서 회사와 싸울 여력이 없었음


* 엄마아빠와 주위사람들 걱정할까봐 아무일 없는 듯 밝게 지냈지만 점점 정신이 갉아먹히는 기분이었음

억울했고 가해자들에 대한 분노가 밀려옴

나는 이렇게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그들은 여전히 자신들이 무엇을 잘못한 것인지도 모르고 잘먹고 잘살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음

* 그러던 중에 미투운동이 일었고 나도 무엇인가를 해보고 싶었음

가해자인 사장에게 카톡을 보냄

너는 내게 이런 잘못을 했으니 알아야한다고 죽을때까지 불행했으면 좋겠다고 함

사장은 나의 글을 가슴이 쓰리게 보았다고 했음

자신으로 인해 힘들었다니 미안하다고 자신은 멋있는 상사로 보이고 싶었다고 했음

자신이 용서하지 않겠다고 했던 것은 다른 사람들에게 한 말이라고 나에게 이해해 달라고 함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기를 바란다고도 했음

개소리 같았음

고작 자신의 잘못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이런놈 때문에 나는 평생 이런 기억에 시달리면서 살아야하는 것일까 생각하니 억울하고 분했음

그놈은 나에게 사과했다고 생각하며 홀가분해하겠지
라는 생각도 들어서 기분이 더러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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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글 읽어주신 분들 감사드려요

사이다가 없어서 죄송하기도 하네요

만약 댓글 달아주신다면 이왕이면 좋은 댓글로 부탁드려요

멘탈이 너덜너덜 하답니다 ㅎ
추천수0
반대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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