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판에 글을 쓰는 날이 올 줄 몰랐어요. 맨날 로그인도 안하고 읽기만하다가 처음으로 글 써보네여
거두절미하고 엄마가 바람피는 걸 알아버렸어요.
세상에 우리집보다 화목한 집이 있을까? 라는 생각을 자주했어요.
아빠는 항상 저와 제 동생들을 위해서면 아낌없이 주는 나무셨고, 엄마도 친구처럼 잘 지냈어요. 돈이 풍족하진 않았어서 외식하러 가서 일부러 배부르다고 덜먹고 눈치보는 날이 있었더라도(물론 부모님이 조금만 먹어! 하고 눈치 주신건 아닌데 제가 그냥 첫째라 눈치보고 그런 것도 있어요) 가족끼리 놀러도 자주가고 특히 자식들이 다 성인이 된 이후에는 부모님 두분이서 해외여행도 자주가고 주말에 당일치기로 놀러도 자주 가고 하셨거든요.
제 남자친구가 맨날 "너네 가족은 진짜 화목한 거 같고 부모님 사이도 너무 좋은 거 같아 부럽다." 라는 말을 자주 할 정도로요.
근데 엄마가 몇년 전부터 동창회를 다니시더라고요. 그동안 우리 키우느라 친구들 못만나고 고생 많이 하셨으니 엄마가 동창회 나가서 친구들 만나고 노시는 거 너무 보기 좋았어요.
근데 그게 독이 될 줄은 몰랐네요.
그제 저녁에 엄마가 거실에 핸드폰을 충전해 두셨는데 띠링-하고 문자가 오길래 보니까 웬 저장 안된 번호로 하트가 잔뜩 붙은 문자가 와있는 거예요. 남의 핸드폰 아무리 가족이라도 보면 안되는 거 알지만 미리보기로 조금 보고나니 손이 떨리고 가슴이 쿵쾅 거려서 안 눌러 볼 수가 없었어요.
근데 문자내용이 뭐 오늘 못봐서 아쉽다 내일은 우리 꼭 볼 수 있으니까 조금만 참고 힘내자 사랑해 오늘은 몇시까지 연락할 수 있을 거 같다 나는 비가 오는 날이 좋은데 너는 더 좋다 이런 식으로 서로 mms를 주고 받았더라고요ㅋㅋㅋ 아주 청춘연애 납셨죠ㅋㅋㅋㅋ
숨기려고 번호 저장안하고 매일 문자내역 삭제하고 그러는 거 같았어요. 왜냐면 제가 문자함? 들어가봤을 때 그 날 주고받은 문자밖에 없더라구요.
통화내역 확인하니 통화내역은 안지워서 며칠 전에도 15분, 20분 전화한 기록이 있구요. 집에 아무도 없을시간만 골라서 통화하는 거보고 소름끼쳤어요 진짜..
그 아저씨도 가정이 있으신 분 같던데.. 둘다 미친 거 아닌가요..
지금 생각해보니 아빠 일 때문에 당직 서시고 하는 날이면 새벽 3시도 넘어서 언제들어오는지도 모르게 들어오던데.. 그 아저씨 만나서 그런거였나봐요.
엄마 얼굴은 못보겠어요. 제가 마음이 약해서 그냥 평소처럼 대하려고 최대한 노력중인데 그냥 가슴 답답하고 회사 출근해서도 일도 못하고 계속 눈에 눈물 맺히고 미쳐버리겠어요
동생은 유학중이라 동생한테 말할 수도 없고 아빠도 진짜 밤낮주말없이 일하시는데 말할 엄두가 안나요.. 아빠 상처받는 게 싫어요. 더욱이 우리 집이 불행해지는 건 더 싫어서요. 나만 말 안하고 참으면 될 거 같은데 또 그러기엔 혼자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 힘들어요. 잠도 못자고 밥도 못먹거든요.
우리 엄마 너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항상 우리 엄마같은, 우리 아빠같은 사람 없다고 생각했는데 뒤통수를 진짜 쎄게 아니 그냥 머리 터지게 너무 힘이 들어요. 도와주세요
주말은 안되고 월요일에 반차내고 정신과나 상담심리센터 가려구요. 너무 힘들어서 참을 수가 없어요.
정신이 제정신이 아니라 횡설수설한 점 너무 죄송해요. 그냥 푸념 늘어놓은 거라고 생각해주세요.
글을 조금만 추가할게요.
우리 아빠는 엄마한테 너무 잘해줬는데.. 사달라는 거 다 해주려고 하고 그래 좀 가부장적인 면이 없는 건 아닌데 그래도 항상 나는 아빠같은 사람 만나서 결혼하고 싶다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자상하고.. 기념일 같은 것도 다 챙겨주고 엄마 가고 싶은데 다 데려가주고
근데 우리 아빠 불쌍해서 어떻게해요? 우리 아빠 고생만 하는데 이렇게 바람 이라니
우리 아빠 때문이라도 가족들한테 말 못할 거 같아요 진짜 눈물나네요 죽어버리고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