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의견을 여쭙고자 20대판에 쓴 글을 복붙하였습니다.
저는 20 중반 경제적으로 궁핍한 막학기 여대생이에요.
제목 그대로 돈 때문에? 친구랑 다퉜는데 친구 말대로 제가 이해받기만을 바라고 이상하게 생각하는건지 다른 분들의 의견이 궁금합니다.
알고 지낸지 2-3년 된 이성친구가 있어요.
간간히 연락하고 밥 한끼 정도 하는 사이고요. 많이 친하진 않은데 종종 이 친구에게서 먼저 연락이 옵니다.
이번에도 연락이 먼저와서 간간히 카톡이나 전화를 하는데, 대화를 하다보면 제 경제적인 사정 때문인지 그 친구랑 안맞다 싶을 때가 있었어요.
굳이 경제적인 계급을 나누자면 이 친구는 은수저 이상이고(자격증 따면 유럽 여행가고 인턴 합격으로 어머니가 중형급 새 차 뽑아줄 정도), 저는 흙수저(취준하느라 생활비 일부를 부모님께 지원받는데 엄청 눈치보고 지원 받음)입니다.
저는 주말 편의점 알바에 가끔 평일 대타를 더 뛰면 월 70~80만원 벌고, 40만원 집에서 지원받아서 월세+공과금+대출이자+통신요금+교통비 쓰면 밥값도 빠듯해서 일주일 5만원도 안되는 돈으로 식비+용돈+생필품에 사용합니다. (옷 화장품 사고싶어도 못삽니다.)
취준생이라 공부도 해야하다보니 돈과 시간이 너무 모자라서 밥도 집에서 해먹고 친구들이랑 약속은 안잡으려고 해요.
사건의 친구에게는 가끔 연락이 옵니다. 만나서 밥도 먹자고 하는데, 여태 이러이러해서 시간도 없고 돈 쓸 여유가 없으니 다음에 취업하면 만나자고 거절했습니다. (제가 먼저 밥 사달라고 한 적도 없어요. 5월달에 친구가 밥 사고 제가 커피 산 적-그때도 자격증 공부하느라 바쁠때에- 최근에 친구가 커피 한번 샀어요.)
금요일 친구가 퇴근하고 본가에 왔는데 맥주 마시고 싶대요. 그래서 제가 피시방 같이 가던 친구랑 가라, 나는 맥주 한 캔 사먹을 돈도 없어서 못마신다.고 했는데 돈이 왜 없냐더라구요.. 이때부터 다투기 시작했는데 아래에 대화체로 쓸게요.
(참고로 저는 올 4월부터 자격증 및 스펙쌓기 공부하느라 주 5일 아르바이트를 주말로 줄인 상태였고 그때부터 친구에게 용돈이 빠듯하니 내가 취업하면 놀자고 얘기 해놓은 상태입니다.)
나 : 나라면 집에서 혼맥이라도 즐겼을텐데 지금은 맥주 한 캔 사먹을 돈도 없어서 못마셔 ㅜㅜ
친 : ㅋㅋㅋㅋㅋ왤케 궁핍해, 알바 2개나 뛰는데! 그럼 시급 쌘 곳으로 가~
나 : (이미 이 시점에서 기분이 상했어요) 나 알바 하나 뛰잖아ㅋㅋㅋ 한달에 100만원으로 독립해서 살면 생활하기 힘들어~ 회사다니면 밥이라도 주지 ㅜㅜ
친 : 평일, 주말 알바하잖아.(그러니까 알바 두개라는 소리.) 나 회사에 밥 돈 내야해.
나 : 그래. 알바 두 개나 뛰면서 궁핍한 내 잘못이다; 누구는 밥 비까지 내면서 먹는데도 돈 안모자라는데, 그치?
친 : 말을 그렇게 해. 돈은 항상 부족한거야. 그래도 넌 공기업 노리잖아? 그럼 대단하지~
나 : 공기업 가고싶은 마음은 누구나 가질 수 있는거구ㅋㅋ 지금 일주일 5만원으로 식비, 용돈, 생활비 다 쓰는 사람이 맥주 한 캔 먹는 것도 덜덜 하다는데 그게 왜 궁핍하냐고 하면 기분 안나쁘겠냐, 너라면? 부럽네. 맥주 한 캔 못먹는 사람한테 궁핍하게 군다고 비아냥 거릴수도 있어서.
친 : 왜 이렇게 비관적으로 들어; 돈 없다는 얘기하는데 내가 뭘 해줄 수가 없잖아.
나 : 비관적으로 듣는다구 내가?
친 : 무슨 비아냥이야, 아니야~ 난 돌려 까고 그런거 못해.
나 : 돌려깐다는게 아니라 생각없이 말한다는거야. 누구는 학교다니면서 알바 하고싶어서 하니? 난 용돈벌이도 아니고 생계야. 근데 알바 두 개나 하면서 궁핍하단 소리랑, 시급 쌘 데로 가라고?
친 : 그럼 잠시 휴학가고 하면 되지..
나 : (이미 휴학 다 썼고, 휴학하고 알바해도 하루살이 생활이라.) 휴학도 참 말 쉽게한다. 평생 알바나 하고 먹고살란 소리네ㅋㅋㅋ 기분나빠 그만 말할래.
친 : 기분나빴다면 미안해.
나 : 진짜 자존심 상했어.
친 : 이성친구가 별로 없어서 내가 서투른가봐.
나 : 이건 이성친구 문제는 아닌거 같아. 그냥 내 사정을 무시하는거야.
친 : 그럼 내가 저 때 뭐라고 말을 했어야했는데?
나 : 무슨 말을 하더라도, 알바 두개나 뛰면서 왜 궁핍하냔 소리는 아니지 않아? 적어도 힘내라던가 나중에 취업하고 맥주 사마시라던가 할 수도 있는건데.
친 : 왜 상대방을 이해하는척 그런말을 해야해?
나 : 그럼 반대로 생각해봐. (친구가 게임하고 노느라 시험 떨어진 예시를 들고, 내가 느꼈던 것처럼 무시하는 투의 말을 했다고 가정함.) 너라면 기분 안나쁠 거 같아?
친 : 맞는 말이니까.
나 : 그래 내가 비관적인 사람인가봐. 근데 기분 나빠.
친 : 나한테 왜 이렇게 까지 자존심을 세우냐.. 내가 뭐 거래처도 아니고 사업적 관계도 아닌데 나한테 왜..
나 : 너는 금수저라 이해 못하나 보다. 그냥 이해하지마 ㅋㅋㅋ 가끔 이런부분에서 안맞는다고 느끼니까 연락도 그만 하자.(예전에도 친구가 자격증을 따고 인턴을 하는 것을 마치 유럽여행 가기위해, 차를 얻기 위해 하는 것처럼 말을 해서 안좋게 보았지만 내색하지는 않았었어요.)
친 : 응? 그럼 넌 날 이해해본적은 있어?
나 : 무슨말이 하고 싶은건데?
친 : 웃기잖아? 너는 자기 이해해달라 하는데 상대방을 이해 해본 적 있냐고.
나 : 내가 지금 이해를 바라는 게 아니라, 상식적인 행동을 하라는거야. 생각 좀 하고 말하라고.
친 : 상식적으로? 나도 친구들한테 돈 없다고 할 때 있는데, 친구들은 나한테 욕 해.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겠지. 근데 넌 그걸 모르잖아. 너랑 나랑 기준이 다른것처럼. 그럼 좀 너한테 안 맞는 말이여도 그냥 그럴 수 있지 라고 넘어갈 순 없어?
나 : 내가 전부터 너한테 말하지 않았어? 밥 사먹을 돈도 없고 친구 만나러 갈 돈도 없다고?
친 : 아는데 그럼 내가 뭘해주냐? 해결해 줄 수가 없는데 왜 자꾸 맨날 돈 얘기가 끊이질 않냐.
나 : 해결해달라고 한게 아니라, 말을 그렇게 하지 말라는 거야.
친 : 그럼 왜 맨날 돈 없다고 하냐고. 나보고 뭐 어떡하라고ㅋㅋㅋ
나 : 내가 왜 없냐고 하냐고? 너가 종종 만나자고 할 때, 나는 지금 돈이 없어서 친한 친구들도 못나고 있고 너한테 돈 쓰기도 곤란한 상황이니까 못만난다고 얘기한거잖아. 그럼 '아 얘가 지금 누구를 만날 사정이 안되는 구나'하고 넘기면 되는 걸, 너는 아까부터 맥주 한잔 할 친구 타령을 하지않나, 혼맥 하래도 싫다길래, 혼맥하는 여유 있는게 부럽다고 얘기했을 뿐인데 이것도 돈 없는 타령이야?
이런식으로 말다툼을 하다가 제가 딱 정리해서 나는 지금 공부하느라 바쁘고 친구만날 돈도 없어서 너 만나기 곤란하니까 앞으로 연락하지 마. 연락하면 내가 또 거지같이 돈돈 거릴테니까. 라고 하니 저 혼자 이상한 상상을 한대요. 제가 자격지심이 있는건 인정하는데 지금 이상황은 제가 오바한건가요?
너무 속상하고 카톡으로 다투는 와중에도 눈물이 나는데, 다른 분들이 보시기에도 저 친구 말처럼 제가 제 기준만 정답으로 하고 친구 사이에 쓸데 없이 자존심 상해 하는건지 궁금하네요.
아 그리고 이 친구랑은 인연 끊을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