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탈 죄송합니다. 그동안 몇번 10대이야기에 글을 올렸는데 한번도 댓글을 받아본 적이 없어서요.
이 카테고리에 올리면 도움이 되는 조언을 받을 것 같아 올립니다.
저는 19살 여고생입니다. 그리고 동생을 포함해서 가족 4명과 살고있어요.
저는 엄마와 좀 말로 표현하기 힘든 사이인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라 조금 답답하네요.
초등학생때부터 학구열이 좀 있으셨어요. 엄마의 바램은 첫째딸인 제가 예쁘고 똑똑해서 남들에게 무시당하지 못하게끔 자라는 거였어요. 그 바램을 채워줄 수 있을 만큼 제가 공부를 잘하진 않지만 중학교 3학년 때 한 번 전교 1등을 해본적이 있어요. 엄마는 우리 딸 서연고가는 거 아니냐며 좋아하셨고요.
그 때 제가 3학년 때 지원하던 특목고에 떨어지면서, 제가 거짓으로 지어낸 꿈이 아닌 진짜 제 진로에 대해서 고민해보게 되었어요. 저는 일반사립고에 가게되었고 전업주부이시던 엄마는 일을 시작하셨어요.
일의 강도가 많이 힘든 편이에요. 엄마는 엄청 힘들어하시고 항상 너네아빠가 능력없는 탓 때문에 내가 일을 한다는 말을 달고 사셨어요. 제가 1학년에 입학하자마자 그 화가 다 저에게 쏟아진 것 같아요.
고등학생 1학년 초반엔 암울했던 기억밖에 없어요. 즐거운 일도 있었던 것 같은데 큰 우울함 때문에 모든 게 다 덮어져버린 것 같아 슬프네요. 엄마가 저한테 심한말을 좀 많이 하기 시작했거든요. 너를 바라보고 살았는데 어떻게 나한테 이러냐. 구제불능이다. ㅆ자가 들어간 비속어는 기본이고 이를 갈면서 눈에 핏줄을 세우고 말하는데 그렇게 무서울 수가 없었어요. 아직도 기억나는 게 있는데 하나는 화를 못참고 부엌에서 칼을 들고 와서 저를 위협했던 일이고, 하나는 원래 거실에서 같이 자는데 제가 못잘 것 같아 방에 들어와 문을 잠그고 자고 있었을 때 엄마가 문을 따고 와 자고 있는 저를 발로 막 밟으며 욕을 하던 일이에요.
그 때 우울증이 좀 심하게 오면서 제가 사실상으로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별로 느껴지지가 않더라고요. 집에가기 싫다는 생각만 계속 들고. 매일 밤을 울면서 지냈는데, 이건 거의 핑계지만 공부도 잘 되지 않더라구요. 독서실에 혼자 있는데 누군가 귀에서 죽으라는 목소리가 들리기도 했고, 밤에 잘 때는 이대로 죽으면 어떻게 될까. 누군가 날 죽이러 오려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환청도 조금 있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아빠가 우울증으로부터 벗어나는데 많이 도와주셔서 오랜시간동안 천천히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좋은 말을 많이 해주시고 딸을 사랑한다는 말을 많이 해줬어요. 너무 그게 고맙더라고요.
엄마가 저를 그렇게 막대하시던것도 차차 그만두시더라고요. 일이 익숙해지고 점점 그런 빈도가 낮아졌어요. 하지만 저는 엄마는 기억 못할 그 일때문에 힘들어지고 가끔은 엄마 얼굴을 보면 구역질이 날 정도로 힘들더라고요. 어떻게 딸한테 그럴 수 있지. 하는 생각만 들었습니다.
하지만 2학년이 되고 나서 제 진로를 찾으며 방황하면서 성적하락등의 이유로 엄마랑 많이 다투었습니다. 솔직히 제가 좀 이기적인 면이 있어요. 엄마보다 제 삶이 우선이라는 생각을 항상 하고 삽니다. 그러면 안되는 거긴한데.. 근데 2학년 때 엄마랑 말할 때 엄마 말이 좀 싸한 면이 있더라고요.
니가 내 희망이었는데 어떻게 이러냐
요즘엔 너 보기도 싫고 필요없어졌다.
저를 물건취급하는 느낌이었어요.
딸이라는 느낌이 안들고, 저를 투자상대로 보는 것 같았거든요.
그런 태도에 서운한 마음과 속상함을 많이 느꼈습니다. 하지만 싸우고 반복해서 제가 먼저 사과하고 화해하고 또 싸우는 일들이 반복되니까 좀 지치더라고요.
지금 3학년 인데 3학년 와서 초반에 좀 충격적인 말을 엄마한테 들었어요.
솔직히 엄마는 너네 아빠를 만나서 이렇게 되었다고. 아빠는 지금은 너네에게 좋은 아빠일지 몰랐지만 옛날에는 맨날 늦게들어오고 술마시고 다른 여자한테도 관심보인 전적이 있는 좋지 못한 배우자 였다고. 그래서 그때 받지 못한 사랑을 저에게 쏟으시는 마음으로 살아오셨대요. 저는 꼭 예쁘고 공부잘하는 애로 키워서 엄마가 누리지 못했던 젊은 날의 청춘을 보상받고 싶으셨데요.
이 말을 듣는데 너무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엄마가 불쌍해서가 아니라 그냥 제 자신이 비참한 느낌이 드는 거 있죠.
솔직히 저희 엄마가 유년시절에 엄마 친척들에게 무시당하며 살고 차별받으며 살아오셔서 불쌍하게 살아오신 거를 많이 들어서 많이 마음이 아팠어요. 근데 배우자한테까지 그런 식으로 돌아오니 정말 화나고 억울하겠죠. 근데 이상하죠, 제가 엄마를 안타까워야하고 안아줘야하는게 맞는데 전 너무 마음이 아프고 찢어질 것 같았어요. 저를 사랑하는 마음이 잘 안느껴져서. 저를 도구로 이용하시는 거 같아서. 성적이 안나와도 된다고 너만 건강하고 행복하면 된다는 말 한 번도 진심으로 들어본 적 없어요. 정말 저를 위해서 살고 있다는 말 한마디를 못들어봤어요. 지금까지 나는 어떻게 살아왔던 걸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 글을 쓰게 된 계기가.. 최근에 엄마와 있었던 일 때문입니다.
엄마가 그러더라고요. 저한테 너무 받은 상처가 커서 딸로써 받아들이기 싫고, 너는 스무살 되면 빨리 나가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아빠가 지금 잘하는 척 하는 것도 싫고(엄마에게 아빠는 용서를 구했지만) 이혼하고 싶지만 돈없는 집구석에 그러기 싫다고. 나는 이집안에 좋아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고 희망인 너조차 잃었다고. 다 싫다고 하시더라고요.
엄마가 정신적으로 아픈 건 분명한데 너무 힘들어요.
그리고 가장 최근에.. 제가 이제 대학을 접수하면서 자소서랑 이것저것 바쁘다가 저번 모의고사날에 일이 터졌습니다.
제가 어떤어떤 대학을 지원할 거라고 미리 말씀드렸는데... 여전히 잘 모르더라고요
엄마들이 잘 모르는 것만큼 제가 알려줄 수 있는데, 너무 사람 기분을 나쁘게 긁어내리면서 말하더라고요. 너가 지원하는 대학이 좋은 대학교는 맞냐. 나는 니가 서연고는 갈 줄 알았는데. 너 대학을 겨우 이정도 밖에 못가냐. 그럼 니가 지원하는 대학교 순위는 어떻게 되는 거냐.
텍스트로 표현을 못하는 것 같아서... 하지만 저런 종류의 말을 들었을 땐 너무 기분이 나빴어요. 초록창에 대학이름을 치면 나오는 단순한 내용들을 저한테 바로 물어보시는 게 이해가 안됐어요. 심지어 저런 뉘앙스로요. 그래서 좀 말이 뾰족하게...아니 싸가지 없게 나갔어요. 엄마가 나한테 이러는거 아무리 가족이라도 예의없다고 생각한다. (이 말부터가 문제였었죠) 나한테 관심이 있으면 최소한 한번이라도 미리 조금이라도 알아보고 말하는 게 그렇게 힘드냐 말했죠
그러니까
나는 너한테 관심이 없다. 그냥 너한테 물어보는 거다
라고 대답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확 쏘아붙였어요. 어떻게 나한테 관심을 안가지면서 대학가는거에 궁금해 하는 거는 뭐냐. 그런식으로 말하지 마라. 엄마가 일하는 거 힘든 건 알지만 나도 대학 관련해서 이번 년에 스트레스 많이 받았다. 제발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말아라.
하고 씻으로 욕실을 들어갔는데 밖에서 미 친년 씨 발년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문을따고 30cm철자를 가져와서 주체못하고 화를 내면서 저를 때리더라고요. 진짜 그 순간에는 엄마가 악마로 보였습니다. 충격이었어요.
여차저차 후에 얘기를 하는데 엄마가
넌 아무리 싸가지가 없어도 그런식으로 말을 하냐. 너는 너를 낳아준 나에게 감사해야 하는 입장인데 어떻게 그런 식으로 대하냐. 너는 이제 한 번 더 그런식으로 내게 말하면 어떻게 할건지 말해라.
라고 하셔서 그때는 앵무새처럼 미안하다고만 말했습니다. 너무 지치고 힘들고 속상하더라고요. 모의고사 본 날에. 힘이 다 빠진 날에 수고했다는 말 한마디 없었으면서. 그래서 그냥 적당히 미안하다고 하고 방에 들어왔는데 엄마가 따라와서 그런 말을 하더라고요
나는 개 년이고 너는 개 년 딸이야 이 종자가 어디 가겠어? 정말 징글징글하다.
그래서 그 날 새벽은 계속 울었습니다. 주체가 안되더라고요. 그런 말을 들은 자체가
그 뒤로 이야기는 한번도 나누지 않았어요. 아니 제가 말을 걸었는데 투명인간처럼 그냥 무시하셨어요
저 사실은 엊그제 엄청 아파서 웬만하면 빼지 않는 야자도 빼서 병원갔다 온 다음 독서실 들리고 집에 왔는데, 아예 신경을 안쓰더라고요. 6시에 엄마 나 아파서 집에서 카드 가져갈게 라고 문자 남겼는데 엄마가 '집에 카드 없어. 아빠꺼 빌려'라고 왔어요.
아파 죽겠는데 혼자 외롭게 누군가의 위로 없이 잘려니까 너무 힘들더라고요. 속상한 마음에 일어난 다음날 아침엔 학교에서 주체못하고 울었습니다. 너무 아프다는 걸 핑계로요. 덕분에 1교시부터 보건실에서 쉬긴 했지만 어떻게 이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을까요.
방금도 제가 실수로 유리컵을 깨서 신문있냐고 물어보니까 들은체도 없이 뒤돌아서 자더라고요. 그냥 비참했습니다. 엄마가 가끔 하던 말이 생각나요. 너가 나를 그렇게 대하면 내가 늙은 후에 네가 나를 어떻게 대할지 아주 기대가 된다고. 니가 늙은 어미를 두고 어떻게 부려먹을지 기대된다고요. 저는 지금보다 훨씬 더 늙고 나약해진 엄마가 상상이 되지 않아요. 엄마는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존재지만 가끔 그게 너무나 버겁고. 최근 며칠은 정말 너무하지만 엄마를 죽이고 싶다는 생각까지 했습니다.
글을 쓰면서 고등학교 1,2학년 때가 생각나네요. 그 때는 엄마에게서 다른 딸이 태어났더라면 엄마는 훨씬 더 행복했겠지. 나같은 건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는데... 하면서 울던 날들이었거든요. 옛날에 쓴 일기장에 '누가 뭐래도 너는 소중한 사람이다. 힘내'라는 문구가 있어서 매일 그 문구를 보며 펑펑 울던 날들이 있었는데, 몇년이 지난 후 저는 엄마의 죽음을 생각해보는 패륜아가 되어버렸으니까요. 참 아이러니하면서도 가슴이 찢어질 것 같고...망치가 제 머리를 내려쳐서 산산조각 부서지는 것 같아요.
이건 제 입장에서 쓴 글이라서 제 주관적인 의견이 많이 포함되어있다는 걸 부정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엄마도 저를 사랑했을 때가 있었겠죠. 저도 엄마에게 제가 모를 상처를 많이 줬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제가 기억하지도 못할 상처를 엄마가 가지고 있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요즘 대입관련해서 너무 힘든데 가족까지해서 저를 실질적으로 지탱해줄 누군가가 없어서.. 속상한 마음에 그냥 글을 씁니다. 쓰다보니 또 마음이 아프네요. 빨리 이 시간들이 지나갔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가도 제가 30대가 된 시기에는 행복한 가족을 꾸릴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남아있네요. 제가 아들딸을 낳아도 엄마의 길을 피해갈 수 있으리란 보장은 없으니까요..... 그래도 행복한 가족을 한번쯤은 꿈꿨는데 말이죠
이래저래 두서없이 글이 길어졌네요. 제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이 뭔지 몰라서 ... 어쩌면 지금 시기에 도움이 될만한 답을 얻을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적고 갑니다. 괜히 우울한 얘기로 본질을 흐렸다면 죄송합니다. 모두 좋은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