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관계에 너무나 지쳐있던 나는 가출을 결심했다
주변사람들은 뭐가 부족했냐고 물어볼 것이다
사람들이 보기엔 부족함 전혀 없는 집으로 보였을 것이다
부부싸움후 1년동안 대화가 일절 없었고 분위기 마저 냉랭했으며 언제 이혼서류가 던져져도 누구도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을 그 집에서 1년을 버텼다
나는 결국 내 속에 있던 모든 것을 터뜨리고 지갑과 통장만 챙긴 후 나는 모두가 잠든 새벽 집을 나섰다
휴대폰조차도 내가 항상 누워있던 그 집에 놓고서
다시는 돌아오지 않겠다 생각했고 돌아올때는 시체로 올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렇게 난 떠돌았다
가족들, 먼 가족들이 사는 곳은 왠만하면 피했다
서울, 잠실, 광주, 부산, 대구 등 가족들이 산다고 들었던 모든 지역은 배제시켰다
난 전주로 향했다
나는 필요하다면 나까지 팔겠다고 다짐했기에 더 이상 무서울 것이 없었다
내 통장에 있던 돈 겨우 32만원
방을 얻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나는 밤에 있을 곳을 찾으러 다니다가 결국 야간알바를 하기로 결정했다
돈을 벌며 밤에 내내 있을 수 있는 곳을 찾은 것이다
낮에는 어디에든 있을 수 있다
알바를 하던 피씨방을 가던
난 주로 피씨방에서 쪽잠을 잤다
집생각은 나지 않았다
마음이 힘들었던 그 지옥같은 곳보다 몸이 힘든 이곳이 백배 천배는 나았다
그렇게 한달을 살았다
알바사장님께는 알바 그만둔다고 말하고 난 다른 지역으로 떠났다
한 지역에서 떠돌던중 가출팸을 만났다
같이 가겠냐고 묻길래 목적지가 있다고 말하고 그 자리를 떴다
그 이후 이상하리만치 나는 가족들 주변을 멤돌았다
물론 내가 살던 그 집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않았지만 할머니집 작은 아빠집 사촌언니가 다니는 대학교 사촌 오빠 직장 등등 그 주위를 배회했다
마치 누가 날 알아봐주었으면 좋겠다는 듯이
하지만 나는 집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난 길거리를 떠돌다가 나도 모르게 창녀촌에 발을 들였다
저녁이어서 그런지 꽤 사람이 많았다
날 창녀로 보고 술취한 한 남자가 날 모텔로 끌고가려고 했다
그 때 막아주었던 건 창녀촌에서 일하는 언니였다
그 언니가 살던 술집에 딸린 창고에서 같이 살기로 했고
그 댓가로 술집에서 일을 했다
해를 본게 언제인 지 모르겠었다
물론 나를 팔지는 않았다
청소같은 허드렛일을 했다
언니와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누며 친해졌다
그렇게 두달을 살았을까
술 집 사장은 나를 팔기 원했다
허드렛일을 하는 내가 아니라 창녀로써 나를 원했다
술 집 사장의 의도를 나를 구해준 언니가 또 한 번 나를 구해주기 위해 흘려주었지만 나는 그 동안의 댓가를 그렇게라도 치룰까했다
하지만 언니는 그 날 저녁 나를 앉혀놓고 돈봉투를 주며 도망가라고 했다
집으로 돌아가라고
이쯤했으면 됐다고
집으로 가라고
난 돌아가지 않으려고 했지만 언니는 말했다
이러려고 그 때 구해준거 아니라고 적당히 있다 집으로 돌아갈 줄 알았다고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술취한 남자로 부터 나를 구해주지 않았을거라고
나는 죽어도 가기 싫었다
하지만 언니는 죽어라 날 내쫓았다
그리고 그 다음 날 언니는 내 손을 끌고 그 집으로 가는 차표를 끊어 날 버스에 태웠다
그렇게 힘이 센 줄 몰랐다
난 그렇게 3달만에 그 집이 있는 지역을 밟았다
그리고 언니를 생각하며 집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했다
버스터미널에서 택시를 잡아타고 집이 있는 마을에서 내렸다
지갑에 있던 아빠 신용카드
혹시나 내가 어디 있는 지 들킬까봐 3개월동안 못 먹고 못자도 안 쓰던 카드였다
그 카드로 택시비를 냈다
내가 돌아왔노라고 말하고 싶었다
카드는 아직도 정지되어있지 않았다
집 앞에 앉아있던 엄마를 봤다
엄마도 나를 봤다
엄마는 내게 살아돌아와줘서 고맙다며 연신 울었다
엄마를 진정시키고 집으로 돌아왔을 때는 내가 집을 떠났을 때보다 훨씬 깨끗해져있었다
엄마는 내가 집에 돌아왔을때 깨끗한 곳에서 깨끗한 옷 입고 깨끗히 씻고 행복한 꿈을 꾸며 잤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3개월동안 하루도 빼먹지 않고 청소했다고 했다
그렇게 막말하고 몰래 떠난 이 딸년이 뭐가 그립다고
나는 엄마와 부둥켜안고 세상이 떠나가라 울었다
씻고 밥먹고 자려고 누웠더니 엄마가 떠나기전 놓고간 내 휴대폰을 가져다 주었다
배터리도 100% 꽉 차있었다
내가 휴대폰을 봤을 땐 카톡도 문자도 전화도 많이 와 있었다
내일은 학교에 가 담임선생님을 만나뵙고 올 것이다
아마 놀라시겠지
3개월동안 연락두절 된 학생을 어떻게 바라보실까
친구들은 또 어떨까
아마 푹 잘 수 있을까
혜경언니 고마워
언니덕에 내가 살아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