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래도 남편이 문신을 해왔어요.
문신 문신 노래를 부르던 신랑. 자기는 다른 사람 시선보다는 나 자신이고 싶다는 신랑의 말에
못이기는 척 넘어가줬죠.
보수적인 집안이고 나 자신도 보수적인 사람이라
마음이 불편했지만, 보이지 않는 어깨에 하겠다고 하는 말에
그리고 웬만하면 신랑의 의견을 존중하고 싶은 마음에 그러라고 했어요.
그런데 문신하러 가는 날, 문신할 글 (그림 아님)을 보여주는데,
양쪽 손날에 긴 문구를 쓰겠다고 하더군요.
당연히 펄쩍 뛰었죠. 보이지 않는 곳에 한다고 하지 않았냐 절대 안된다고.
신랑 실실 웃으며 좋은 아이디어 같은데~ 하면서 설득하려고 하는거 정색을 하면서 절대 하지 말라고 했어요.
신랑을 보내놓고 괜히 허락했나 싶어 두근거리고 불안한 마음으로 초조하게 기다렸어요.
신랑이 도착했는데도 도저히 문신좀 보자는 말이 안나오더군요.
그 다음날 저녁때까지 보자는 얘기를 안하다가 용기를 내서 "그래~ 예쁘게 잘 됐어?" 하고 묻자
신나는 얼굴로 보여주는데....
글쎄....
양쪽 손날에 하지 말라고 했더니
그 문구를 양쪽 팔뚝 중간부터 팔꿈치까지 약 20cm정도를 그려왔어요..
진짜..... 가슴이 철렁 내려앉더구요.
그렇게까지 갑자기 언성을 높인 적이 없는데, 애들 있는데도 제가
하지 말라고 하지 않았냐, 보이지 않는데 한다고 해서 허락했는데 이게 뭐냐고 제가 소리쳤어요
(막 샤우팅은 아니고...)
신랑은 당황하면서 손날에 하지 말라는 뜻인줄 알았다고...
말인지 방구인지.
참 어이가 없더군요.
그후로 3일째 냉전이에요.
신랑은 사태파악을 했는지 자기의 말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은 걸 사과한다고, 미안하다고 하는데,
저는 풀리지가 않아요.
이 글을 읽는 분들은 제가 쪼잔하고 소심하다고 할 수 있겠죠.
뭐 용이나 해골같은 대단한 문신도 아니고 그깟 문구 새겨온걸로 이 난리를 친다구요.
촌스럽다고요.
제가 진짜 화가나는건,
돌이킬 수 없다는 거에요.
신랑은 사과를 했으니 제가여기서 몇일이고 더 꿍해있으면 이제 제 탓을 하게 되겠죠?
사과도 했는데 왜 이러냐~ 마치 용서받은 바람핀 남자들이 힘들어하는 아내들에게 적반하장으로 화내는 것처럼요.
이 일을 감당하고 이해하고 마음을 추스려야 하는 그 책임이 당사자도 아닌 저한테 넘어왔다는게 화가 나요.
부모님들, 다른 사람들의 시선 (시선이 중요할 수밖에 없는 직업이에요, 문신이 허용되지 않는 직업이죠.)
그들의 평가와 말들에 내가 뭐라고 변명해줄 수 있을까.
아니 도대체 왜 이렇게 불필요한 감정적 노동을 나한테 주는 걸까.
그렇게 자아실현이 하고 싶으면 혼자 살때 하지
왜 결혼하고 나서 배우자가 이해하지 못하는 때 한다고 난리일까.
진짜...이해가 안되고 개빡침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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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이해의 몫은 제것인데.....
정말 정말 이해가 되지 않아서
이렇게 글을 씁니다.....
다들 저같은 상황이면 이해하실건가요...??
제가 정말 속이 좁은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