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성인 되고 나서 여자와 있던 썰을 좀 풀어볼 수 있겠다. 오늘은 좀 사소한 일들 위주로 적어보고, 다음에는 아마 12금정도 에피소드를 쓸 수 있을 듯.
한가지, 저번에 쓴 글에 여자한테 고백 받은 적은 딱 한번이라고 그런 것 같은데, 생각해보니 간접적인 고백 받은 적은 몇번 있었음. 어떤 식이냐 하면, 보통 자기한테 접근하거나 들이대는 남자들에 대해서 말하다가, “난 그런 애들은 별로고, 이러이러한 사람이 좋다... 너같이” 이런식임. 그러니까 알고 지내다가 난 너 같은 사람이 좋다고 말한 여자들은 좀 있음. 근데 그럴 때마다 난 그냥 가볍게 넘겨서 별로 기억에 깊게 남지는 않은 것 같음. 그 중에 너무 분위기 진지해진 애 하나랑은 어색해져서 그 후로 연락 끊김;
1. 귀요미?
내 스스로 말하는게 좀 이상하긴 한데, 나한테 귀엽다고 하는 여자가 많음. 이건 예전에 여드름에 불타는 고구마 시절에도 들었던 말인데, 어떤 포인트에서 그러는지는 전혀 모르겠음. 그냥 시시때때로 무슨 말이나 행동을 하면 귀여워.. 이런식인데, 한국인 외국인 둘다 그럼. 근데 난 외모도 전혀 귀여운 것과는 거리가 있고 애교가 있는 성격도 아니라서 도대체 이해가 안 되는 점임. 근데 한국에서는 사회활동 경험이 별로 없어서 못 느꼈는데, 외국에서 사회생활하면 서 느낀 건 귀엽다고 하는 만큼 나에게 관대하게 대하고 그만큼의 혜택이 좀 있는 것 같음. 나를 다른사람에 비해 좀 예외적으로 좋게 봐주는 느낌? 특히 여자들하고 있을 때 그런 걸 심하게 느낌.
귀요미? - 면죄부
미국에서 학교 다닐 때 내가 무슨 잘못을 하거나 하면 여자들끼리 “It’s ok cuz he’s cute”이런 경우가 좀 있었는데, 잘못을 그냥 넘어가 줘서 좋긴 한데 그때마다 어리둥절함.
귀요미? - 대기업 인턴
뉴욕에서 여름방학 동안 대기업에서 인턴을 한 적이 있는데, 합격을 하게 된 과정이 약간 특이했음. 면접에서 (여자)디렉터한테 내가 한 프로젝트를 보여줬는데, 좋다고 칭찬은 하면서도 자기들이 추구하는 스타일이랑은 너무 달라서 걱정된다고 함. 이정도면 거의 떨어졌다고 봐야 되는데, 의외로 당일에 바로 연락이 와서 다음주부터 출근하라고 함. 나중에 나보다 먼저 일하기 시작한 인턴이 말해주길, 디렉터가 면접 보고 나서 사무실 와서 자기들한테 “He’s so cute!(걔 너무 귀염)”그랬다고 해서 프로젝트가 맘에 썩 안 들어도 채용했던 이유가 거기 있던 건가..함.
여기서 2개월정도 열심히 일 했는데 마지막 날에 디렉터가 사무실 밖으로 배웅해주면서 작별인사를 함. 내가 유럽 갈 계획만 없었으면 바로 정직원으로 채용했을거라고 하면서 넌 어딜 가든지 성공할 거라고 말해줌 (인턴 끝나고 바로 한학기 동안 study abroad 라는 프로그램으로 유럽에서 학교 다닐 예정이었음). 그리고 학교 졸업하고 혹시 올 생각 있으면 오라면서, 그때도 빈자리만 있으면 바로 채용할거라고 되게 진지하게 말해서 마지막에 엄청 뿌듯했음. 결국 프랑스로 오면서 완전히 연은 끊겼지만.
귀요미? - 그 ‘귀여운 애’로 남았다
얼마 전에 프랑스에서 같이 대학 졸업한 동기들이 모여서 저녁식사를 같이 한 적 있는데, 나는 그때 다른 일이 있어서 못 갔음. 그리고 그 후에 나는 중국 친구들이랑 만나서 식사를 했는데, 다들 나 왜 안 왔냐고 물어보면서 내가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해한다고 그럼. 왜 내가 궁금하냐니까 다들 oo 너무 귀엽다고(불어로 mignon), 어떻게 됐을지 궁금하다고 했다고 함. 근데 이건 잘생겼다기보단 꼭 애기나 강아지한테 귀엽다고 하는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 썩 달갑진 않음; 프랑스 학교에서 있었던 일은 따로 프랑스 학교 편을 써야겠음.
귀요미? - 특별대우
뉴욕 살 때 강의 스케줄 잘 조정하면 학교 다니면서 인턴을 할 수가 있었는데, 이게 학업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3학년 미만한테는 철저히 금지되어 있었음. 욕심이 많았던 내 한국 친구 하나가 2학년 때 좋은 인턴 자리가 생겨서 학업 전반적으로 담당하는 여자한테 허락 받으러 갔는데 단칼에 절대 안 된다고 거절 당하고 ㅈㄴ 화가 난 적이 있었는데, 그 후에 나에게도 엄청 좋은 기회가 생겨서 같은 사람한테 허락 받으러 감. 처음엔 나한테도 안 된다고 그랬는데, 이거 놓치기 아깝지 않냐 이런식으로 설득하니까 수긍하면서 허락해주고 대신 절대 아무한테도 말하지 말라고 함.
이게 뭐 내가 귀여워서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상당한 특별대우였음. 이때 여기서 인턴을 한 것을 계기로 앞으로도 계속 좋은 길이 열려서 현재까지도 커리어가 탄탄대로로 이어지고 아직 사회 초년생인데 이력서가 동기들에 비해 넘사벽으로 화려함. 다른애들은 취업 준비하면서 이력서 내용 채우느라 고생하는 것과 반대로 나는 경력이랑 세부사항을 이력서 한 장에 깔끔하게 다 담기가 어려웠음. 프랑스 친구들이 내 이력서 보고 어떻게 이런 데서 다 일해봤냐고 놀라는데, 나는 당시에는 뉴욕이니까 이런 경험도 쉽게 쉽게 하는구나~ 라고 가볍게 생각했음. 근데 지나고 나서 보니까 같이 뉴욕에서 공부한 사람 중에도 나만한 이력이 있는 사람이 없고, 내가 정말 엄청나게 잘 풀린 거였음. 거기 큰 역할을 했던 게 바로 저학년에게 금지된 인턴을 허락해준 이 사건임.
2. 연락처 주는 여자들
- 동급생/지인
대학 다닐 때 종종 내 폰을 가져가서 자기 연락처를 입력하는 여자들이 있었음. 보통 같은 수업 들어서 서로 말 트는 사이인데, 서로 번호를 교환하거나 내 번호를 따가는 게 아니라, 그냥 슬쩍 내 폰을 가져가서 자기 이름 번호 저장한 다음 돌려줌 ;
- 모델섭외/전번따기
내 전공 상 모델을 섭외해서 화보촬영 할 일이 종종 있었음. 난 좋은 작품에 대한 욕심이 많은데, 모델이 좋으면 그림이 확실히 살기 때문에 에이전시에 소속된 전문 모델급을 쓰고 싶었지만 그럴만한 돈은 없음. 그런 톱클래스 모델은 에이전시에서 나같은 뜨내기한테 허가도 안 해주고, 에이전시 통하기 때문에 페이도 최소 일이백은 줘야 됨. 그래서 나는 내가 직접 지나가다 눈에 띄는 외모가 있으면 섭외해서 연락처를 받곤 했음.
파리에는 길거리에서 실제 모델을 마주칠 확률도 꽤 높아서, 그렇게 길거리 캐스팅 한 3명은 실제로 모델이었음. 그 중 하나는 유명 에이전시 소속이었는데, 프라다 알렌산더 맥퀸 등 런웨이 서는 잘나가는 신인이었음. 나랑 사진 찍기 바로 전에 로에베랑 룩북 촬영하고 4천 받았다는데 나는 그 가격의 1%도 훨씬 안 되게 주고 촬영함 ㅋㅋ 근데 아이러니하게도 얘는 아직 에이전시에 빚 갚는 중인 신인이라서 아직 한푼도 자기 수중으로 안 들어온다고.. 그래서 나랑 개인적으로 촬영하고 푼돈 받아도 엄청 좋아함. 에이전시엔 비밀.
이렇게 모델 섭외할 경우 딴 맘 먹은 게 아니고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접근하긴 했는데, 어쨌든 거의 항상 쉽게 연락처 받았음. 딱 한번 까인 적이 있었는데, 이사람은 알고보니 영국 연예인이었음. 나는 몰랐던 사람인데 지하철에서 다른 사람들은 알아보고 말 걸고 그러더라. 딱봐도 아우라가 남달라서 용기내서 접근했는데 자기는 모델 절대 안 한다고 단호하게 거절당함 ㅠ
- 켄달 제너 이메일 따다?
내가 뉴욕에 살기는 했지만 사실 학교만 다니느라 뉴욕을 별로 경험해보지는 못 했음. 그런데 뉴욕이나 파리에 있으면서 가끔씩 패션쇼에 초대받거나 갈 기회가 생기는 경우가 있음. 뉴욕에서 톰브라운 쇼에 간 적이 있는데, 쇼가 끝나고 서성이다가 켄달 제너를 발견함. 다리 엄청 길고 얼굴도 이뻤음. 뻘쭘했지만 내가 처음으로 가까이에서 본 미국 연예인이라 용기내서 다가가 말검.
나: (ㅈㄴ 친근하게) Hi! 하이모델: (활짝 웃음) Hi! 하이나: Are you Kendal Jenner? 너 혹시 켄달 제너?모델: (미소 유지) No I’m not. Sorry 나: (급당황) Ah, You’re still beautiful! 아 그래도 너 뷰티풀한데?모델: Oh Thank you! 아 고마워~나: Can I take a picture with you? 너랑 사진 찍어도 돼?모델: Sure! 당연하지!
진짜 켄달인줄 알아서 아니라고 했을 때 엄청 당황했는데 다행이 순간적으로 대처를 잘 함. 사진 찍고 나서 이름 물어봤는데 켄달제너랑은 전혀 관련 없는 모델이었음.
근데 얘가 갑자기 자기한테도 사진 보내주면 안 되냐면서 자기 이메일을 알려준다고 함. 엉겁결에 받아 적고 나서 사진 보내준다고 하고 웃으면서 헤어짐.
나중에 사진으로 보니 켄달이랑 좀 다르긴 했음. 친구들한테 말하니까 대처 겁나 스무스했다고 칭찬하는데, 정작 나는 이메일 알려준 게 호감 표시인지 긴가민가했음. 전화번호를 준 것도 아니고, 진짜 사진 받고 싶어서 그런 걸 수도 있으니까.. 근데 여자 몇명한테 물어보니까 아마 관심 있는 거 맞을거라고 하더라.
하지만 당시에 내가 너무 바빠서 결국 사진 못 보내고 이메일도 잃어버림. 사진은 아직도 있는데 그냥 썰 풀 에피소드 정도로 남았네.
스스로 외모가 잘생겼는지 귀여운지 어떤지는 잘 모르겠지만 확실히 뭔가 장점으로 작용하는 매력은 있는 것 같음. 물론 외모만의 문제는 아니겠지만, 뭔가 얻어낼 게 있는 경우에 최대한 외모에도 신경 써서 약간의 미인계(?)를 쓰면 거의 항상 먹히는 것 같음.
그래서 미국에서 평소에 거지처럼 하고 다녔어도 면접같은게 있으면 당일 ㅈㄴ 비싼 한인 미용실 가서 머리도 자르고 스타일링 받고 꽃단장하고 갔음. 거의 면접이 있을 때만 머리를 잘랐던 것 같음 ; 위에 쓴 에피소드도 그렇고, 면접을 여러번 봤는데 거의 항상 성공적이었음. 면접에 어느정도 자신이 있기 때문에 중요한 면접에도 거의 떨지 않는 편임. 그걸 몸소 느꼈기 때문에 프랑스 오면서 본격적으로 외모관리를 하기 시작한 것도 있음.
근데 이런 미인계(?)가 전혀 통하지 않는다고 느꼈을 때가 한번 있는데 이때는 면접관이 레즈비언이었음. 전에 최종 면접에서 떨어진 적이 있는데, 미리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까 면접관이 여자랑 결혼한 레즈비언이었음. 면접 진행이 평소와는 달리 좀 매끄럽지도 않았고 굉장히 짧게 끝났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떨어졌음. 이 사람이 레즈라는 사실만 결과에 영향을 미친 건 아니겠지만, 우연 치고는 절묘했음.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다음에는 좀 더 끈적한(?) 12금정도 썰을 좀 풀까 함. 끈적한 수준도 아니고 살짝 찐득한 수준이긴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