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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한 달 동안 먹은 학교 급식 모음!

Nitro |2018.12.03 15:07
조회 6,708 |추천 17

 

어느 덧 연말이네요. 학교는 벌써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풍깁니다.

건물이나 정원도 잘 꾸며놓았지만, 계절에 따라 꽃도 바꿔 심고 장식에도 심혈을 기울이는 것이 

교내를 돌아다니다 보면 인스타 갬성사진 찍을 만한 곳이 수두룩하게 보이지요.

물론 저런 데 돈 쓰지 말고 학비나 좀 깎아주지...하는 소망도 있습니다만.

11월에 먹었던 학교 급식 목록, 시작합니다.


 

11월 초에는 가을의 마지막 맛을 만끽이라도 하듯 호박을 활용한 요리가 많이 등장하더군요.

개인적으로는 채식주의 메뉴를 선택하는 일이 별로 없는데, 이 날은 셰프가 강력 추천하길래 주문한 사코타슈 (succotash).

원래는 옥수수와 콩 등을 섞은 요리인데 여기에 가을 호박과 버섯, 새싹채소를 더해 맛을 냈습니다.

제철 채소만 가지고도 제대로 만들면 얼마나 맛있을 수 있는지 보여준 요리였습니다. 소스까지 박박 긁어먹었네요.


 

볼로네즈 파스타. 옛날 경양식 레스토랑에서 이른바 미트소스 스파게티라고 나오던 파스타가 바로 이거였지요.

물론 토마토 소스에 갈은 쇠고기를 넣은 것 뿐인 미트소스 스파게티에 비하면 제대로 만든 볼로네즈 파스타는 훨씬 더 깊은 맛이 납니다.

워낙에 면을 좋아하는지라 메뉴에 파스타나 국수 종류만 나오면 득달같이 달려가서 먹곤 하지요.


 

가오리 스테이크. 네, 서양 사람들도 홍어를 먹습니다.

당연하게도 우리나라에서 먹는 것처럼 삭혀먹지는 않고, 그냥 날개 지느러미 부분만 구워서 먹지요.

스케이트 윙 (Skate Wing)이라는 메뉴가 바로 가오리 요리입니다. 부드러우면서도 짭조름한 게 맛있네요. 

그러고 보니 뉴욕 레스토랑에서 가오리 스테이크와 배추, 돼지고기를 이용한 서양식 삼합을 팔더라는 이야기도 들은 적 있습니다.

쌈장을 ssam sauce라는 이름으로 곁들여서요.


 

츄라스코 (Churrasco). 원래대로라면 슈하스코라고 읽어야 하지만 미국식 영어로 읽다보니 다들 츄라스코라고 부르더군요.

브라질식 모듬 꼬치 요리입니다. 소고기, 닭고기, 돼지고기, 소시지를 채소 및 파인애플과 함께 꼬치에 끼워서 굽는 요리지요.

인생 80년으로 계산하고 한 끼도 빼먹지 않고 하루 세 끼씩 꼬박꼬박 먹어도 9만번이 채 안됩니다.

그러다보니 다양한 음식을 한 번에 먹을 수 있는 요리는 왠지 더 끌리게 되더라구요.

고기 자체는 뭐 그렇게 특별한 것 없는 숯불 꼬치구이인데, 소스가 중남미 특색이 물씬 풍기는 맛이었습니다.  


 

버섯 치즈 소스를 곁들인 조니 케이크. 옥수수 가루로 만든 팬케이크를 조니 케이크라고 부릅니다.

점심 시간에 왠 팬케이크? 하면서 먹었는데, 체다 치즈와 버섯이 들어간 소스를 흠뻑 머금은 팬케이크는 우리가 흔히 먹던 것과는 또 다른 맛을 보여주었습니다.

팬케이크 눅눅한 건 싫어하는데, 이건 왠지 크림 수프에 적셔먹는 빵 느낌이랄까요.


 

오래간만에 먹은 문어. 서양 사람들은 문어나 오징어를 그닥 선호하는 편이 아닌지라 가끔 지중해 교실에서 문어가 나올 때면 반가운마음에 먹곤 합니다.

짭짤하면서도 매콤한 기운이 감도는 소스를 곁들여서 탱글탱글한 문어를 잘라 먹는 거지요.

쿠스쿠스는 처음에는 무슨 곡식 이름인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세몰리나 밀가루로 반죽해서 만드는 중동지방 파스타더군요.


 

스페인식 국수 요리, 피데우아 (Fideua). 닭고기와 새우, 오징어, 초리조 소시지, 사프론이 들어갔습니다.

안그래도 가는 면인데 짧게 부숴서 만드는 까닭에 포크로 둘둘 말아 먹는 게 아니라 밥 떠먹듯 퍼 먹는, 독특한 음식이지요.

바게트 토스트와 함께 먹으니 궁합이 아주 잘 맞네요. 다만 빵 한 조각 더 줬으면 좋았을 것을...


 

디저트 코너에 이게 왠일? 원래는 카페에서 비싸게 파는 메뉴인데 오늘따라 어쩐 일인지 학생용 디저트 테이블에 줄줄이 놓여있습니다. 베이킹 파트 학생들이 실습한 날인 듯 하네요.

아래쪽에는 얇게 바른 베리 무스 위에 케이크. 그 위에는 초콜렛 판. 그 위에는 다시 붉은 색을 입힌 무스가 마치 사과처럼 자리잡고 있습니다. 녹색 줄기는 설탕 공예로 만든 사탕.


 

아이스크림이 아직 녹지 않은 디저트를 보면 반가운 마음에 냅다 집어옵니다.

쿠키 받침 위로 아이스크림, 머랭, 케이크가 함께 놓여있네요.

왠지 가을 분위기가 나는 디저트 모듬입니다.


 

아시아 주방에서 일본 요리를 내는 날입니다.

돈카츠 라멘이 있길래 한 그릇 냠냠. 기준을 일본 라멘집 눈높이에 맞추면 아무래도 부족한 맛이지만,

그래도 제법 돼지뼈 육수에 달걀 반숙까지 기본은 충실히 지킨 맛입니다.

하긴 이역만리 떨어진 미국 땅에서 학생들이 만드는 라멘이 일본에서 수십년 전통을 이어 내려오는 라멘집 수준이라면 그거야말로 이상한 일이겠지요.


 

마르게리따! 단순한 음식일수록 진짜 제대로 맛있게 만들기는 힘든데, 마르게리따 피자 역시 토마토 소스와 바질, 모짜렐라만 이용해서 제대로 맛을 내야 하기에 쉽지 않은 요리입니다.

이 정도면 진짜 맛있는 피자입니다. 다른 키친에 줄 서 있던 학생들이 제가 피자 들고 가는 걸 보더니 다들 지중해 키친으로 줄을 갈아타더군요. ㅎㅎ

다만 한 가지 단점이라면 맥주나 와인이 너무나도 먹고싶어지는 요리라는 거.


 

코치니타 피빌 (Cochinita Pibil). 중남미의 돼지고기 요리입니다. 코치니타는 새끼 돼지, 피빌은 땅에 묻어서 굽는다는 뜻입니다.

마야 문명 시절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요리법이라는데, 새끼 돼지 고기를 향신료에 재운 다음 바나나 잎에 싸서 구덩이에 깔고 그 위에 불을 피워 굽는 방식입니다.

다만 주방에서는 구덩이 파고 구울 수 없으니 바나나 잎에 싸서 오븐에 구웠겠지만요.

다른 건 둘째치고 고기에 레몬 소스 쳐서 아보카도와 양파 얹어 먹는게 이렇게 궁합이 좋다는 걸 처음 알았습니다.

기억 해 뒀다가 나중에 집에서도 이런 식으로 만들어 먹어도 되겠다 싶네요.

그리고 이렇게 열심히 먹부림을 이어나가다 보면 어느 새 눈이 내리고, 올해의 마지막 달로 넘어가게 됩니다.

추천수17
반대수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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