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을 일년 넘게 미루고 있는 사람입니다.
취업을 하자니 학점이 안 좋은데 여기부터 말이 많아지네요.
학교 근처에 살 형편이 안 되어서 왕복 세시간을 내리 다니다가 이제 집을 가는 순간 과제조차 하지 못할때는 도서관에서 거의 살았어요.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 힘들어하고, 힘드니 공부도 어렵고 나중에는 건강까지 문제가 생기더라고요.
안 되는 성적으로 운 좋게 학교에 온 건 정말 좋았는데 제가 하고 싶은 길은 아니었어요.
돈을 벌 수 있는 사람이 형제들 중에서는 저 혼자라서 꿈 쫓아갈 수가 없었습니다.
어릴 적부터 많이 힘들었던 것 같아요. 늘 참고, 인내하고, 희생하고..
형제를 돌보느라 친구를 사귀어 보지 못해서 어릴 적에는 오랜 기간동안 왕따 혹은 은따도 당했습니다.
또 10대 중반부터는 가세마저 좋지 않게 되어 경제적으로도 힘들었습니다.
형제가 몸도 좋지 않은 판국에 가세마저 기울어지니 정말 힘들었어요.
고등학생 때, 고 3때 한달에 만원-2만원 받고 다녔습니다.
매일 늦게까지 공부를 했지만, 흔한 학원도 고2가 지나서야 갈 수 있었어요.
저 혼자 열심히 노력하고 노력해서 대학도 갈 수 있었습니다.
선생님들께 잘 보여서 문제집도 얻어서 썼고, 대학 와서도 중고책을 사서 보기도 했습니다.
돈이 없는 티를 내는 게 정말 싫었고, 대학 와서 얼마 되지 않는 용돈도 악착같이 모으고 다녔던 적도 있었습니다.
지금은 아무것도 하기가 싫어요. 일년간 집에만 있었지만, 그래도 가족 손 벌리는 일 없이 소일거리로 아르바이트 하면서 돈 이야기는 하지 않고 살았어요.
너무 저 자신이 걸어가야 하는 길 자체가 부담이 크고 힘들어요.
부모님한테 어렵다고, 힘들다고 티 낸적도 없고 제 꿈이 짓밟혔다고 원망한 적도 없습니다.
그냥 삶 자체가 많이 힘든 것 같아요.
혹시나 글이 퍼질까봐, 그래서 부모님께서 가슴 아파하실까봐 자세하게 못 적지만 글을 적는 순간까지도 마음이 좋지 않습니다.
당연히 더 힘든 상황에서 잘 이겨내고, 학점도 좋고, 좋은 곳에 취직된 분들도 많으리라는 것을 압니다. 이런 고민조차 한심할 수도 있고요.
다만, 제가 하고자 하는 것과 저 자신의 시간과 몸, 머리가 같이 따라주지 않다 보니까 정말 힘이 듭니다.
지금도 가세가 좋은 편이 아니라 취업에 도움되는 어떤 것을 하고 싶어도 고민이 많이 들어요.
하다못해 이거 하면 시험비가 얼마일지, 강좌비가 얼마일지 생각부터 들고 혹시나 회사에 면접이라도 합격하게 되면 뭘 입고가야할지 고민하다보면 기분이 착잡합니다.
가끔 하는 푸념이라고 생각하고 지나가셔도 괜찮지만, 아무 이유 없이 비난하고 욕하지는 말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이 글을 적는 자체도 큰 용기를 낸 것이라서 많이 힘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