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지 이제 막 반년된 새댁입니다.
연애를 7년하고 결혼했기에 결혼의 꿈같은건 없었어요.
지금도 그저 연애의 연장선처럼 느껴집니다.
저에게 남친이 있을때부터 남편은 제가 너무 좋다며 쫓아다녔고, 자신을 봐주지 않음에도 제 곁에 묵묵히 좋은 모습으로 있어주었습니다.
그런 듬직하고 착한 남편의 모습에 반해 저는 연애를 시작했었습니다.
그런데 연애할때 하루는 우연히 남친 폰을 보게되었었어요. 그 때 여자와 나눴던 메세지가 있었습니다.
<오빠가 그립다. 보고싶고 다시 시작하고싶다> 는 내용의 메세지에 남친이 다독이는 메세지였습니다.
별 내용은 없었습니다. 남편이 여자에게 특별히 살갑게 굴지도 않았고, 오해의 소지가 있는 멘트 또한 없었기에 모른척하고 넘어갔어요. 신경도 쓰이지도 않았어요.
이런생각 잘못된줄알지만 제가 남편을 좋아하는것보다
이 사람이 저를 훨씬 더 사랑한다는걸 알았기 때문에 당시에 그랬던것같아요.
그런데 그 이후 사건이 하나 있었습니다.
전여친은 이혼한 어머니를 모시고 둘이 살고 있는데 자세히는 모르지만 그 여자 어머니가 어떠한 이유로 쓰러졌나봐요.
그 때 남편이 저에게 말도 하지않고 병문안을가서는 어머니 병원비를 계산해주고. 제가 생각했을땐 무슨 사위노릇을 한 느낌이었어요.
병문안 이후에 어머니가 얼른 낫길 바란다는 메세지, 그리고 둘이 간간히 이어간 연락을 보고 제가 알게되었어요.
그 때 망치로 머리를 맞은듯한 배신감과 충격에 연락하지 말라고 짧게 말하니,
헤어진지 오랜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자기만을 그리워하며 저러고 있는 그녀가 너무나 불쌍해서 그런것 뿐이랍니다.
그녀에게 대시하는 남자는 많은데 그녀는 자신이 최고의
남잔줄 안다면서요.
홀어머니를 모시고 집안의가장으로써 억척같이 돈을 벌어보겠다고 열심히 살고 있는것도 불쌍하답니다.
대화끝에 남편은 연락을 하지않겠다고 떨떠름하게 약속을 했었고 (저랑 헤어져도 저희 어머니가 사고가 나면 자긴 똑같이 할거라면서요) 중간중간 여자에게 메세지가 와도 답장을 하지 않았다고 저에게 자랑처럼 얘기해줬어요.
저도 생각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살고있었고요.
그런데 얼마전 남편 핸드폰에 그 여자 sns계정이 떡 보이더군요.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어요.
문득 지난 가을에 남편의 휴가 여행계획을 짜면서 남편이 자기 스위스가 너무 가보고싶다고.
페러글라이딩도 하고 싶고 뭐도 먹고 싶고 얘기를 했던게 생각이 났습니다.
<갑자기 무슨 스위스야? 어디 티비에 나왔어? 휴가 기간 짧아서 못가> 한적이 있었는데 주변에서 좋다고 해서 들은거라고 했었거든요. 그때 쎄 했었어요.
이상한 여자 직감같은거 있잖아요.
혹시나 해서 그여자 sns 쭉 내려보니, 당시 남편이 스위스 가고싶다고했던 무렵에 스위스에가서 페러글라이딩을 했었던 동영상이 있고. 남편이 먹고싶다고 했던 음식들 먹은게 있더라구요.
지금껏 나와 만났던 모든 시간동안 이 여자의
일거수 일투족을 훔쳐보고 있었다는얘기 아닌가요.
한없이 외롭게 느껴졌고 가슴이 아팠습니다.
아직도구나 7년 우리 처음 만났을때부터 결혼한 지금까지.
오랜만에 들어가본 그녀의 계정엔 그때로 돌아가고싶다는얘기
<그때 헤어지지않았다면 우린 어땠을까?>
<엄마가 너 음식 복스럽게 먹는다고 참 좋아했었는데>
하는 얘기 들. 아직도 남편얘기더군요.
그걸 불쌍하다고 보고 있는 남편이나 그 여자나 참..
저희 7년만나고 결혼까지했는데 그 7년동안 그 여자는 그림자 처럼 우리둘사이에 붙어있고 결혼을 해서도 이런다니
이젠 남편이 무슨 얘기만 하면 그 여자 생각이 같이나요.
<요즘 이거 맛있다더라> 하면 그 여자가 먹었다고 올렸나?
하고 들어가보고요.
이젠 남편이 너무 찌질해보이고 꼴보기도 싫어졌어요.
차라리 그녀에게 가버리고 제가 버림받고싶어요.
그러면 속이 후련하고 덜 비참할것같아요.
그 여자보다 제가 더 불쌍한 삶을 살고 있거든요.
자기야. 자기가 단순히 궁금한 마음으로 검색을 해 본 거라면 충분히 이해해. 근데 이 여자는 결혼 전 4년동안, 아니 어쩌면 자기가 나한테 연락왔다고 말하지않은 시간동안 더 많은 연락을 계속 했을수도 있겠지. 난 3년전에 끝난줄알았어.
자기도 저 여자가 싫다고 했었잖아.
그런데 왜 지금까지 검색을 하고 있어?
이런식으로 얘기를 했었고
앞으로 한번만 더 내 입에서 그 여자가 언급되면 저는 이혼할거라고 했더니 자기가 바람핀것도 아닌데 왜 그러냐며 펄펄 뛰더라구요.
저도 제가 조금 심했나 싶은데 언제나 우리사이엔 그녀가 끼어있는 느낌이에요.
결혼을 하면 온전히 우리 둘만의 삶이 시작될줄 알았는데 그녀도 남편도 그대로네요. 제가 로미오와 줄리엣의
애틋한 사이를 막고 있는 악역같이 느껴져요.
악몽까지 꿉니다.
더이상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어떤 조언이 필요한지도 모르겠어요.
그냥 그여자한테 가버릴거라고 저한테 말해주면 제가 이 고통에서 해방될거같기도해요.
이거 7년동안 해왔는데 안고쳐지겠죠?
다시는 안그럴거라고 했는데 매번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당하는 이 고통을 너무 견디기가 힘들어요.
이혼하고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