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대학교를 가지 않은 20살이에요.
제 주변 친구들은 거의 다 대학교를 갔구요.
오늘은 친한 친구들이 모두 모였어요.
자취하는 친구들이 많아서 3~4개월만에 보는 거라 너무 반갑고 좋았어요.
운동덕에 만난 친구들이라서 정말 빠르게, 깊게 친해진 소중한 친구들이거든요.
그런데 운동이 끝난 후에 친구들끼리 하는 술자리에 저는 참석하지 않았어요.
돈없다, 내일 바쁘다.
별 핑계를 다 대며 자리를 피했어요.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인데 돈이나 일정이 무슨 상관있겠어요. 너무너무 가고 싶지만, 모두 대학 얘기를 하는 데 전 거기 낄 수가 없어서 피했어요.
정말 황당한 이유같죠?
그런데 전 요새 대학교때문에 너무 힘들거든요.
재수가 힘들다거나 못가서 속상한 게 절대 아니에요.
전 배우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이 있었고 그걸 위해서 대학에 가지 않았고 지금 삶에 너무너무 만족해요.
하지만 대학교에 진학한 친구들과의 대화는 너무 지쳐요. 교수님이야기, 동기이야기, 통학이야기, 과제이야기, mt이야기... 친구들 관심사는 당연히 대학이고, 대화의 주제가 대학으로 흘러가는 것 이해하지만 다 같이 공감하는 이야기에 저만 공감하지 못하는 건 너무 힘들더라구요. 한 명과 대화하면 그나마 낫지만 여러명이면 그들만의 세상이거든요.
친구들 얘기 듣다보면 괜히 제 선택이 후회스럽고, 내 입장은 생각해주지 않나 싶어 속상하고.
머리로는 친구들을 이해하는데 마음은 싱숭생숭하네요.
저한테 계속 같이 가자던 친구들한테 너무 미안해요.
제가 너무 속좁은 사람이라.
혼자 울적한데 말할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그냥 써봤어요.
이런 얘기 털어놓으면 분명 미안해서 대학 얘기 안 꺼낼 친구들이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