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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랑은 어떻게 이별하나요?

퉁퉁 |2019.06.05 00:51
조회 817 |추천 8
10년차 연인, 4년차 아내이자 3년차 워킹맘 입니다.

친정의 전적인 도움으로 남들보다 편하게 직장생활 중이라, 주말에만 아가 만나는 반쪽짜리 워킹맘이에요.
주말에만 아가 만나야할 만큼 평일 업무강도가 세고 친정이 지방이라 주말이면 친정 오가느라 온전히 쉴 새도 없었는데 너무 지쳐 생각해보니 이 생활이 몇년째네요.

눈에 넣어도 안아플 자식 떼어놓고 이게 할짓인가 싶지만, 외벌이 하기엔 제 커리어며 연봉 아까워 버티고 있습니다.
매일 야근에 찌들어 퉁퉁 부은 다리로 돌아와 멍하니 TV를 보다 까무룩 잠들고 다시 출근하는 매일이 반복되는데,
그런 제가 남편 눈엔 편한 엄마고 안정적인 직장 다니는 속편한 직장인으로 보이나봐요.

든든하다던 제 직장은 늘 본인을 우울하게 하고
오빠만 믿으라던 연봉은 가장의 족쇄라 우울하고
예쁘다 애지중지하던 제 외모는 스트레스가 없어 그렇다며 본인 얼굴에 드리운 세월과 비교하네요

매일이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남편 또한 그렇겠지요. 늘 난 힘들다 넌 좋겠다 말하며 미래의 고뇌에 차서 게임을 유일한 벗 삼다 잠드는 남편은, 그 누구보다 듬직하고 따스한 등을 가졌던 연인에서 늘 뒷모습만 보여주는 제 아이의 아빠가 되었습니다.

흔히들 정으로 산다, 연애는 없고 이제 가족이다 말하던데,
전 그 시기가 남편에게 조금 더 빨리 온 듯 합니다.
당연한 거라고 들었는데, 막상 손 한번 잡지 않는 하루라는건 생각보다 잔인하고 마음아픈거였네요.
아직 사랑하는데, 이제 나를 사랑하지 않는 연인과 매일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한다는건 연애의 이별보다 괴로운 거였어요.

주중 피곤과 스트레스로 찌들었던 얼굴이 아이 앞에서만 활짝 피어나는데, 그게 참 생경하고 그립고 맘이 아립니다.

어떻게 하면 연인으로서의 남편을 잊고 가족이 되나요?
평생을 아끼고 사랑하겠다 약속한 사람이 그저 공기처럼 가구처럼 함께하는 매일은 어떻게 버텨지나요?
아이와 함께 살면, 육아를 더한 일상에 지쳐 자연스레 잊게 될까요?

늦은 퇴근 후 퉁퉁 부은 다리도
밤새 울어 퉁퉁 부은 얼굴도 다 보이지 않나봐요.


저의 20대, 그리고 30대를 함께한 하나뿐인 연인인데.
고작 결혼 몇년에 변할거면 왜 그때 이별하지 않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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