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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른해지는 봄날에 그래도 입가에 미소짓게 하는 것은...

재즈카페 |2004.02.09 16:48
조회 327 |추천 0

나른해지는 봄날에 그래도 입가에 미소를 짓게하는 것은...

겨울이 가면 바로 따라 오는 게 봄이라 했던가?

그건가보다...봄..

 

오늘은 디게디게 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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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 개 밖에 없는 아들내미가 배정받은 중학교에 댕겨왔다고 전화가 왔다....

기분이 묘하다..

초딩 입학할 때는 사실 감격에 가까웠었다...

그런데 지금은 감격은 아니지만 뿌듯한 암튼 묘~한 느낌이 든다...

 

자식 키우면서 한 고비 한 매듭 걸리고 풀고 넘어갈 때마다

아이들이 부쩍부쩍 큰 것을

느낀다고 하시던 옛 어른들 말이 실감이 간다...

재즈는 갓난애기 키울 때가 젤로 정이가고 이쁘고 그러는 줄 알았다..

커가면서 그런 잔재미는 사라지는 줄 알았다...

그런데 자식이라는 게 그게 아닌 모양이다...

커가면서도 또 다른 재미를 준다...

뭉클하고 뿌듯하고 대견스럽게 보이고.....

 

아들아~

내 아들 석훈아~

아빠는 정말로 너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단다...

비록 니가 다른 애들보다 공부는 못하지만

건강하고 착실하게 자란 니가 이 아빠는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모른단다...

 

지금껏 이런 말 한마디 따뜻하게 해 준 적이 없는 아빠지만

마음만은 언제나 너를 격려하고 있다는 사실을 언젠가는 알 날이 오겠지?

 

그 때가 되면 아마도 이 아빠는 꼬부랑깽깽 할배가 돼 있을거야...

기왕이면 그 날이 하루라도 일찍 왔으면 하고 바라는 마음 굴뚝이지만

니 애비도 그걸 마흔이 훌쩍 넘어서야 알게되었는데

어찌 너에게는 일찍 철이 들라고 요구할 수가 있단 말이더냐...

 

너를 보면 언제나 조마조마하는....

저 녀석이 얼마나 더 커야 지 앞가림을 스스로 할 수 있을런지....

얼마나 더 키워야 부모 자식이라는 고리에서

자유스러워 질 수 있을런지.... 

 

그 때가 되면 나는 어디에서 무엇으로 살고 있을런지...

그 때가 되면 정말로 자유스러운 삶을 살고 있을런지...

 

언제나 이런 걱정을 내게 주는 너란다....

그래도 걱정중에서도 그 걱정이 젤로 크고 젤로 기쁘고

젤로젤로 이 애비를 채찍질하는 그런 걱정이란다...

 

어른들 말씀이 자식보다 더 무서운 것은 없다고 그러시더라..

어렸을 적에는 당근으로 몰랐었지...

어른들 맘대로 하면 될터인데 무엇이 무섭단말인가?하는

우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곤 했었는데...

자식을 키워보니 호랑이보다 더 무서운 게 바로 자식이라는 사실을

이 애비도 알고야 말았단다...

 

이제는 질문도 너무나 많아지고 걍 두리뭉실하게 대답해 줄 수 없는 것들을

물어오는 니가 부담이 되기도 하는 그런 나이가 돼 버렸다...

사전이나 인터넷을 스스로 찾아봐라..

책을 많이 보면 그 정도는 알 수 있을텐데...라는 말이 대답보다도 더 많이 나오는 지금.

그래도 이 아빠는 그런 질문을 쏟아내는 니가 대견스럽기만 하단다...

 

그리고 이제는 슬슬 겁도 난단다...

이러다가 저 녀석이 어느 날 갑자기 이 애비에게 질문을 하지 않은 날이 올 텐데...

그 날이 과연 언제일꼬?...

아마도 그 날은 니가 '아빠에게 물어봤자 전혀 도움이 안된다'라고 

생각하는 바로 그 날이겠지...

아빠라는 존재가 점점 작아보이기 시작하는 그 날...

 

아빠는 그 날을 어떻게 받아드릴까?

그걸 생각하면 잠시 머리가 어지럽다..

생각하기가 싫어진다....

소용이 다 돼 버려지기 직전의 건전지같은 기분이 들까?

암튼 그런 생각이 머리 속을 휘젓고 다닌다....

글두 기분이 나쁘지 않은 하루다 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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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후의 나른함이 어디론가 사라져버렸습니다...

항 개 밖에 없는 자식이 서당 졸업을 앞두고 지가 댕길 향교를 댕겨왔다는 소리에

가슴이 뿌듯한 애비가 몇자 적어봅니다.....

 

아마도 울 님들은 이런 재미는 진작에 다 보시고 재즈하고는 차원이 다른

재미에 기뻐하시고 가슴 졸이시고 한숨 쉬시고 그러실 겁니다...

아들내미 이제 중학교간다고 하니까 친구들이 걍 웃더라구요....

그러면서 한 소리씩 합니다...

너는 환갑이 넘어야 니 시간이 좀 나겠다...

그 말이 요즘처럼 가슴에 와 닿는 때가 없습니다....

 

내 인생인데....

꼭 남의 인생을 대신 살아주고 있는 것 같은 그런 생각도 듭니다....

피할 수 없는 업보...

자식...

 

오늘은 그 끊을래야 끊을 수 없는 자식이란 업보가

이렇게도 대견스럽고 이쁘게 다가옵니다.....

 

아들아~~~

내 아들 석훈아

 

사랑한다~~!!!!!!

 

I love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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