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가만히 있을 때부터 제게 다가와서 유난히 살갑게 굴고, 예쁘다고 하고, 애교 부리고, 앵기던 친구가 있었어요.
처음엔 동생처럼 생각하고 귀엽다 정도만 생각 했었는데 이성적으로는 전혀 못 느꼈어요.
하지만 몇 개월 알고 지내는 동안 힘들 때 진심으로 위로가 되어 주고, 제 곁을 지켜 주고 안아주는 그 친구에게, 서툰 글씨로 쓴 편지도 받으면서 제 마음도 조금씩 열렸습니다.
누가 사귀자고 이야기 하지도 않았는데 거의 사귀는 것 처럼 깊은 관계가 되어 있었고 단 둘이서 여행도 가고 매일같이 카톡도 주고 받았어요.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원래는 저희가 장난을 자주 치면서 서로 핸드폰도 보여주고 했는데 갑자기 이 친구가 병적으로 휴대폰을 안 보여주려고 하는 거에요. 뭔가 감이 와서 장난스레 뺏어서 봤더니 모르는 여자와 카톡을 하고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나와의 관계는 뭐였지?하는 생각에 배신감도 들고 복잡한 생각에 혼자 생각을 하다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가장 친한 친구의 여자친구의 친구인데 여사친으로만 소개 받았다고, 자기를 믿어달라고, 연인으로 발전될 가능성은 없다고 하더라구요. 남중 남고를 나와서 여사친이 없는데 진짜 친구로서 여사친을 만들어보고 싶었다구요.
하지만 엄밀히 둘 사이의 관계가 애매하다 보니, 기분 나쁜 티는 냈겠지만 만나지 말라고는 이야기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바로 그 날 밤 제가 고백하고, 저희는 사귀게 되었습니다. 그 여자와의 연락도 바로 못하진 않겠지만 차츰 줄여나가겠다고 약속했어요.
하지만 질투심에 사귀게 된 것이다 보니 원래의 제 성격과는 다르게 그 여자 이야기를 꺼내면서 집착하게 되고, 또 그 친구도 계속해서 연락을 하고 휴대폰은 숨기는 모습에 저도 실망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원래 좋은 사람이었으니깐, 날 이렇게 좋아해 줬던 사람이니까 내가 노력하면 되겠지하는 생각에 기다리고 있었죠. 슬프지만 이미 눈빛, 카톡 말투, 나를 생각하는 정도 등 감으로 느꼈을 때는 정이 떨어지고 있다는 걸 느끼고 있었습니다.
결국 이야기를 하다가 저에게 맞춰주는 게 이제는 힘들다, 예전의 편한 관계로 돌아가고 싶지만 자신도 없고 굳이 노력하고 싶지도 않다고 하더라구요. 솔직히 화가 났습니다. 먼저 와서 흔들어놓곤 대체재가 생기니까 변명을 하는 것만 같았어요.
그래도 그 친구와의 추억들을 생각하니 그 친구 없는 제 삶이 힘들 것 같아서, 정이 떨어지더라도, 또 생각한 것 만큼 좋은 사람이 아니었더라도 제가 잡았어요.
근데 저한테 말도 일부러 좀 더 막하고, 성격 자체가 너무 바뀌었다고 느껴져서 다른 사람이랑 이야기하는 것만 같더라구요. 그래도 시간을 가지면 돌아오겠지 하고 연락을 안 한지 한 달 정도 됐습니다.
그 한 달동안 아무 사이 아니라던 부산에서 자취하는 그 친구와 데이트를 하면서 프사를 바꾸고, 새벽에 광안리에서 불꽃을 흔들고, 생일이라서 주말에 만나러 내려가고 하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찢어질 것만 같았어요.
난생 처음 정신과라는 곳을 가서 약도 처방받고, 명상도 하고 상담을 받는데도 감정이 회복되지 않았어요.
그 사람 때문에 우리 관계가 틀어지고 상호 간의 신뢰를 잃고 서로 날 세우게 된 것만 같은데, 그 예뻤던 추억들까지 후회스러운데,
저한테 잘 해주던 만큼 그 친구한테 똑같이 잘 해줄 모습, 같이 밤을 보낼 모습, 제가 만들어준 인스타 아이디로 럽스타를 할 모습을 상상해 보니 제가 가시공을 안고 있다는 것을, 아름답던 제가 피가 철철 나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차마 놓지 못하겠더라구요.
사실 남자 아이와도 제가 아깝다는 생각이 아주 가끔씩 들었어서 깊은 관계로 지내면서도 연애 생각이 크게 없었어요. 우리 사이에 이렇게 큰 훼방이 놓일 지도 몰랐고, 새로운 유혹에 휩쓸릴 지도 몰랐거든요.
제 주변에 이 틈에 다가오는 사람도 몇몇 있고 스스로도 헤어나오고 싶어서 기회를 만들려고 하는데 사실 새로운 사람을 만날 수 있을 지, 새로운 사람한테 죄 짓는 건 아닐 지, 더 행복하게 살 수 있을 지 같은 고민들 때문에 쉽게 결정을 못 내리겠어요. 조금 더 기다릴 지, 아니면 새로운 사람으로 잊을 지, 아니면 친구로라도 지내야 할 지...
연애 경험이 거의 없었어서 너무 힘든데 어떻게 헤쳐나아가야 할 지 작은 조언 주시면 정말 정말 감사히 사용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