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어제 저녁에 착잡한 마음에 두서없이 시작한 긴 글인데도 생각보다 너무 큰 관심에 놀라면서도 감사하다는 말 먼저 전해드리고 싶습니다.ㅜㅜ
남자친구에게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이 문제에 대해 다시 한 번 얘기를 나눠봤어요.대놓고 '네가 적어도 얼마 마련해오지 못하면 우리 결혼은 못 할것 같다' 라는 식으로 얘기했더니 본인도 현실을 좀 깨닳았는지 가계부 작성해보고 저축 계획까지 해보겠다네요..
저도 이번이 정말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앞으로 어떻게 계획하고 돈을 모으는지 몇 개월만 더 지켜보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댓글들 보면, 이상한곳으로 빠지는 것 같다고 의심하시는 분들 계신데..제 남친은 그런 성격이 되지도 못하구요, 그냥 먹고싶은거 먹고 하고싶은거 하고 살면서 자잘자잘하게 나가는게 많다는게 맞을 것 같습니다.ㅠ (그리고 나중에 저한테 용돈 받아 쓰는것도 괜찮다고 합니다..)
또 부모님들 노후 걱정도 해주시는 분들도 많은데,양가 모두 빚은 없구요, 저희 부모님 두 분과 남친 아버지도 아직까지 일을 하고 계셔서 당분간은 괜찮을 것 같아요.부모님들 각자 노후준비 때문에 저희까지 도와주시기는 어려울 것 같다는 말 입니다.
댓글 읽으면서 물론 아닌 부분도 있지만 대부분 많은 부분 참고가 됐습니다.다시 한 번 이렇게 큰 조언과 관심 감사드립니다.
===========================================================================29세 여자입니다. 사귄지 3년 좀 넘은 30세 남자친구가 있는데 서로 많이 좋아하고 있어서 한 일년 전부터 자연스레 결혼얘기가 오갔습니다. 처음에는 사람이 천성이 착하고 성실하고 꾸준하고 한결같은모습에 끌려 만나게 되었는데 그러한 모습이 결혼 생각까지 하게 만들었죠.
지금까지도 저에게 대하는 태도는 한결같습니다. 3년동안 단 하루도 연락이 안 된 적이 없었고, 어떠한 이유이건 간에 저를 불안하게 만들었던 적이 단 한 번도 없습니다. 저를 항상 믿고 지지하고 응원하며 존중해줍니다.
남자친구는 취미활동에 굉장히 활발하며 현재 운동과 독서 모임에 정기적으로 나가고 있습니다. 취미활동에는 돈을 아끼지 않아요. 사실 처음엔 남자친구의 취미활동에도 긍정적이었습니다. 술담배도 안하고 클럽이나 파티를 좋아하는 대신에 운동과 책읽기를 좋아하는 건전한 청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혹시나 해서 덧붙이는데, 모임에서 다른 여자를 만나고 다니는 그런 사람은 절대 아닙니다. 저도 운동모임에는 얼마전까지 꾸준히 같이 참여하고 있었고 다른 사람들과도 모두 절친한 사이라 보장할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는 좋았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결혼에 대하여 진지하게 생각하면서부터 문제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서 잠깐 저와 남자친구의 배경을 설명해드리자면, 저는 조금 늦게 회사에 들어가 직장 생활한지 1년 반 정도 되었으며 월급은 세후 290 정도 됩니다. 직장은 안정적이며 육아휴직도 잘 보장되고 있어요. 취업하기 전부터 파트타임 하면서 저금한 돈 포함하여 3500 정도 모았습니다.
남자친구는 저보다 직장생활을 좀 더 오래했고 월급은 220 정도입니다. 반 프리랜서라 일하는 시간이 남들보다 좀 더 자유롭고 짧습니다. (저는 처음에 이것을 오히려 좋게 봤습니다. 원하면 투잡도 뛸 수 있고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다고 생각해서였죠.) 1년 전, 다니던 직장을 옮겼는데 그 때 퇴직금으로 1000을 받았습니다.<<
올해 결혼얘기가 다시 오갔고 자연스레 돈 얘기가 나왔습니다. 제가 여태껏 들어놨던 적금 예금 통장 보여주며 얼마있다고 얘기하면서 남자친구의 현 상황에 대해서도 조심스레 물어봤습니다. 그런데 그의 대답이 조금 충격적이더라구요.. 지금 통장에 있는 돈이 다 합해서 1300 정도랍니다. 아니 그러면 작년에 받은 퇴직금은 어디로 갔답니까? 아니면 퇴직금 제외하면 1년동안 300만원을 모았다는 건데..(그럼 그 전에 모았던 돈은??) 솔직히 저로서는.. 납득이 되질 않았습니다.
사실, 남자친구는 예전부터 경제관념이 좀 부족하다는건 알고 있었어요. 적금도 작년에 제가 생에 처음으로 들어줬으니까요.
근데 제가 남자친구에 대해서 실망스러웠던 점은 작년부터 결혼얘기가 나갔음에도 불구하고 결혼자금에 대해서 거의 무신경했다는 점입니다. 아니, 무신경하다기보다는 관심이 없다는 쪽이 더 말이 맞는 것 같네요. 제가 얘기를 꺼내면 그제야 아, 이래요. 그러면서 저랑 결혼은 꼭 하고 싶어합니다.
비교를 하면 안되겠지만, 저는 남자친구와 결혼 얘기가 나온 후로는 어떻게 하면 돈을 더 저금할수 있을지 고민하고 적금도 그전보다 2배로 많이 붓기 시작했습니다. 아파트 전세 시세와 대출에 대한 정보는 수시로 찾아보고 모르는 부분은 공부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남자친구는 전세 시세가 어떤지조차 전혀 모르고 있으며 결혼 후 경제권도 저에게 맡기려고 합니다.
저는 결혼하면 특히 경제적인 면에서 함께 의지하고 기대가며 살아가고 싶은데 어찌 결혼하기도 전인데 벌써 지친 느낌이 듭니다. 저만 혼자 전전긍긍하고 아둥바둥거리고 있는 느낌이에요. 그래요, 제 남자친구는 딱 선비같은 사람이에요. 세상물정에 관심이 없어요. 그저 있으면 있는대로, 없으면 없는대로 사는 사람이에요.(심지어 자신의 월급이 충분하다고 생각함..ㅜ)
제가 최근에 이 문제를 좀 심각하게 얘기하니까 그제서야 '지금부터 공부해볼게' 라고 하며 1년만 더 지켜봐달라고 합니다. 근데 솔직히 저는 잘 모르겠어요. 왜냐면 그러기에는 너무 경제적 배경지식이 너무 없는 사람이고 저도 마냥 기다리고만 있을 수는 없으니까요.
아, 추가적으로, 남자친구의 부모님은 결혼 자금에 대해서 도와줄 형편이 안 됩니다. 만약 결혼한다면 식은 저희 부모님이 도와주실 것 같지만 신혼집은 저희 둘만의 힘으로 마련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지금들어서야 현실적인 문제가 실감나기 시작했어요..
솔직히 자신이 점점 없어집니다. 저도 솔직히 최근에서야 조금씩 공부하고 알아가는 입장에서 진짜 요새는 이렇게 세상물정에 어둡고 경제에 관심없는 사람이랑 과연 잘 살 수 있을지 잘 모르겠어요..ㅜㅜ 그런데 이러고 있다가도 지난 3년 함께 했던 추억들과 이 사람의 됨됨이나 인품, 성격, 저와 잘 맞는 점 등을 생각하면 제가 기꺼이 인정하고 감내하며 살아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경제적인 문제 빼고는 다른건 너무 다 잘 맞는 남자친구...와의 결혼.. 괜찮을까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남자친구가 왜 돈을 못 모았을까 생각해봤는데,자취하고있어서 월세 나가고, 밥은 대부분 사먹고, 일이나 공부할 때 카페 이용이 잦고, 해외여행 등등으로 인해 못 모았던게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