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8살 여자 입니다.
이 채널?에 올리는 게 맞을지.. 정말 고민 많이 했습니다..
언제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해서 써야할지..
너무 답답하고 힘들고.. 정신병 올 것처럼 가끔씩 정신도 왔다갔다 합니다..
정말정말 친한 친구에게 조차 말 못했던 사정을 이곳에 올려봅니다.
저는 2년제 대학 졸업 후 2년 백수를 보내다 22살에(빠른년생입니다)
전공 살려 첫 직장을 다녔어요
난생 처음 100만원 이상이라는 돈을 벌어봤고, 정말 행복했습니다.
집이 엄청나게 부유하진 않았지만 못살지도 않았고,
넉넉하진 않아도 모자르진 않게, 부족함 없이 살았던 것 같아요.
알바 한번 안해봤지만, 부모님 손 벌리는 일도 단 한번도 없었고,
저 스스로도 제가 착하게 살아왔다고 생각합니다.
첫 직장다니는 2년 중
1년은 130만원으로 월 70만원씩 적금 꼬박 들어 840만원을 모았고
1년은 140만원으로 월 80만원씩 적금 꼬박 들어 960만원을 모았습니다.
그렇게 부모님께 각각 100만원씩 200만원은 용돈으로 드리고,
사정상 다녔던 첫직장을 퇴사하며 쉬면서 제 돈으로 라섹도 했습니다.
엄마는 본인이 돈 벌어 라섹까지 하는 제가 기특하다고 보태주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다..
첫 직장 2년을 채울 쯤.. 사건이 시작된 거 같습니다.
회사에서 일 하고 있는데 갑자기 아빠에게 전화가 왔고,
어느 곳에서 전화가 올건데 하라는대로만 하라길래 알았다했고, 엄마한테 무조건 비밀이라 하셨습니다.
한참 지나 알고보니, 제 이름으로 은행 대출 뿐만 아니라 아빠의 연대보증까지 서게 되었습니다.
"가족이라도 보증은 절대 안된다"는 말을 한 번쯤은 들어봤지만
저희 아빠가 그동안 공무원 생활 하시면서 돈에 관련된 일은 전혀 관심이 없으셨어요.
주식, 펀드, 도박, 술, 여자 문제 등..
또, 그렇다하더라도 저희 아빠 성격상 칼같이 하는 성격이라 사실 아직도 믿기지가 않습니다.
그리고
저는 채무, 채권 등 어려운 은행 관련 단어를 그 당시에 하나도 몰랐습니다.
모르는것도 죄라면 죄겠죠.. 제가 좀 더 똑똑하고 알았다면 이 상황까진 안왔을거에요..
대출이라는건 은행에 돈 빌리고 갚는다는 개념으로 생각했고,
은행은 길가다 흔히 볼수 있는 농x, 기x, 신x, 국x, 은행.. 뿐이라 생각했고,
2금융권, 3금융권이 뭔지도 몰랐어요..
그렇게 2,3 금융권으로 총 다섯군데에서 3720만원의 대출을 받았고..
매달 이자를 납부하는 날이 되면 아빠가 제 통장으로 입금해주거나 직접 송금했습니다.
그때 아빠한테 물어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왜 이렇게 많은 돈을 대출을 한거냐, 나한테 문제되는게 아니냐..
그랬더니 아무 문제 없이 아빠가 처리할거고, 할아버지 집을구매하는데
조금 모자라 보탰다는 말에 믿었습니다.
그렇게 1년정도 다른 걱정 없이 잊고 지내 듯 살았고,
그 사이 저는 이직을 했고, 그때 이직하기 무섭게 이직 후 딱 한 달이 되던 날
아빠는 또 대출을 해달라고 문자와 통화를 업무 시간에 하기 시작했고..
처음 대출 받을때 업무 방해가 되면서까지 직장 상사 눈치도 봐야했고,
또 대출을 해달라고 하기에.. 뭔가 이상한 느낌도 들어 싫다고 했지만 결국 두 군데에서 850 대출을 받았습니다.
그렇게..
25년 넘게 직장 생활 하시면서 월급에 손 하나도 안대셨는데,
제가 두번째 대출을 받은지 한 달 후 쯤 부터
아빠가 월급에서 돈을 안주시니 엄마는 무슨일 있냐며 추궁하기 시작했고,
아빠는 몇년 전 아는 사람중 사업하는 사람이 있는데(편하게 사기꾼이라 칭하겠습니다),
투자를 하면 몇 배 더 불려주겠다?는 식으로 아빠를 유혹했고,
아빠는 투자 등 관심 1도 없는 사람인데, 뭐에 홀린 것 처럼 집 담보로 보증을 서줬다고 했습니다.
처음에는 한달에 얼마씩 받았다고 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사기꾼은 해외로 도피했고,
많은 이자들을 감당할 수 없을만큼 일이 커져버려, 직접 대출해서 막다가 도저히 안되겠어서
저한테까지 대출과 보증을 부탁하게 된거였습니다.
저 뿐만이 아니라, 심지어 저희 엄마의 동생.. 저의 이모한테까지 대출을 부탁했다고 합니다.
(아빠랑 이모가 같은 직장에 근무하시지만, 지사가 다르긴 합니다..)
그리고 .. 저의 친오빠까지도 대출과 보증이 있다는걸 아시면서..
새벽에 엄마는 큰 충격으로 거의 쓰러지셨고,
그때 엄마의 울부짖음이 저는 악몽처럼 지금도 생생하게 트라우마로 남아있어
지금도 생각하면 너무나 괴롭습니다.
내 대출건도 있다고 얘기하고 싶었지만, 그 얘기를 하는 순간 엄마를 잃을 것 같아 말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사건이 터지고, 저는 이직한 회사를 또 다시 그만 두게 되었고,
20년 가까이 살아오던 우리 4억+a 아파트를 날렸고,
남는거라곤 보증금 2000만원에 월세 48만원,
여전히 아빠는 월급 1원도 주지 않고, 그렇게 월세 살이가 시작됐습니다.
그리고, 제가 모아뒀던 적금 중 1000만원을 이모 대출금을 갚았습니다.
엄마는 보증금 2000에 1000은 제 것이라며..아빠한테 손댈수 없게 말하셨습니다.
이사 후..
전 직장에 다니던 언니의 추천으로 연봉도 훨씬 높은 곳으로 다시 이직했습니다.
죽고 싶었지만 죽으라는 법 없었는지, 저에게도 살 희망은 있다고 생각했고,
200만원을 훌쩍 넘는 월급을 받는다는 생각에 '그래..열심히 살아보자'하며
엄마 생각하며 이 악물고 버텼습니다. 아빠는 죽도록 미웠습니다..
저는 하루하루 월급 받을 생각으로 버텼고,
직장 동료들과도 1명도 빼놓지 않고 똘똘 뭉쳤습니다.
다른 곳에서도 여자들의 적은 여자라는데, 우리 회사 우리 팀은 전혀 그런것도 없었고,
다같이 친한 분위기가 너무 좋았고, 회사가 집보다 슬플 일이 없으니 그것도 제 나름대로의 해방감이였습니다.
그렇게 200만원이 넘는 월급을 받으면서 140만원씩 저축해서, 버티고 버티다 만기일에 1680만원을 탔습니다.
저는 제가 쓰는 한달 용돈은 교통비, 식비, 폰비 등 제외하고 30만원을 썼고, 당연히 모자랐습니다.
30만원으로 제가 사고싶은 거, 입고싶은 옷, 먹고싶은 거, 경조사비 모두 해결해야했으니까요..
일단 돈을 많이 모으자는 생각으로 적금을 들었고, 적금 만기 이자 13만원 가량도.. 안쓰고 모았습니다.
그렇게.. 밖에선 나름 행복한 회사 생활 중
어느 순간부터 아빠는 이자 입금을 하지 않으셨고,기다려달라는 말 뿐 최대 2주정도 연체가 되면서
신용도는 8등급으로, 회사로 아빠의 연대보증 선 곳에서 업무에 방해가 될 정도로 전화가 쏟아졌고,
심지어는 회사로 사람이 찾아오는 상황까지 오게 됐습니다.
너무 민망하고 창피하기도 했고.. 제 자리에서 울리는 전화기가 무서워
사무실에 있어도 되지만, 늘 자리에 없었습니다.
(업무상 사무실에만 있는 일이 아니였어요..사무실에 있는 비중이 크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집과 회사에 우편물이 날라오는 건 매일이였고,
결국 나중에는 엄마도 이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직접 말을 못했습니다.. 엄마가 큰 충격에 쓰러지실까 걱정이 됐습니다.
아빠의 대출을 받아준 이모와 통화중에.. 제가 울며 말하게 됐고,
제가 엄마한텐 절대로 말하지 말라고, 나중에 말하게 되더라도 내가 말하겠다고 얘기했는데..
이모 입장에선 조카가 안쓰럽다고 생각하여 말씀하셨던 거 같습니다.
엄마가 모든 사실을 알게 된 날, 저는 정말.. 목놓아 몇시간을 엄마 앞에서 울었고
엄마는 그동안 아무말 없이 속을 끓인 딸에게 해줄게 없다고..
내 딸이 이렇게 마음 고생 한것도 모르고 나만 힘들다 했다며 미안해하시며..
반나절을 눈이 퉁퉁 붓도록 울었습니다.
제 대출금 뿐만 아니라 보증 건까지..신용도는 8등급으로 바닥을 쳤고..
하루하루 지옥같은 생활을 2년정도 이어오다,
결국 보증금 줄여 1000만원 월세 집으로 이사를 다시 가게 되었고,
남은 1000만원과 제가 적금으로 모은 1680만원, 자투리로 또 모았던 700만원, 280만원을..
모두 제 대출금을 갚았습니다.
이렇게 차곡히 모은 돈을 너무나도 허망하게 잃고 나니..
어떨때는 1년에 1000만원 모으는거 일도 아니지! 하다가도,
그동안 모으는 거 밖에 몰랐고, 모으는 금액이 차오를수록 그 즐거움으로 살았던 하루하루들과
순전히 모은 4500만원이라는 큰 돈에 대한 억울한 보상은 누가 해주며..
제가 대출과 보증에 대해 아는 좀 지혜롭고 똑똑한 사람이였다면 이렇게 갚는 일도 없었을테고,
그랬다면 일이 터졌을때도 제 돈으로 전세집이라도 얻었을텐데 하는 괴로움에
하루하루 천국과 지옥을 오갑니다.
엄마는 늘..
이지경까지 오기까지 뭐했냐며, 반은 아니더라도 전세방은 구해놓을 정도는 일을 벌려야하는거 아니냐며
아빠에게 뭐라하셨지만 아빠도 그때는 홀려서 그랬다고만 하고, 지금까지도 아빠는 아빠 성질대로 행동하십니다.
아빠도 마음 고생 심했다는거 모르는거 아니고, 오랜만에 보는 사람들이 아빠 얼굴이 왜 저런거냐며,
살은 왜 저렇게 빠졌냐며, 해골 같다는 말도 들었습니다.
그 정도로 맘고생 하셨다는거 알지만, 주말에 아빠 얼굴을 보기도 싫고,
스포츠보며 성질내는 아빠의 모습이나 코미디 보며 아무일 없는 사람처럼 해맑은 웃음으로 보는 모습들..
왜 이렇게 싫은지 모르겠습니다.
엄마는 아빠도 그러고 싶어서 그런건 아니였을 거라며,
우리 가족끼리 똘똘 뭉쳐 살아가는 것 밖엔 없다며..
지금 저희가 이렇게 살고 있는 사실을 할아버지와 아빠 두 형제들(저의 작은 아버지들)도 아십니다.
그런데.. 본인 형이나 조카가 어찌 살고있는지 안부 인사 한 통 없으며,
작은 엄마들도 엄마에게 설날, 추석에 연락 한 통 없습니다.
(작은 엄마들이 예전에 엄마한테 실수한 일이 있어 몇년 전부터 설날, 추석에 안보고 살았네요)
저는 대출금을 갚으니 신용도는 조금 올랐지만,
저의 오빠는 여전히 아빠 보증과 대출로 통장을 압류까지 당했습니다.
결국 이 부분도 제가 어느 정도 갚아 줬는데.. 문득 드는 생각이..
왜 나한테 다들 돈을 빌리고, 나한테서 해결책을 찾고..누군가 싼 똥을 왜 내가 치우고 있는지..
정말 너무너무 괴롭고 힘이 듭니다.
한달 30만원으로 살았을때도 회사 직원들끼리 허물없이 지내며 소주 한 잔 하는 그 자리도 못갔습니다.
우리끼리 회식하자며 약속을 하면, 늘 돈은 부족했고..
하는 수 없이 집에 일이 있거나 선약이 있다고 거짓말을 하는게 다반사였습니다.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해 직원들이 많이 실망했을거 알고 있고, 저는 항상 내빼는 직원이라고 돌려 말하기도 했습니다.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살아보고 싶어도
이제는 돈을 벌기가 너무 무섭습니다. 자신도 없습니다.
마트를 가거나 무언가를 사도 무조건 싼 물건으로 사고,
보고 싶은 영화도 나중에 시간이 지나 불법으로 다운로드 받아 보기도 합니다.
엄마가 먹고싶은 과일이 있냐고 묻거나 먹고 싶은게 있냐고 물으면 없다고 대답합니다.
조금이라도 소비를 줄여야 빚이 늘지 않으니까요..
가끔 그런 생각도 합니다.
그냥 이대로 죽고싶다는 생각.. 무언가를 하려고 해도 의지가 생기지 않고 무기력해집니다.
그런데 '딸 때문에 산다'는 엄마의 말이 저를 흔들게 합니다.
엄마는 제가 아니였다면 당장 이혼하거나 집을 나갔을거라며,
제가 있는데 자식들한테 부모의 상처를 주고 싶지 않다고 하십니다.
정말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주변 친구들은 남자친구든 혼자든 해외여행 다녀오는데, 다들 꽁냥꽁냥 행복해하고 결혼도 하는데..
나를 좋아해 줄 남자친구는 있는지,
이런 나의 가정 환경을 알기라도 하면 실망하는건 아닌지..
사실상 포기한 결혼은 할 수 있는지..
가끔 횡단보도에서 아무 생각 없이 도로로 돌진해버릴까..하는 생각도 수없이 듭니다.
몸은 건강한 것 같은데..정신은 가끔 나태해집니다.
제일 친한 친구에게 조차 말을 못했습니다.
말을 하고 나면 다 포기할 것 같아서요..
내 비밀을 말하는 순간 약점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정신과 상담을 받아보고 싶은 생각이 드는데
내 정신이 온전하지 못하다는 걸 알고 있는게 다행인걸까요..
하루하루 머리가 지끈지끈 아픕니다. 두통약으로도 해결이 안되요..
가끔씩 자주.. 힘들어 하는 엄마의 모습도 이제는 보기가 지칩니다.
제가 엄마에게 힘이 되는 딸이여야 하는데.. 마음이 점점 약해져요.
저와 비슷한 상황을 겪으셨거나 겪고 계신분들도 있으시겠죠..
다들 어떻게 버티고 살아가는지.. 궁금합니다.
글을 너무 두서없이 쓴 것 같아요..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고.. 긴 글 읽어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