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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친구와의

도겸디 |2019.12.02 01:56
조회 207 |추천 1


절교를 고민하는 밤이다.

중고딩 때부터 제일 친하다고 생각한 친구



나이가 들수록
삶 속에서 신경 쓸 게 많아져서인지
에너지가 많이 부족하다고 느껴진다



나를 힘들게 하고
불편하게 만드는 관계들에
가지치기를 하나씩 해 나가고 있는 것 같다.


나이 들수록 점점 더 그냥 나답게
맘 불편하게 하는 사람들은 안 만나고 살고 싶다.


즐겁게 살기에도 아까운 인생인데
왜 내가 친구를 만나면서도
도 닦는 듯 참으면서 살아야 하지?
라는 생각이 든다.


이미 몇 명의 친구들을 놓았다.
자연스레 멀어지든,
할 말은 하고 마지막을 맺든..



나는 회피형 성향을 타고 난 듯 하다.
그래서 보통 사람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나와 완전히 맞는 사람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나도 불완전한 사람이면서도
조금만 삐걱거리거나
배려 없이 느껴지면
같이 있고 싶지가 않고

그걸 대놓고 말하면 여자들끼린 보통 큰 싸움이 되니

서로 기싸움을 하며 자기 의도를
수동공격적으로 드러내면서
서로를 공격하는 게
고통스럽다.


웹툰은 안 봤지만
타인은 지옥이라는 말에 정말 공감한다.


정말 안 맞는 타인과 함께 있는 건 지옥이다


어릴 때부터 그랬다.
상처 주는 사람이 싫었고
무례한 사람이 싫었고

내가 누군가에게 상처 줄까봐 말 조심하고
타인이 원하는 것에 대해 배려를 못 해줄까봐
타인에게 맞춰 주는 것이 오히려
마음 편안한 그런 성향이었다.



사람과 계속 만나서 이야기를 해야하고
요구를 들어 줘야 하고 부딪혀야 하는 직업이기까지 해서

밖에서도 사람 만나는 게 감정노동 같고 일 같아서
잘 안 만나려고 한다...





암튼 제일 친했던 친구는 좀 다르다고 생각했는데

나이가 먹을수록
친구가 남자한테 상처를 많이 받고 나서인지
오랜 시간 우울한 시간을 보냈었다

그리고 나는 친구가 우울해 하는 시절도 함께 했었다
가끔 내가 감정의 쓰레기통 같아
버겁긴 했지만 말이다



그런데 그 시간을 지나고 나니

친구가 무언가 끈이 하나 끊어진 듯
나사가 풀린 사람처럼
다른 사람한테
그냥 자기 하고 싶은 대로
막 하는 모습으로
막 사는 모습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특히 사람들은 그냥 자기 관심사를 이야기 하는데
친구가 그 얘기를 듣고
자기 콤플렉스가 건드려질 때마다
더더욱 사람들한테 가시 돋힌 듯 굴기 시작했다.




친구 입장에선 자기 멋대로 사니 속시원 했겠지만

나에게도 그런 모습을 보이고 있고
나는 친구의 무례함에
불쾌하고 기분 나쁠 때가 많아졌다.


언제부턴가
내 이야기가 듣고 싶지 않으면
내 말을 자르고
내 말을 비꼬거나

관심 없는 척 삐죽거리는 표정을 짓다가
이제 우리 그만 일어날까? 집에 갈까?
라고 하는 게

그 친구의 버릇이 된 듯 하다


만날 때마다 기분은 나쁘지만
듣고 싶지 않나 보다 하고 참았는데


오늘은 너무 참아서 속으로
대판 싸우고 끝내 버릴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나한테 그렇게 해놓고서도
또 내가 자기랑 연을 끊을까봐 그런 건지


나한테 함부로 한 일이 없었던 것처럼
다른 얘기로 쭉 말을 이어 가려고 한다...


어디서 심사가 뒤틀렸는지
내 고민에는 입을 삐죽거리며 관심 없는 티를 내며
이제 집에 가자고 하다가


카톡으로는 세상 가십같은 이야기를
계속 던지며
우리 사이에 아무 일 없었던 듯
말을 이어 나가려고 하니
지금 뭐 하나 싶다



언제부턴가 차라리 적당한 거리에서
상처 안 주는
다른 친구들과의 관계가 낫다는 생각이 든다.



거의 이십 년 다 되게 친했던 친구고
함께 했던 시절과 좋았던 추억이 있었어서


변해 가는 모습을 보면서도
이해 하려고 하고 맞춰 주려고 했지만
이제는 나도 한계에 다다른 것 같다.


이 친구가 보기엔 나 또한 변했겠지만


더 이상 노력하고 싶지도 않다.



아마 문제를 들춰내면 싸우고 절교하게 될 것이고


그냥 이 친구처럼
우리 사이에 겉으로는 문제 없는 척 하며
내가 계속 거리를 둬도 멀어지게 되겠지 싶다.


더이상 친구가 전처럼 돌아 오지 않을 거란 것을 알았고
나도 그걸 다 맞춰 줄 만큼 예전만큼
어리지도 체력이 많지도 않은 것 같다.


그 친구는 가족과 싸운 뒤 사과없이 며칠 후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지낸다는데


나를 뭐 그런 편안하고 막 대해도
정 때문에 영원히 떠나지 않는
가족으로 봐서 함부로 대한 것일까?



이 친구와 절교하고 싶다고 생각한지도
3년이 다 되어 가는 것 같고
나도 이제 지쳤다.



이 친구가 임자 있는 남자랑
바람 피우는 이야기에도

진심으로 하고 싶던
따끔한 소리는 몇 번 하지 못하고

우울증이라도 온 듯
힘든 자신을 무조건적으로 이해해 주길 바라는 그 친구의 모습에
공감해 줘야 하는 순간부터
이미 나는 이 친구 관계에 질린 것 같다.


그동안 함께 했던 시간이 길었기 때문에
많이 씁쓸하고
연을 놓으면 괜히 후회하는 거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이런 게 3년이 훌쩍 넘어 가니


이제 그만
컴플렉스로 가득하고 내면이 건강하지 않아
타인에게 상처를 주는
이 친구와의 인연을 속시원히 후련하게 끊어도 될 것 같다


차라리 솔직하게
니 얘기 내 의견과 달라
듣고 싶지 않다며 얘기 하면
나도 내 생각을 이야기하며 맞받아 치기라도 하지


계속 자기가 듣기 싫은 말에
수동공격적으로 싫은 티 팍팍 내면서
겉으론 아닌 척 하고
비겁하게 말 자르고 집에 가 버리고선


우리 사이에 전혀 문제 없는 것처럼

관심없는 가십이나 유튜브 얘기나
다른 이야기를 하며
아무 일 없던 척 하려는
가식적인 태도에 신물이 난다



그래서 이제 놓아 주자 싶다


둘 다 이제 좀 편안해지자













추천수1
반대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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