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남매 간 차별 받아보셨나요?

익명 |2020.02.05 01:18
조회 18,873 |추천 150
저에게는 연년생 오빠가 있습니다.
엄마가 아들을 끔찍하게 사랑하시는 바람에
소소하게 차별 받고 컸으며
서러움과 억울함이 옹이처럼 마음에 새겨져있지요..
그렇다고 신체적 학대나 방임을 당한 건 아닙니다.
단지 존재 가치를 서로 다르게 평가 당하는
설움을 느끼며 커왔다고 할까요..

항상 엄마로부터 언어적, 비언어적으로
'우리 아들은 참 잘났고 너같이 평범한 아이(저)는
노력해도 따라잡을 수 없어.' 라는 메시지를 받다보니
차별에 대한 책임이 저에게 있다고 생각했어요.
나는 원래 오빠 보다 머리도 나쁘고 생각도 깊지 못하기 때문에
사랑을 받을 자격이 없다는..그런 생각이요..

그래도 꿋꿋하게 노력하며 살았습니다.
그런데 너무 꿋꿋하게 노력했나봐요.
엄마가 자랑스러워 하던 우리 천재 아들은 의대 떨어지고
4수 끝에 경기권 사립 공대에 갔는데
공부 하는지 노는 지 관심도 없던 딸은
인서울(sky는 아니지만) 수석. 전액 장학금.

저는 오빠 보다 수능을 잘 본 바람에 죄인된 기분으로
월세가 싼 재개발 예정지 반지하 방 얻어서(집이 지방이라)
조용히 알바 하며 내 용돈 내가 벌어 학교 다녔습니다.

오빠는 귀한 아들이라 학교 앞 풀옵션 원룸에서
자취하면서 알바 한 번 안하고 학업에 열중 하더군요.
캐나다 어학연수도 다녀오고 취업 준비하느라
졸업을 미루고 미뤄서 8~9년 동안 학교를 다닙디다..


그래도 엄마의 간절함이 통했는지 저희 오빠는
공대생들이면 누구나 목표로 하는 노조 빵빵한 회사에
입사하였죠.
저도 너무 기쁘더군요.
이제 오빠 스스로 부모에게 손 안벌리고 알아서 잘 살겠구나.
나도 괜히 죄인처럼 미안해하지 않아도 되고. 라는 생각에
진심으로 엄마와 오빠에게 축하해주었습니다.

그무렵 저와 오빠가 몇 년 차이로 결혼하고
생활이 안정이 되는듯하였습니다.

저는 결혼 하고 양가 부모님 도움 거의 없이
빌라부터 시작해서 근4-5년을 버티며
차곡차곡 맞벌이로 돈을 모아
경기도 외곽 아파트를 분양 받았는데
이게 최근 몇 년 사이에 좀 올랐습니다.
아파트 완공되기 전에 직장을 옮기게 되어
어쩔 수 없이 전세를 주고
친정 근처로 이사오긴 했지만
참 제가 살아보고 싶었던 아파트 입니다.
지금도 갈 수만 있다면 들어가 살고 싶네요.


그런데 어쩌다가 엄마와 대화하던 중
저희 아파트 얘기가 나와서 최근 조금 올랐다(구체적으로 얼마나 올랐는지는 말 안하고) 그래도 서울 오른 거에 비하면 오른 것도 아니다. 라고 얘기했습니다.

저희 엄마는 저희 아파트가 올랐다는 얘기를 듣고는
별 말 없으시더니 바로 다음날
아침 댓바람부터 저희 집에 잠옷 차림으로 오셔서는
상가 딸린 땅을 팔고 오빠 집을 좀 사주려는데
땅 매도 증여에 따른 세금이 어떻게 되냐고 물어보시더군요.
(저희 남편이 그쪽 관련 일을 합니다.)

아마도 저희 집이 올랐다는 얘기를 듣고는 전세 살고 있는 오빠 때문에 밤새 속상하셨나봐요.

그래서 제가 좀 당황스러워서
'그럼 나한테는 얼마나 줄거야?' 라고 한 번 떠 봤습니다.
그랬더니 지금 당장 전세 사는 오빠가 급하니
오빠 집부터 사야한다고 너는 재산에 관심 없는 듯 하더니
갑자기 무슨 소리냐더군요..

그래서 내가 어릴 때는 엄마가 하도 문중 재산은
장손이 상속 받아야 한다고 해서 그런 줄 알앗는데
할머니 돌아가시면서 제사도 정리하고
작은 아버지들께도 재산 증여하시길래
이제는 내 몫도 있겠구나 생각했다고 얘기 했습니다.
그랬더니 너는 나중에 우리 죽으면 받아 라고 하시고는
집으로 돌아가셨습니다.


그날 이후로 3주가 다 되어 가는데
엄마 아빠 쪽에서 아무런 연락이 없으십니다.
중간에 제 생일도 끼어있었는데 정말 문자 한 통 없으시네요.
그래서 저도 같이 연락 안하고 있습니다.
원래 친정과 근거리 살면서 일주일에도
몇 번씩 왕래해오던 분위기 입니다.
괜히 상속권 주장했다가 부모님께 절연 당한 기분이네요.


정말 설마설마 했는데 엄마의 진심을 이참에 확실히 알았습니다. 이쁜 자식 안이쁜 자식 따로 있다는 것.
돈도 사람 마음따라 움직인다는 것.


덧붙이자면.. 오빠는 결혼 하면서 엄마에게 (정확히는 모르지만)
최소 1억 이상 받고 대기업 직원 많이 산다는
경기도 남쪽 택지지구 대단지 아파트 전세를 들어갔습니다.

전세인데도 리모델링해서 이쁘게 손보고 들어가더군요.
참 신기했어요. 자가도 아닌 전세에 리모델링이라니..

가만 생각해보니 오빠는 늘 위기의식이 없이 살아온 것 같습니다.
손벌리면 돈을 주는 엄마가 있어왔으니..
그 어렵게 취업하자마자 중형세단을 뽑고
결혼하고는 부모 도움 받아 전세 살면서
하와이, 스위스, 오로라 보러 노르웨이 등등 해외여행 다니며
돈 펑펑 쓰고 그러다가 집 없다고 징징거리니
엄마가 땅 팔아서 집 사준다 하고..
참 좋습니다.


저는 저희 친정이 오지게 못사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저희 동네 3대 부자로 유명 하더군요.
저희 아버지가 나름 종손이셔서 상속 받은 재산이 꽤 많았나봐요.
딸인 저한테만 늘 돈 없다고 벌벌 떠셨던 거였음..


초딩 시절.. 오빠 에어조던 운동화 시리즈별로 신고 다닐 때
저에게는 돈이 없다고 시장에서 2만원짜리 단화 사주고.
중고딩 시절..오빠가 나이키, 안전지대(아시는분..?^^;), 스톰 티셔츠 입고 시내 휘젓고 다닐 때
저는 사촌언니에게 물려받은 색바랜 맨투맨 티셔츠 입고 소풍가고.. 참나..


그리고 저 괜히 점수 낮춰서 대학 갔습니다.
고3 담임선생님이 서울대 가라는거 전액장학금 받으려고
점수 많이 낮춰서 대학 지원했거든요..
저희 집 엄청 가난한 줄 알고..
대학생활 내내 용돈 벌려고 알바 뛰며 전전긍긍..
생각 할수록 그시절 제가 안타깝네요. 그러지 말걸..
좀더 이기적으로 살 걸..


이젠 저도 부모님 번호 차단하고 마음의 정리를 하려 합니다.
어린시절부터 차별과 무관심 때문에
마음 한구석이 텅 빈듯 공허하고 외로웠는데
이젠 그 구멍 저 스스로 메꾸고 씩씩하게 살아야할 거 같습니다.
그동안 진심을 숨기고 상황상황 합리화만 하던
제 친정엄마의 속마음을 확실히 알았습니다.
저는 이쁜 아들의 재물을 야금야금 뺏어가는 채무자.
우리 아들 보다 잘 되거나 잘살면 안되고
우리 아들에게 갈 돈을 조금이라도 넘보면 안되는.
그냥 생겨서 어쩔 수 없이 낳은 아이.
실제로 친할머니가 얘기해주셨는데
엄마가 저를 지우려고 했었다네요.

여기에 마음 쏟아내고 이제 정말 훌훌 털고
잊으려고 합니다.
마음이 흔들릴때마다 제 글 다시 찾아보면서요.

제 신세한탄 참 길게도 했죠..
실은 더 쓰고 싶은거 줄이고 줄인거랍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까지 읽어주신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ㅠㅠ




추천수150
반대수1
베플ㅇㅇ|2020.02.05 08:02
확실히 끊으세요 노후도 오빠가 책임지겠죠 그리고 돌아가심 상속은 꼭 소송이라도해서 받으시고요
베플ㅇㅇ|2020.02.05 13:34
주는자식 따로있고 받는자식 따로있는거 맞아요. 절연하시려거든 받을건 받아내고 절연하세요.
베플ㅇㅇ|2020.02.06 11:41
저랑 비슷한데, 저보다 오빠가 더 잘 나가는게 다르네요. 더 잘 나가도 집안의 기둥이 잘 살아야 한다며 증여하더라고요. 오빠는 기존 아파트가 있는데 5억넘는 아파트 노대출로 사주고(2채 보유).. 저는 빌라 전세금 못 올려줘서 쫒겨나올때 쌩~ 이고요. 많이 싸웠는데 소용없었고요. 글쓴님, 까놓고 얘기하면 사랑도 못 받았는데 돈이라도 받아야지 않겠어요? 단돈 천만원이라도 받는게 이득이예요. 자존심이 밥먹여주나요. 뜯어가는거 없으면 그럭저럭 좋게 지내세요. 이번에 화는 내는게 맞고, 시간좀 지나고 화해하자 하면 화해하세요. 이제부터 돈 없다고 슬슬 죽는소리 시작하고요. 너무 자주 만나지 말고, 내 정보를 자세하게 알려주지 말고요. 적당한 때 봐서 뭐에 쓰느라 아파트 팔았다, 전세금 못 올려줘서 이사한다 하세요. 돈 없는 척을 해야돼요. 친척들도 다 알게.. 종손이라니 친척 많겠네요. 친척들 만날때 옷이 없네 하며 맨날 똑같은옷 늘어진거 입고 다니고요. 친척들한테 넌 도대체 왜 그러고 사냐 ..소리 듣고 딸은 없이사는데 아들만 챙기네 소리를 들으니 좀 도와줍디다. 부모님 절연해봐야 거봐라 딸이 원래 나쁜뇬이지.. 하며 차별을 정당화해요. 이득있는 쪽을 생각해 보세요.
찬반남자|2020.02.05 06:46 전체보기
선생님들이 서울대 가라고 했는데 장학금때문에 연고대도 아닌 대학에 갔다? 너무 일반적이지 않아서 현실강이 없네요. 서울대가면 장학금도 많고 과외알바도 고액으로받아서 스스로 등록금 마련하기는 어렵지 않을텐데? 그리고 연고대 가더라도 장학금 받았을 확률많았을텐데..혹시 몇년도쯤 무슨대학 무슨과인지요? 자작이 아니라면 학원교사 입장에서 너무 안타깝네요..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