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빼고 다 좋은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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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26 01:24
조회 26,565 |추천 34
헤어지자는 말을 그 사람이 먼저 하게끔 만들었네요 결국.
저는 지극히 평범하다면 평범하고
나름 학생때 해야할 공부 열심히 해서 밥벌이 잘 하고 있구
나 할 수 있는, 명문대-대기업 다니는 29살 직장인 여성입니
다. 그리고 그 사람은 직접 운영하는 건 아니고,
태권도 학원에서 월급을 받으며 사범으로
학생들을 가르칩니다. 선수생활을 했던 건 아닙니다.
체육학과 전공하고 졸업 후, 번듯한 직장없이
아르바이트 하며 지내다
4년 전에 자리잡은 직업이라고 합니다.
26살 꽃같은 나이에
조건 따지며 이리 저리 재며 사랑하는 것 몰랐던 나이에,
저 사람한테 참 설레인다-
자꾸 자꾸 연락하고 싶고, 얘기나누고 싶다-하는 마음 하나
로 31살 그 사람에게 먼저 좋아한다 말하고, 먼저
데이트 신청하고, 좋아서 어쩔 줄 모르는 티 펑펑 내다
그 사람도 저를 너무나 좋아해서 그렇게 고백받고
연애 시작했습니다.
꼬박 3년 연애했네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을까요
참 행복하고, 좋은 기억뿐인데
그 사람을 떠올리면 참 따뜻하고 애틋하고 사랑스러운데.
돈이라는 현실적인 장벽에 막혀 헤어졌습니다
나름 풋풋했던건지 순수했던건지
그 사람의 모습을 바라보면, 그래 경제적으로는 조금 힘들어
도 행복하게 그리고 지혜롭게 함께 살아갈 수 있을 거야-
싶었던 다짐, 그리고 사랑에 대한 확신때문에 벅차오르는
감정을 지니고 연애했습니다.
그런데 29살, 그 사람 34살. 돈이 맞춰지지 않으니
결혼이 그려지지 않고. 뭐랄까... 조바심도 나고
그 사람한테 되려 실망스럽고. 투정도 더 부리게 되고
그 사람이 상처받을 걸 알면서도 솔직하게
얘기도 해버렸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유복한 부잣집 딸래미라서
돈에 구애받지 않는 것도 아니고.
그래 돈은 내가 있으니 우린 괜찮다! 할 수도 없는
저였습니다.
그래서 결혼을 생각하니 별 수 없는 속물이 되더라구요.
때론, 내가 그렇게 큰 걸 바라는건가, 내가 왜 ...?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부모님과 친구들을 설득할 자신도 없었습니다.
적어도 나랑 비슷한 돈벌이와 금전적인 여유를 바랄뿐인데
이 조차도 속물처럼 느껴지는 연애가 되어버렸습니다 결국.
저는 이미 결혼자금을 7천 모았고
신용등급도 높고, 회사 대출도 가능해서 반반 결혼이
필요하다면 집 대출로 1억은 거뜬히 할 수도 있는 상황인데
그 사람은 5살 나이 차이에도 이제 겨우 2천 모았고
소득도 높지 않고, 불안정한 직장으로 분류되어 대출 벽도
높은 상황이었습니다..
또, 저는 부모님께서 언제든 도움을 주실 수 있는 벌이이시
고, 노후준비도 다 되어있는데
그 사람은 부모님께 전혀 손을 벌릴 수도 없고, 노후준비도
빠듯해보이셨습니다...
이런 상황에 서로 나이가 꽉 차고 주변 친구들 하나 둘
결혼하니, 저는 점점 우울해지고
그 사람은 점점 초라해지고. 힘들더라구요 연애가.
그 사람이 초라해지고 속상해하는데, 그걸 아니라고
감싸주지 못하는 여자라서 미안하고.
내가 이 사람처럼 나를 아껴주고 사랑해주는 사람을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이렇게 사랑스러운 사람을
내가 잊을 수 있을까. 시간이 해결해줄까
결국 그 사람이 저를 놔주었네요.
더 일찍 놔주어야 했는데, 본인 욕심탓에
붙들고 있어다고 미안하다며 이제 놔줄테니
더 좋은 남자 만나라며 헤어지자네요.
너는 충분히 그래도 된다며, 그 동안 곁에 있어줘서
고마웠다네요. 너무 너무 좋아해서, 이렇게
좋아하는 사람을 다시 또 만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놔줘야지 놔줘야지 백 번을 다짐했는데 놓지를 못했다고,
이제야 놔준다며 미안하다는 사람을 어떻게 잊을까요.
외모도 내가 먼저 반할 정도로 나의 이상형이었고
모든 걸 내게 맞춰주고 세상에서 나를 제일 위해주고
내가 아파하면 본인이 더 아파하고, 내가 기뻐하면
본인이 더 기뻐하고. 늘 자상하고 사랑스러운 사람인데.
저는 그 금전적인 능력 하나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그 이별을 다행스럽게 받아들이더라구요.
그러면서 혼자 슬프다고 꺼이꺼이 우는 제 자신이
참 야속해집니다..
- 베플남자화이트데이|2020.02.27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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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웃기다 아름답게 포장하려고 애쓰지마요. 결국 돈때문에 헤어졌고 난 그렇게 못버는 남자는 싫다는 건데 뭘 이렇게 아름답게 쓰려고 하셨을까요. 그냥 돈 많은 남자 만나세요. 그게 답인거죠.
- 베플ㅇㅇ|2020.02.26 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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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지니까 지금 잠깐 울지만, 안 헤어지면 평생 울거요. 남자 혼자라면 둘이 젊으니까 꾸려 나갈수도 있다 쳐요. 노후 준비 안된 부모는 답이 없음. 잘 내린 결정임.
- 베플남자ㅇㅇ|2020.02.26 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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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꼭 많아야 하는건 아니지만..너무 없으면 사랑도 도망갑니다. 무능력은 사람을 변하게 하고 사랑도 식게만듭니다